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방법: 재차의>에서 백소진 역을 맡은 배우 정지소.

영화 <방법: 재차의>에서 백소진 역을 맡은 배우 정지소. ⓒ CJ ENM

 
드라마 <방법>과 영화 <방법: 재차의>에서 가장 극적인 변화를 겪은 캐릭터를 꼽자면 단연 백소진(정지소)일 것이다. 무녀의 딸로 태어나 누군가에게 저주를 걸 수 있는 방법사로 살아온 그는 드라마에서 진실을 쫓는 기자 임진희(엄지원)를 만나며 일생일대의 선택을 한다.

드라마는 종영했고, 영화로 보다 확장된 이야기가 펼쳐지며 백소진은 이른바 정의 구현의 한 축으로 자리 잡았다. 악귀를 몸에 가두며 스스로를 희생했던 그가 영화에 다시 등장한다는 설정은 팬들 사이에선 분명 꽤 설레는 일일 것이다. 27일 온라인으로 만난 정지소는 "드라마를 하면서 생긴 갈증을 영화로 많이 풀었다"며 만족감을 드러냈다. 주술에 걸려 사람을 죽이는 시체들을 상대하며 드라마에서보다 더욱 활동적인 모습을 보이기 때문이다.

한풀이

"드라마에서 다 보여드리지 못한 아쉬움이 남아 이번에 더 많이 준비하고 대본도 더 많이 보면서 고민하는 시간이 있었다. 성숙한 모습으로 나오기에 체중도 5, 6kg 정도 감량했다. 마침 드라마 <이미테이션>에서 아이돌 가수 역이라 생각보다 더 잘 빠지더라(웃음). 역동적인 동작도 많아져서 액션 스쿨에 서너 번 가서 연습했다. 나머지 몸동작은 현장에서 안무가 선생님과 상의하며 만들어갔다."

영화 중반부부터 등장하는 백소진은 강한 카리스마를 내보인다. 이를 위해 액션 기본 동작은 물론이고 드라마에서 함께 호흡을 맞춘 조민수 배우의 굿판 장면을 많이 참고했다고 한다. 현장에서 백소진에 몰입하기 위해 여러 음악을 들은 사연을 전하는 대목에선 작품에 대한 그의 애정이 강하게 느껴졌다.
 
 영화 <방법: 재차의>의 한 장면.

영화 <방법: 재차의>의 한 장면. ⓒ CJ ENM

 
"평소 오컬트 장르를 좋아한다. 특히 <방법>은 일전에 없던 주제와 캐릭터들이 나오잖나. 한국형 좀비라고 많이들 말씀하시는데, 새로운 우리만의 오컬트 장르가 나온 것 같다. <방법: 재차의>를 위해서 (대본을 쓰신) 연상호 작가님의 연출작을 여러 번 봤다. <부산행>과 <반도>에 한동안 빠져있었다. 이번 작품에서 작가님이 원하는 분위기를 대략 알 수 있겠더라. 드라마의 시즌2가 나온다면 또 새로운 무언가가 등장할 것 같다. 

백소진이라는 캐릭터는 남다르다. 제가 연기를 그만두려 했던 시기가 있었는데 아시다시피 봉준호 감독님의 <기생충>에 참여하게 되며 용기를 얻었고, 연기에 대한 꿈을 다시 꾸게 해준 게 바로 백소진이다. 제게 색다른 모습으로 도전할 가능성을 열어준 캐릭터다."


초등학교 5학년 때까지 피겨스케이팅 유망주로 활약하던 정지소는 돌연 진로를 바꿔 연기자 활동을 시작했다. 2012년, 그러니까 초등학교 6학년 이후로 드라마 <기황후> <내 생애 봄날> 등에서 아역으로 활약했다. 그러다 고등학교에 진학하면서 스스로 느끼기에 위기가 왔고, 잠시의 공백 기간을 갖게 된다. 

소중한 존재들
 
  영화 <방법: 재차의>에서 백소진 역을 맡은 배우 정지소.

영화 <방법: 재차의>에서 백소진 역을 맡은 배우 정지소. ⓒ CJ ENM

 
"중1 때부터 쉬지 않고 작품을 했는데 고등학생이 되며 아역도 성인도 아닌 뭔가 애매함이 있었다. 오디션에서 매번 떨어졌고, 작품을 못 하게 되니 연기가 내 길이 아닌 것 같더라. 그래서 입시를 준비해서 대학에 진학했고 아르바이트도 시작했다. 솔직히 연기자로 방향을 바꾼 건 그냥 피겨스케이팅 보다 연기를 하고 싶었고, TV에 나오고 싶다는 단순한 이유였다. 근데 막상 연기를 하니 유치한 생각과 고민으로 할 수 있는 게 아니더라. 이젠 연기자로 사람들의 감정과 공감을 얻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는 걸 깨달았다.

특정 학원에서 연기를 배운 적은 없다. 운이 좋게도 바로 현장 경험을 하게 돼서 그곳에서 실수도 하고 많이 혼나기도 했고, 제 연기를 TV로 보며 반성하면서 공부했다. 대학교를 도중에 그만 두기도 했는데 거기에 대한 아쉬움이 전혀 없다면 거짓말이겠지만 아직까진 제가 선택한 걸 믿으면서 하고 있다. 이젠 현장에서 제가 이끌어 갈 순간도 있는데 좀 더 거기에 맞게 공부하면서 해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고민의 시기 손을 잡아준 봉준호 감독, 가족과 친구들이 지금의 정지소에겐 중요한 힘이 되는 존재들이었다. "봉준호 감독님에겐 종종 안부를 주고받는데 그 어떤 의미 있는 말보다도 감독님의 문자가 오는 사실만으로 힘이 된다"며 그는 "친구들은 제게 좀 더 행동을 조심해야 한다고 걱정하기도 하고 가족 또한 힘들 때마다 기대라며 연락을 준다. 소중한 이들을 위해서라도 성숙한 내가 돼야겠다"는 다짐을 밝혔다.

힘들 때마다 고민을 털어놓는 친동생, 그리고 친구들 사이에선 게임을 좋아하는 평범한 20대의 모습이라고 한다. 정지소는 "동생이 초등학교 5학년인데 어떨 때는 오빠인 것처럼 제 얘길 잘 들어주고 해결책도 제시한다"며 남다른 애정을 드러내기도 했다.

최근 드라마 <이미테이션>을 끝낸 정지소는 작품 활동에 박차를 가할 계획이다. "히어로물도 좋아하고 상상력도 풍부한 편이라 호기심을 자극하는 게 있으면 푹 빠져버린다"며 그는 "이제 저나 친구들도 스물 셋이고 하나 둘 사회로 진출하는 이들이 생기고 있는데 그런 현실을 공감해주는 캐릭터를 연기해보고 싶다"고 바람을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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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메가3같은 글을 쓰고 싶다. 될까? 결국 세상을 바꾸는 건 보통의 사람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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