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의 앞에 붙는 말은 '한국을 넘어 아시아 최강의 선수'다. 인천과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에서 2연패를 했고, 올림픽도 리우 올림픽에 이어 도쿄까지 두 번을 연이어 나선다. 도쿄 올림픽의 유일한 카누 선수로 나서는 그의 이름은 조광희.

강한 팔힘을 바탕으로 도쿄 앞바다를 활주하는 카누 스프린트 종목에 출전하는 조광희 선수. 한국 첫 결선, 나아가 더 나은 성과를 노리는 조광희는 오는 4일부터 첫 경기를 갖는다. 

올림픽에 두 번째 출전하는 조광희 선수에게 도쿄 올림픽은 어떤 의미일까. 올림픽에 나서기까지 힘든 여정을 딛고, 올림픽에서 보여주고 싶은 점은 어떤 것이 있을까. 도쿄 올림픽의 대단원 한 페이지를 장식할 조광희 선수를 올림픽 전에 미리 만나 각오를 들었다.

"두 번째 올림픽... 가까워서 맘이 편하네요"
 
가장 높은 곳에 선 조광희 2018년 9월 1일(현지시간) 인도네시아 팔렘방 자카바링 스포츠 시티 조정·카누 경기장에서 열린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카약 남자 1인승 200미터 시상식에서 금메달을 획득한 조광희가 메달리스트 들과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왼쪽부터 은메달을 단 카자흐스탄의 세르기 토카르니츠키, 금메달 조광희, 동메달 싱가포르의 메르빈 토.

▲ 가장 높은 곳에 선 조광희 2018년 9월 1일(현지시간) 인도네시아 팔렘방 자카바링 스포츠 시티 조정·카누 경기장에서 열린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카약 남자 1인승 200미터 시상식에서 금메달을 획득한 조광희가 메달리스트 들과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왼쪽부터 은메달을 단 카자흐스탄의 세르기 토카르니츠키, 금메달 조광희, 동메달 싱가포르의 메르빈 토. ⓒ 연합뉴스

 
2016 리우 올림픽에 이어 두 번째로 올림픽을 찾는 조광희 선수다. 그는 "리우 올림픽 때는 시차 적응이 너무나도 어려웠다"면서, "이번에는 한국과 시간 차이가 없는 도쿄에서 올림픽을 하니 컨디션 부분에서는 더욱 좋을 것 같다"고 말문을 뗐다.

하지만 도쿄에서 시합이나 경기를 뛰어본 경험은 없단다. 조광희 선수는 "한 번 놀러 가 본 기억밖에 없다. 아무래도 일본은 카누 종목 전지훈련을 갈 기회도, 대회를 가질 기회도 많지 않다"면서도, "대회로 가는 일본은 새로울 것 같은데, 경기장 상태가 좋지만은 않다고 들어서 여러모로 조심하려 한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다른 점도 있다. 리우 올림픽 때와는 달리 혼자 카누 종목의 모든 것을 안고 출전해야 한다는 것. 조광희 선수는 "리우 때는 같이 출전하는 선수가 있어서 마음이 편했는데, 이번에는 감독님과 저만 올림픽에 향하다 보니 외로운 면이 크다"면서 "다른 선수들과 함께 나가면 좋겠는데, 혼자 나가게 되니 좋아하는 티를 내기도 어렵고, 내가 종목을 대표한다는 중압감도 있다"고 어려움을 말했다.

카누 선수에게 생명과도 같은 배는 어떻게 할까. 조광희 선수는 리우 올림픽 당시 배 때문에 애를 먹었다고 말문을 열었다. 그는 "예선전을 뛰는데 내 몸에 맞춘 보조 장치가 부서져서 고생을 했다"면서, "그래서 원래는 타던 배를 일본에 가져가기로 했는데, 배송 기간 동안 한국에서 연습이 힘들어서 고민을 했다"고 말했다.

그래서 이번에도 일본에서 몸에 맞는 카누를 빌린다는 것이 조광희 선수의 설명. 그는 "아쉬운 부분이 있겠지만, 연맹에서 평소 타던 카누와 비슷한 좋은 배를 구해주셨으리라고 믿고 경기에 임하려 한다"며 여유로운 듯 답했다.

쉽지 않았던 올림픽 출전... 라이벌 꺾고 지킨 자존심

조광희 선수의 올림픽 출전도 스토리가 있다. 당초 2020년 열릴 예정이었던 올림픽 예선전에 출전하기 위해 태국 파타야에서 전지훈련을 했던 조광희 선수였다. 하지만 갑작스레 코로나19가 터지면서 대회가 취소되었고, 빈손으로 한국으로 돌아와야만 했다. 그는 "준비했던 것을 보여주지 못했다"며 아쉬워했다.

다행히도 지난 5월 같은 장소에서 올림픽 예선전이 열렸다. 예선전에서 걸린 티켓은 단 한 장. 하지만 코로나19 탓에 자가격리를 해야 한다는 변수가 생겨났다. 조광희 선수는 "태국에 나가서 한 주를 자가격리하고, 이틀에서 사흘 정도밖에 연습을 못했다. 한국에 돌아와서도 2주를 자가격리를 해야 했다"고 회상했다.

태국에서의 자가격리 기간 그를 괴롭힌 것은 심리적 부담감이었다. 2018년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당시 1위 자리를 놓고 다투었던 카자흐스탄의 세르게이 토카르니츠키가 그의 라이벌이었는데, 그는 미리 자가격리를 마치고 조광희 선수보다 더욱 길게 현지에서 훈련을 이어갔다고 그는 전했다.

다행히도 한국에서의 맹연습이 현지에서 통했다. 세르게이 토카르니츠키를 누르고 올림픽에 진출할 수 있게 된 것. 조광희 선수는 그때를 이렇게 회상했다.

"그래도 예선 경기를 뛰니까 몸이 확실히 올라오는 기분이 들었습니다. 1등을 기록했거든요. 그렇게 결승에 나서니까 '아무 생각 없이, 스타트만 잘 치고 나가자'고 되뇌게 되더라고요. 다행히도 그게 통해서인지, 스타트를 정말 잘 찍은 덕분에 1등을 가져가게 되었어요.

사실 리우 올림픽 끝나고 나서는 제가 이렇게 다시 올림픽에 나갈 수 있을지 몰랐어요. 인천 아시안게임에서, 그리고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에서 2연패를 한 덕분에 지금까지의 자신감이 붙은 것 같아요. 특히 3년 전 아시안게임에서 금메달을 땄을 때 '도쿄에도 갈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답니다."


"아시아 최강? 더 잘해야겠다는 욕심 생겨"
 
 2016년 당시 월드컵에 출전했던 조광희 선수의 모습.

2016년 당시 월드컵에 출전했던 조광희 선수의 모습. ⓒ 대한카누연맹 제공

 
조광희 선수가 출전하는 카누 스프린트 종목은 '물 위의 단거리 육상'을 보는 듯한 종목이다. 물 위의 레인을 따라 달리는 선수들이 레이스를 펼치는데, 양손으로 밥주걱을 닮은 노를 저어 앞으로 달린다. 조광희 선수는 "물 위에서 조마조마한 레이스를 볼 수 있다는 것이 카누의 재미"라고 말했다.

조광희 선수에게 조심스레 관전 포인트를 물었다. 그가 말한 관전 포인트는 '선수들의 모습'이었다. 조광희 선수는 "선수들이 근육을 과시하면서 물 위를 가르는 모습이 중계로 보면 정말 멋있다"면서 "물 위에서 펼치는 멋진 레이스를 보면서, 누가 잘 할지 살펴보는 것이 정말 재밌을 것 같다"고 말했다.

특히 이번 도쿄 올림픽 때에는 아침 시간대, 오후 시간대 등에 경기가 펼쳐진다. 조광희 선수는 "내가 출전하는 경기가 중계가 되었으면 하는 바람"이라면서, "중계를 통해 많은 분들이 카누의 매력을 알아주셨으면 좋겠다"며 웃었다.

'아시아 최강', '국내 일인자'와 같은 주변에서의 칭찬은 그에게 어떤 기분일까. 조광희 선수는 "기분은 좋은데 표현을 하기가 쉽지 않다"며 쑥스러운 듯 말했다. 조광희는 "아직 세계무대에서 잘 할 수 있다는 욕심이 크다. 그래서 그런 칭찬을 들으면 처음에는 쑥스럽고, 그 뒤로는 '더 잘해야 되겠다'는 욕심이 드는 것 같다"며 웃었다. 

고등학교 3학년 때부터, 벌써 10년째 지니고 있는 태극마크에 대한 무게감은 어떨까. 조광희 선수는 '태극마크가 우리 집 같고 가장 편한 것 같다'면서, "내 20대를 모두 바친 태극마크이니만큼, 이제는 내 인생의 일부라고 이야기해도 될 것 같다"고 말했다. 

더욱이 올림픽일 때에는 태극마크의 무게가 더욱 커진다는 것이 그의 말이다. 조광희는 "많은 분들이 경기에 관심을 가지시니만큼 원하는 성적이나 실력이 나오지 않는다면 나에게 더욱 실망할 것 같다"면서, "그렇지 않기 위해 더욱 연습하고, 훈련을 이어가고 있다"고 말했다.

"내 강점은 강한 힘... 첫 A 파이널 나가서 종목 알릴래요"
 
 2020 도쿄 올림픽에 출전하는 카누 국가대표 조광희 선수의 모습.

2020 도쿄 올림픽에 출전하는 카누 국가대표 조광희 선수의 모습. ⓒ 대한카누연맹 제공

 
조광희 선수가 스스로 꼽은 자신의 강점은 '스트로크'의 힘이 강하다는 것이다. 한 번 노를 저을 때마다 다른 외국 선수들에 비해 더욱 멀리, 그리고 빨리 나간다는 것이다. 해외 선수들이 두 번을 저어야 하는 속도와 거리를 그는 한 번 반 정도면 닿는다고 조광희 선수는 전했다. 

"경기 초반보다 후반에 더욱 잘 하는 면도 강점이에요. 타이트한 경기에서 역전하는 맛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물론, 초반에 강하게 나가는 점도 연습해서 더욱 나아질 수 있도록 하고 싶어요. 노를 더욱 빠르게 젓는 훈련을 해서 이 장점을 더욱 좋게 만들고 싶어요. 아직은 해외 선수들에 비해 80~90% 정도의 힘이 나오는데, 이 힘을 100%에 가깝게 만들고 싶습니다."

조광희 선수의 선전을 위해 도움을 주는 사람들도 많다. 조광희 선수는 "나 때문에 집도 못 가고 같이 해주시는 윤영훈 감독님, 김준 의무 트레이너님 덕분에 올림픽을 잘 준비하고 있다"면서, "그분들께 정말로 감사하고, 도움을 많이 받은 만큼 실수 없이, 하던 만큼 열심히 해서 좋은 결과 내고 싶다"고 각오를 전달했다.

강점을 강화시키고, 약점을 더욱 손보는 조광희의 목표는 그가 나가는 스프린트 200m 종목에서 'A 파이널'까지 진출하는 것이다. 카누는 결승이 'A 파이널'과 'B 파이널'로 나누어져 있다. 메달 레이스가 가능한 곳은 'A 파이널'. 올림픽 A 파이널에 진출한다는 것은 세계 10위권 안에 드는 선수가 된다는 뜻이다.
 
조광희 선수의 다음 목표는 파리 올림픽 진출이다. 보통 카누의 전성기는 30대 이후로 본다. 조광희 선수 역시 "카누는 젊은 선수보다는 점점 나이가 들면서 노련미가 쌓인 선수가 잘 하는 스포츠"라면서, "리우에서, 그리고 이번 도쿄에서 경기를 뛰는 것이 실력으로 변하지 않을까 싶다"며 웃었다.

그리고 또 다른 목표를 전하며 조광희 선수는 인터뷰를 마쳤다.

"사실 카누를 한다고 이야기하면 물 위에서 경기하는 다른 종목과 헷갈려 하시거나 똑같은 이름을 가진 커피를 떠올리는 분들이 많아요. 제가 하는 종목이 이번 올림픽을 통해 알려졌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이번 올림픽을 통해 카누의 매력을 알아주셨으면 좋겠어요.

사실 올림픽은 가장 큰 무대니까, 출전만으로도 굉장히 명예로운 무대잖아요. 특히 다음 올림픽부터는 200m 종목이 사라져서 파리 올림픽에 나가기 위해서는 새로운 도전을 해야 하고요. 그래서 이번 올림픽에서 후회 없는 경기를 해서, 잘 할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꼭 이번 올림픽에서 카누를 많이 알리도록 하겠습니다!"


※ 카누란? - 길고 폭이 좁은 보트를 타고 외날의 노를 저어 누가 먼저 빨리 목적지에 도달하는지 다투는 경기이다. 슬라럼의 경우 인공 급류를 타고 경기를 펼치고, 조광희 선수가 나서는 스프린트는 잔잔한 물 위에서 속도전을 펼친다. 조광희 선수가 나서는 카누 스프린트 종목은 4일 오전 9시 30분 첫 경기를 펼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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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중교통 기사를 쓰는 '자칭 교통 칼럼니스트', 그러면서 컬링 같은 종목의 스포츠 기사도 쓰고, 내가 쓰고 싶은 이야기도 쓰는 사람. 그리고 '라디오 고정 게스트'로 나서고 싶은 시민기자. - 부동산 개발을 위해 글 쓰는 사람 아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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