일본 여자복식 배드민턴의 도쿄올림픽 메달권 탈락을 보도하는 NHK 갈무리.

일본 여자복식 배드민턴의 도쿄올림픽 메달권 탈락을 보도하는 NHK 갈무리. ⓒ NHK

 
세계 최강의 실력을 자랑하며 올림픽 금메달을 기대했던 일본 배드민턴을 한국이 가로막았다. 

세계랭킹 5위에 올라있는 한국의 김소영-공희용은 29일 일본 도쿄 무사시노노모리 종합 스포츠플라자에서 열린 2020 도쿄올림픽 배드민턴 여자복식 8강전에서 세계랭킹 2위 일본의 마쓰모토 마유-나가하라 와카나를 2-1로 꺾고 준결승에 올랐다.

김소영-공희용은 열세일 것이라는 예상을 뒤엎고 1게임부터 상대를 거칠게 몰아붙여 21-14로 승리하며 기선을 제압했다. 

그러나 마쓰모토-나가하라도 강호답게 쉽게 물러서지 않았다. 김소영-공희용은 2게임이 되자 0-4로 밀리며 불안하게 출발했고, 반격에 나섰지만 셔틀콕이 번번이 네트에 걸리는 불운까지 겹치면서 결국 1게임과 정반대로 14-21로 내줬다. 

김소영-공희용은 마지막 3게임에서도 주도권을 내줬다. 하지만 19-20으로 상대의 매치포인트에 몰린 절박한 상황에서 20-20 동점을 만들어 기사회생했고, 이후 양 팀은 듀스를 거듭하며 접전을 벌였다.

살얼음판 같은 승부에서 27-26으로 매치포인트를 빼앗은 김소영-공희용은 상대의 실수를 유도하며 마지막 점수를 올리고 짜릿한 승리를 거뒀다. 

남자 세계 1위 모모타 겐토는 허광희에 완패 

일본은 전날에도 남자단식 세계랭킹 1위 모모타 겐토가 조별리그 경기에서 한 수 아래로 여겼던 세계랭킹 38위 한국의 허광희에 게임스코어 0-2로 완패하며 탈락했다. 

아직 무명에 가까운 허광희는 1게임에서 모모타의 기세에 눌려 5-10까지 뒤처졌다. 그러나 끈질긴 수비를 바탕으로 무려 10연속 득점을 올리며 15-10으로 역전에 성공했다. 당황한 모모타는 실수를 연발했고, 허광희는 이 틈을 놓치지 않고 21-15로 따냈다.

2게임은 좀 더 접전이었다. 허광희는 모모타의 공격이 살아나며 7-10으로 밀렸지만, 이번에도 수비로 모모타의 실수를 유도하며 12-11로 역전에 성공했다.

자신감을 얻은 허광희의 대각 스매시는 코트 구석을 예리하게 파고들었고, 모모타는 몸을 날리며 받아내느라 체력까지 빠르게 소모됐다. 공격까지 살아난 허광희는 20-19로 매치포인트를 잡았고, 모모타의 셔틀콕이 네트에 걸리면서 이변의 주인공이 됐다.

모모타의 금메달을 기정사실처럼 여겼던 일본 언론은 그의 패배 소식을 일제히 머리기사로 보도하며 '테니스 여제' 오사카 나오미의 탈락과 함께 이번 대회에서 일본 선수단의 가장 충격적인 패배라고 표현하면서 실망을 감추지 못했다.

'금맥' 기대했던 배드민턴이... 일본 열도 '충격'

배드민턴 변방이던 일본은 1992년 바르셀로나올림픽 남자 복식 금메달, 1996년 애틀랜타올림픽 혼합 복식 은메달을 따냈던 한국 배드민턴의 '전설' 박주봉을 감독으로 영입하는 승부수를 띄웠다.

박주봉 감독은 일본 배드민턴의 훈련 시스템을 대대적으로 개혁했고, 마침내 2016년 리우올림픽에서 여자복식 미사키 마츠토모-아야카 다카하시를 앞세워 일본 최초의 배드민턴 금메달을 따내는 성과를 거뒀다.

이 밖에도 여러 명의 세계 톱랭커를 키워내며 일본은 배드민턴 최강국으로 떠올랐고, 박주봉 감독은 이번 올림픽에서 일본 선수단의 모든 종목을 통틀어 유일한 한국인 사령탑으로서 위상을 증명했다. 

그러나 일본은 남자단식 모모타와 여자복식 마쓰모토-나가하라가 한국에 패했고, 또 다른 여자복식 강자인  후쿠시마 유키-히로타 사야카도 중국에 패하는 등 금메달 후보들이 잇달아 탈락하며 자국에서 열린 이번 올림픽에서 금메달을 휩쓸겠다는 목표가 물거품이 됐다.

일본 공영방송 NHK는 "합숙 훈련까지 하며 이번 올림픽을 준비했던 세계 최강 일본 배드민턴이 궁지에 몰렸다"며 "대부분의 선수가 첫 올림픽 출전인 데다가, 개최국이라는 점이 오히려 중압감으로 작용한 것 같다"고 패인을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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