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O는 지난 12일 오후 서울 도곡동 야구회관에서 긴급 이사회를 열고 13일부터 8월 9일까지 리그 잠정 중단을 결의했다. 이유는 두산과 NC 구단 선수 가운데 코로나19 확진자가 나왔기 때문이다. 프로야구가 시즌 중 전염병으로 중단된 건 40여 년 역사상 처음이다. 코로나가 폭증하던 때라 코로나 확진은 새삼스러울 게 아니었다. 그러나 문제는 다른 데 있었다.

방역수칙을 어기고 박석민, 이명기, 권희동, 박민우 등 4명의 NC 선수가 지난 5일 밤에 서울로 원정 온 숙소에서 여성 두 명과 술자리를 가진 사실이 알려지며 상황은 급변했다. 이 사실이 알려지자 올림픽 국가 대표인 박민우 선수는 하차했다. 또한, 술자리에 합석한 여성 두 명이 한화와 키움 선수와도 만난 것으로 알려져 논란은 더 커졌다.

이번 사건 제보를 받아 공론화한 박동희 엠스플뉴스 대표 기자는 이번 사건을 어떻게 보는지 궁금해 지난 19일 전화 연결해 이야기를 들어보았다. 다음은 박 기자와 나눈 일문일답을 정리한 것이다.

"선수들 거짓말, 구단·KBO 믿기 때문"
 
  박동희 엠스플뉴스 대표 기자

박동희 엠스플뉴스 대표 기자 ⓒ 박동희 제공

 
- NC 다이노스 선수들의 집단 코로나 감염으로 프로야구 역사상 처음으로 리그가 중단되었어요. 그리고 키움과 한화에서 추가로 호텔 방 사적 모임 및 방역수칙 위반이 적발되며 파문이 일파만파 커졌는데 이 문제 어떻게 보고 계세요?
"프로야구가 어려운 시기잖아요. 코로나 시국으로 관중이 들어오지 못하거나 제한된 관중만 들어오죠. 그리고 최근 3년 사이에 프로야구 관중 저하와 함께 시청률도 떨어지고 있거든요. 가뜩이나 어려운 상황 속에서 프로야구 선수들의 일탈 행위 그리고 거짓 진술이 밝혀지면서 프로야구팬들의 더 실망감은 커지고 있는 상황인데요. 지금이 제가 야구 기자로 생활한 이래 가장 위기가 아닐까 싶습니다."

- 그럼 위기의 이유는 뭐라고 보세요?
"보통 프로스포츠에는 4대 축이 있습니다. 리그, 구단, 선수 그리고 가장 중요한 팬이 있습니다. 이 네 개의 바퀴가 유기적으로 움직여야 프로스포츠가 성공리에 운영 발전될 수 있어요. 프로야구 같은 경우 2006년 월드 베이스볼 클래식 이후 제2의 중흥기가 될 수 있었던 이유는 바로 팬들의 열화같은 지지 때문이었었거든요. 근데 팬들의 지지가 떨어지는 게 저는 그 누구의 잘못도 아니고 리그와 구단, 선수들의 잘못이라고 봐요.

먼저 리그 같은 경우 그동안 프로야구가 굉장히 인기가 많다가 최근 4~5년 사이 터진 것들이 승부 조작 그리고 심판 금전거래 그리고 심판 자질 문제 그리고 경기력 저하 등 총체적 난국이 겹쳐져요. 그래서 일반 야구팬들이나 대중이 볼 때 프로야구가 과연 공정하고 정의로운 리그인가에 대한 의문이 계속 팽배했고요. 또 구단들 역시도 긴 안목에서 전체적인 리그의 안전과 발전을 바라봐야 되는데 오직 자기 구단 성적에만 관심을 뒀어요. 극명한 예가 1차 지명 선수들이 어떨 때 자기네 구단에 유리하면 전면 드래프트를 하고 자기네 구단에 불리하면 전면 드래프트 폐지하고 1차 지명 하자고 하고 순간순간 자기 올해 성적에 급급하다 보니까 멀리 내다보지 못했거든요.

특히 제가 가장 문제 삼고 싶은 것은 2006년 월드 베이스볼 클래식 이후 여성 야구팬들이 많이 증가했어요. 그래서 우리가 천만 관중을 기대할 수 있게 하는 최고의 동인으로 작용을 했었는데 프로야구가 다른 스포츠 리그에 비해서 월등하게 성폭력 사건이 많았어요. 그러다 보니 여성 팬들도 프로야구에 대해 점점 등 돌려서 위기가 가중되는 것이 아닌가라고 저는 생각하고 있습니다."

- 현재 문제는 코로나 확진 선수들 같아요. 물론 코로나 확진 될 수 있죠, 하지만 4명의 NC 선수가 지난 5일 밤 서울로 원정 온 숙소에서 여성 두 명과 술자리를 가졌고 이 중 박석민, 이명기, 권희동 등 세 명의 선수가 감염됐습니다. 선수단 숙소에 외부인이 들어오는 것 문제없나요?
"문제가 있어요. '코로나19 매뉴얼'은 바로 한국야구위원회 KBO가 정한 매뉴얼인데 매뉴얼에 보면 선수들은 철저히 외부인과의 접촉을 차단합니다. 특히 숙소 같은 경우는 외부인이 더 들어올 수 없도록 명시를 해 놨어요. 그리고 그걸 따르겠다고 한 게 구단인데 정작 그 구단의 선수들이 외부인을 불러 호텔 방에서 여럿이 모여 술 파티를 연 거잖아요. 이거는 정부의 방역 수칙 위반을 차치하고서라도 본인들 스스로 정한 코로나19 매뉴얼을 어겼다는 점에서는 도덕적, 윤리적 비난에서 벗어날 수가 없습니다."

- 6일 새벽 4시 21분까지 술판이 이어진 거잖아요. 6일 경기가 있는데 어떻게 술을 새벽까지 마실 수가 있을까요.
"물론 프로야구 선수들은 선수 이전에 한 명의 성인이죠. 각자의 판단 그리고 각자의 지성을 갖춘 인격체로 생각하기 때문에 새벽 4시까지 술을 마시든 점심시간에 술 마시든 크게 우리가 뭐라고 하긴 그렇겠죠. 하지만 중요한 건 뭐냐면 술을 마시더라도 최소한의 규칙을 정하고 자기들이 정한 그 규칙에 맞게 술을 마셔야 되는 거잖아요. 그런데 지금 보게 되면 KBO에서 하지 말라고 했던 외부인과 만나서 술을 마시고 또 결국엔 술을 마시다가 코로나19에 감염이 됐어요.

프로야구 선수들은 구단과 연봉 협상을 할 때 꼭 얘기하는 게 '다른 거 다 제쳐두고 결과로 얘기하십시오. 제 성적이 결과 아닙니까'라고 해요. 성적만큼의 돈을 올려 달라는 거예요. 그렇다면 술판을 벌인 선수에게 묻고 싶어요. 과정은 차치하더라도 결과가 어떠냐는 거죠. 결과는 코로나19에 감염되어 리그가 중단된 거잖아요. 그리고 많은 프로야구 선수들이 어린 야구 소년들 만나면 늘 하는 얘기가 '일찍 자고 일찍 일어나야지 좋은 야구 선수가 된다'라는 건데요. 제가 하고 싶은 말은 '너나 잘해'예요."

- 거짓말하는 것도 문제인 거 같아요. 이 문제뿐만 아니라 야구 선수들 보면 사건이 터졌을 때 일단 처음엔 부인하고 사실로 밝혀지면 인정하는 패턴을 반복하던데 왜 그럴까요?
"프로야구 선수들이 거짓말하는 건 두 가지 이유 때문이에요. 한 가지는 본인의 거짓말이 들통나지 않을 거라는 확신이 있고, 두 번째는 본인의 거짓말을 은폐·축소 시켜 줄 수 있는 구단이 있다고 믿기 때문이에요. 이번 사건도 프로야구 선수들이 허위·거짓 진술을 한 배경에는 저는 분명히 구단의 비호와 구단의 적극적인 동조 혹흔 지시가 있다고 봐요. 이번 사건에 연루된 선수 가운데 한 명은 저희한테도 '구단에 먼저 다 얘기를 했다. 그런데 지금 내가 다 뒤집어쓰게 생겼다'란 얘기를 했어요. 지금껏 프로야구를 보게 되면 늘 선수들이 숨기거나 구단이나 KBO가 항상 은폐와 축소를 적극적으로 도와주었거든요. 그래서 이번에도 선수들은 은폐하거나 숨기면 아무도 모를 거라 생각했을 거예요. 설령 누가 알면 구단과 KBO가 덮어 주겠지라는 안일한 생각을 했을 거예요."

- 눈 가리고 아웅 하는 것하고 똑같지 않나요?
"그렇죠. 눈 가리고 아웅이죠. 근데 한국 프로야구를 지배해 왔던 거대 이데올로기가 세 가지 있습니다. 뭐냐면 첫 번째는 엄중 경고고요. 두 번째는 눈 가리고 아웅이고요. 세 번째가 바로 꼬리 자르기입니다. 사안이 터져서 발각되면 KBO나 구단은 언제나 강력한 처벌을 외치면서 결국 엄중 경고라는 말뿐인 경고만 난발했어요. 그러고 나서 사건을 은폐 축소하고 결국 말씀하신 대로 눈 가리고 아웅 전략을 씁니다. 그러고 나서 여론이 들끓고 사회가 시끄럽게 되면 그때는 몇몇 희생양 만들어서 꼬리를 자른 다음에 KBO와 구단 수뇌부들은 건재해 왔거든요. 결국 분노한 팬들이 '이번엔 정말 프로야구 좀 바꿔 보자. KBO 구단 더 이상 팬 갖고 장난치지 마라' 이래서 더 큰 목소리를 내고 있는 게 아닌가 싶습니다."

- 그럼 이번 문제의 큰 원인은 KBO인가요?
"물론 선수들의 일탈 행위는 그 선수 자체가 일차적으로 비판받아 마땅합니다. 하지만 이런 일이 반복되는 중심에 저는 KBO가 있다고 생각하고요. KBO가 개혁되지 않는 이상 프로야구는 다시 암흑기로 돌아갈 겁니다. 저와 여러분들이 기억하는 프로야구 암흑기가 있을 거예요. 2000년대 초중반 프로야구 인기가 얼마나 없었으면요. 롯데 자이언츠 홈구장인 사직구장 외야에 사람이 없어서 자전거 타고 다녔어요. 그래서 저는 한국 프로야구인들에게 그 시절로 돌아가고 싶냐고 묻고 싶습니다."

"암흑기로 돌아가고 싶으면 하던 대로 해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프로야구가 시즌 중 중단된다. 사진은 잠실야구장 모습. KBO는 12일 서울 KBO 사옥에서 긴급 이사회를 열어 코로나19 방역 대책과 리그 운영 방안을 논의, 13∼18일 예정된 경기를 추후 편성하기로 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프로야구가 시즌 중 중단된다. 사진은 잠실야구장 모습. KBO는 12일 서울 KBO 사옥에서 긴급 이사회를 열어 코로나19 방역 대책과 리그 운영 방안을 논의, 13∼18일 예정된 경기를 추후 편성하기로 했다. ⓒ 연합뉴스

 
- 16일 KBO 상벌위원회는 NC 선수 4명에게 72경기 출장 정지, 제재금 천만 원을, NC 구단에 제재금 1억 원을 각각 부과했는데.
"애초 KBO는 징계할 마음이 없었을 거예요. 왜냐면 KBO가 일관되게 얘기하는 건 방역 당국의 조사 결과가 나오면 거기에 따라 징계하겠다고 했는데 NC 네 명의 선수에 대해서는 방역 당국의 조사 결과가 나오지 않았어요. 조사 결과가 나오지 않은 상태에서 KBO가 징계했다는 것은 방역 당국 타령이 그냥 면피였다는 거예요. 지금 NC 선수 4명의 징계기준 72경기 그리고 NC 구단은 제재금 1억 원을 내게 했는데요. 사상 초유로 프로야구 리그가 중단됐습니다. 우리는 가이드라인이 생겼어요. 리그를 중단시킨 사람은 72경기 출전정지 그 구단은 1억 원만 내면 돼요."

- 그럼 이 징계가 약하다고 보세요?
"저는 선수들의 징계에 대해서는 이의를 제기하고 싶진 않아요. 그 선수들이 물론 허위진술을 했습니다만 그 허위진술에 구단이 개입될 수 있다고 생각해요. 왜냐면 선수들도 모든 사실을 얘기했다고 하니까 구단은 모든 사실을 알고 있었을 거예요. 구단 역시도 방역 당국의 조사 결과가 나오면 뭔가를 얘기하겠다고 했거든요. NC는 다 알고 있었지만, 사람들이 모르길 바랐던 것이죠. 그래서 저는 선수들이 행했던 허위진술에 대한 72경기 출전정지에 대해서는 크게 이의를 제기하고 싶지 않죠. 하지만 NC 구단 제재금 1억 원 대해서는 반드시 잘못했다고 생각해요. 왜냐, 돈으로 해결하려는 거죠. NC라는 게임회사는 돈이 많이 있잖아요. 그들의 반성이 1억으로 되겠냐는 거예요."

- 김택진 NC 다이노스 구단주는 사과문을 발표했고 황순현 대표이사는 사퇴했는데.
"김택진 구단주가 사과문을 발표한 거는 굉장히 고무적인 일이에요. 그리고 굉장히 환영할 만한 일이에요. 왜냐면 지금껏 각 구단의 이런 사건 사고가 터질 때마다 구단 사장 아무리 높아 봐야 구단주 대행이 사과했죠. 그러나 김택진 NC 다이노스 구단주가 실질적인 오너잖아요. 오너가 이렇게 사과한 건은 제가 알기로 정말 극히 드문 사례예요. 그래서 어느 정도 진정성이 느껴졌고 황순연 대표이사 사퇴한 것도 진정성이 느껴집니다.

하지만 여기서 빠진 게 있어요. 뭐냐면 도대체 구단이 무엇을 잘못했다는 것인지 그에 대한 구체적 기술이 없어요. 많은 사람이 의심하고 있고 차후 사법당국이 조사하게 될 선수들과의 공모 은폐 내지 축소에 대한 얘기가 전혀 나와 있지 않아요. 도대체 뭘 책임지겠다는 건지 나와 있지 않거든요. 그 점에서는 아쉬워요."

- 이 문제로 한현희 선수와 박민우 선우가 국가대표를 사퇴했어요. 올림픽 일주일 전이라 올림픽 야구 대표팀 성적에도 영향을 줄 것 같은데.
"올림픽에 영향을 어느 정도 주겠죠. 왜냐하면 보통 올림픽같이 큰 대회는 시간을 두고 선수단 운영과 그리고 어떻게 경기를 풀어나가야 될지 계산을 하고 들어가야 되는데 지금 벌써 두 명의 선수가 중도에 하차했잖아요. 그리고 두 명의 선수가 새롭게 합류하게 되고 하면서 전체적인 올림픽 야구 대표팀 경기 운영 내용이 큰 변화가 있을 거로 생각하고 있거든요. 따라서 긍정적인 영향을 주길 바라겠습니다만 지금 당장만 놓고 본다면 대표팀에 큰 부담을 주는 일인 건 확실합니다."

- 코로나 파문이 향후 프로야구엔 어떤 영향을 줄까요?
"비관론자에게 천국은 어제고 낙관론자에게 천국은 내일이에요. 저는 낙관론자이기 때문에 이번 일이 좀 더 프로야구가 발전할 수 있는 부흥의 계기가 되고 프로야구 선수들도 왜 본인이 그라운드에 서야 되고 그 그라운드의 주인이 누구인지 잘 깨달을 수 있는 계기가 될 거라고 봐요. 하지만 냉정하게 살펴본다면 아마 떠나간 팬들의 마음이 다시 돌아오는 데 시간이 걸릴 거예요.

1996년부터 2005년까지 흔히 잃어버린 10년이라 그래요. 선수들이 더 노력하지 않으면 프로야구는 암흑이었던 잃어버린 10년으로 돌아갈 수 있어요. 다시 마지막으로 말씀드리고 싶은 거는 사직구장을 가득 채운 팬 대신 사직구장 외야에서 자전거를 타고 다니는 걸 다시 보고 싶으면 선수들은 지금처럼 하고 싶은 대로 하면 돼요. 그게 아니라 팬들의 열렬한 성원과 함성을 보고 싶다면 지금과 반대로 프로 선수답게 행동하면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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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붙이는 글 WBC 복지TV 전북방송에도 중복게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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