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여곡절 끝에 일본에 입성한 야구 대표팀이 13년 전 베이징의 영광을 재현하기 위한 여정에 돌입한다.

김경문 감독이 이끄는 대한민국 야구 대표팀은 오늘(29일) 오후 7시 일본 요코하마 스타디움에서 2020 도쿄올림픽 야구 오프닝 라운드 B조 1차전을 치른다. 상대는 지난 2017년 WBC(월드베이스볼클래식)에서 대표팀에 충격패를 안겼던 이스라엘이다.

당시 네덜란드, 대만, 이스라엘과 함께 한 조에 속했던 대표팀은 첫 경기서 이스라엘을 상대로 1-2로 패배했다. 베일에 싸여있던 이들의 전력이 생각보다 만만치 않았고, 타선은 경기 내내 침묵으로 일관했다. 그리고 대표팀이 다음 라운드 진출조차 하지 못하게 했던 이스라엘을 오늘 다시 마주하게 된다.

여전히 경계 필요, 경기 초반 타선 활약 여부가 중요하다

이미 한 차례 이스라엘에 쓴맛을 봤던 대표팀은 이번 대회를 앞두고 전력분석원이 현지에 가서 이스라엘의 전력을 점검하는 등 이스라엘전 승리를 위해서 철저하게 준비를 해 왔다.

선수 구성만 놓고 본다면 31일 2차전에서 상대할 미국보다는 약하다는 평가를 받는다. 그러나 4년 전 대표팀을 당황하게 만들었던 팀이기도 하고, 이스라엘 역시 도쿄올림픽에서 확실한 결과물을 내겠다는 의지가 강하다.

전직 메이저리거와 유망주 선수들로 구성된 이스라엘은 대한민국전 선발로 존 모스콧을 예고했다. 2019년 은퇴 이후 신시내티 산하 루키팀, 트리플A팀 투수 코치로 활약했던 그는 야구교실을 운영하다가 이번에 이스라엘 대표팀에 합류하게 됐다.

모스콧뿐만 아니라 이스라엘 대표팀에는 현재 현역으로 뛰고 있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올림픽을 위해 다시 유니폼을 입은 선수가 몇몇 있다. 전력분석이 쉽지 않거나 생소하게 느껴지는 투수나 타자를 만날 수 있다는 이야기다.

그런 측면에서 대표팀은 경기 초반 타선이 점수를 뽑으면서 확실하게 분위기를 잡아야 할 필요가 있다. 기선제압에 성공하게 된다면 대표팀이 원하는 방향으로 경기가 전개될 수 있지만, 그렇지 못하면 2017년 맞대결과 같은 상황이 재현될 가능성이 높다.

여기에 대표팀은 국내에서 열린 세 차례의 평가전 중 프로 팀을 상대한 두 경기에서는 다소 고전하는 모습을 보였다. 특히 찬스 상황에서의 집중력 부재가 아쉬움으로 남았다. 이스라엘전 초반 흐름에 더 주목해야 하는 이유다.

원태인 선발 출격, 탄력적인 마운드 운영도 관전포인트

가장 중요한 첫 경기에서 선발 임무를 맡은 투수는 '아기사자' 원태인(삼성 라이온즈)이다. 김광현(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이나 류현진(토론토 블루제이스) 같은 특급 에이스가 없는 가운데서 '프로 3년차' 원태인이 에이스 노릇을 해야 하는 상황이다.

김경문 감독은 28일 오후 진행된 기자회견에서 "어리지만 한국 프로야구 최다승을 거두고 있는 투수다. 나이에 비해 마운드서 침착하게 잘 던지기 때문에 첫 경기가 부담스러운 경기임에도 자기 역할을 충분히 잘할 것으로 생각하고 선발로 낙점했다"고 이스라엘전 선발로 원태인을 낙점한 배경을 설명했다.

오승환(삼성 라이온즈), 조상우(키움 히어로즈), 고우석(LG 트윈스) 정도를 제외하면 대부분 선발로 나선 경험이 있는 투수들이다. 대회 진행 방식이 복잡하고, 단기간에 많은 경기를 치러야 한다는 점에서 3~4이닝 이상 끌어줄 수 있는 투수가 대거 발탁됐다.

현재로선 원태인에 이어 '잠수함 투수' 고영표(kt 위즈)가 미국전 선발 투수로 나설 것이 유력하다. 이밖에 김민우(한화 이글스) 등 나머지 투수들에 대한 활용 방안은 예선전 마운드 상황이나 선수 컨디션을 고려해 결정될 것으로 예상된다. 원태인과 고영표 이외에 적어도 2명의 선발이 받쳐줘야 한다.

다행인 것은 프로 팀과 평가전에서 답답했던 타선에 비해서 투수들의 컨디션이 나쁘지 않았다는 점이다. '신예' 김진욱(롯데 자이언츠)과 이의리(KIA 타이거즈)도 성공적으로 점검을 마치고 일본으로 향했다.

대표팀에 대한 전망이 그리 밝진 않다. 해외 매체들 역시 일본과 미국이 금메달을 다툴 것으로 내다보면서 대한민국을 노메달로 전망한 곳도 있었다. 김경문호는 우려를 불식시키면서 올림픽 2연패를 향해 첫 걸음을 내딛을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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