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탄소년단 'Butter', 6주 연속 빌보드 핫100 1위 방탄소년단의 싱글 CD < Butter >의 콘셉트 포토. 빌보드가 발표한 최신 차트(7월 10일 자)에 따르면, < Butter >는 6주 연속 메인 싱글 차트 ‘핫100’ 1위를 차지하고 있다.

▲ 방탄소년단 'Butter', 6주 연속 빌보드 핫100 1위 방탄소년단의 싱글 CD < Butter >의 콘셉트 포토. 빌보드가 발표한 최신 차트(7월 10일 자)에 따르면, < Butter >는 6주 연속 메인 싱글 차트 ‘핫100’ 1위를 차지하고 있다. ⓒ 빅히트 뮤직

   
BTS가 BTS를 밀어냈다. 방탄소년단의 새 싱글 '퍼미션 투 댄스'가 '버터'에 이어 빌보드 메인 싱글 차트 '핫100' 1위를 차지하는 진기록을 달성했다. 소식이 전해진 20일 오전 BTS의 지민은 팬 커뮤니티 위버스에 "아니 그니까 이게 원래 말이 되는 건가요?"라며 직접 큰절을 올리는 사진을 게재하기도 했다.

BTS가 7주 연속 1위를 차지한 '버터'에 이은 '퍼미션 투 댄스'로 작성한 대기록은 눈부실 정도다. BTS는 '퍼미션 투 댄스'의 1위 데뷔를 통해 빌보드 싱글 차트에서 자신의 곡으로 '1위 밀어내기'에 성공한 14번째 아티스트가 됐다.

외신들은 1964년 비틀즈 이후 14번째고, 이후 보이즈 투 맨, 테일러 스위프트, 더 위켄드, 저스틴 비버가 그 명맥을 이어갔다고 전했다. 최근엔 2018년 7월 드레이크 이후 BTS가 처음이고, 그룹 가운데선 2009년 블랙아이드 피스(4인조)가 최근이었다.

또 '다이너마이트' 이후 지난 열 달 사이 '핫100' 1위는 5곡이었고, 리믹스로 참여한 '새비지 러브'를 제외한 4곡이 1위 데뷔(핫샷 데뷔)였다. 1위 데뷔곡을 4곡 이상 보유한 아티스트는 빌보드 사상 BTS가 네 번째라고 한다. 일찍이 외신으로부터 '21세기의 비틀즈'라는 평가를 얻은 BTS의 진가가 60년 넘는 역사를 자랑하는 빌보드 차트를 통해 입증되고 있는 셈이다.

'퍼미션 투 댄스'를 향한 전 세계인의 관심은 비단 빌보드에 국한되지 않는다. 유튜브는 최근 '숏폼' 동영상 서비스 '유튜브 쇼츠'에서 최초로 '퍼미션 투 댄스' 챌린지를 시작한다고 밝혔다. 오는 23일부터 유튜브 사용자들이 '퍼미션 투 댄스'를 배경으로 15초 분량의 짧은 영상을 응모하는 방식이다.

'퍼미션 투 댄스'가 코로나19로 지친 전 세계인들을 향한 희망가라는 점에서 시의적절하다는 기획이란 평가가 나온다. 더욱이 테워드로스 세계보건기구(WHO) 사무총장은 최근 소셜미디어에 BTS가 '퍼미션 투 댄스' 뮤직비디오에 국제수화를 댄스 동작에 활용한 것을 두고 "청각 장애로 음악을 즐기는 데 어려움을 겪는, 세계 15억 명(의 청각장애인들)에게 큰 도움이 될 것"이라는 글을 게재하기도 했다.

그간 BTS가 뮤직비디오에 간간이 한국 수화를 활용했던 것을 넘어 전 세계 청각장애인들을 배려한 '선한 영향력'이 재조명되기도 했다. 여기에 미국 버터 협회의 홍보 담당자가 '버터'의 인기를 두고 "역사상 가장 인기 있는 K팝 그룹의 노래는 미국 버터 판매에 도움이 되는 일"이라며 "방탄소년단이 사실상 (버터의) 커뮤니케이터 역할을 하고 있다"고 언급한 것은 일종의 덤이었다.

분석하는 외신들
 
방탄소년단 'Butter', 6주 연속 빌보드 핫100 1위 방탄소년단의 싱글 CD < Butter >의 콘셉트 포토. 빌보드가 발표한 최신 차트(7월 10일 자)에 따르면, < Butter >는 6주 연속 메인 싱글 차트 ‘핫100’ 1위를 차지하고 있다. 사진은 RM.

▲ 방탄소년단 'Butter', 6주 연속 빌보드 핫100 1위 방탄소년단의 싱글 CD < Butter >의 콘셉트 포토. 빌보드가 발표한 최신 차트(7월 10일 자)에 따르면, < Butter >는 6주 연속 메인 싱글 차트 ‘핫100’ 1위를 차지하고 있다. 사진은 RM. ⓒ 빅히트 뮤직

 
"소위 'BTS 현상'이 가지고 있는 중요한 영향력 중에 하나는 케이팝 전체를 지금 격상시키고 있다는 거예요. BTS가 정상에 점령할 수 있다는 걸 보여줬기 때문에 산업에 있는 사람들 특히 미국에 있는 산업 주체들은 이 지점을 굉장히 주목하고 있어요." (20일 김영대 대중문화평론가, YTN 보도 중)

명약관화하다. 이익단체와 로비스트의 나라인 미국의 '버터 협회'까지 숟가락을 얻는 것을 보면 K팝이 대세는 대세다. 어디 미국과 유럽 같은 서구권뿐인가. BTS는 최근 일본 오리콘 차트 주간앨범 차트에서도 1위를 차지했다. 명실상부 '월드 와이드'란 수식 그대로다.

"K팝은 어떻게 세상을 정복했나."

지난 17일(현지시간) 미 <워싱턴포스트(WP)>는 홈페이지 대문을 장식한 기획기사를 통해 그러한 BTS와 K팝 대세론의 알리바이를 입증하고 있었다. <워싱턴포스트>는 K팝의 성공 요소로 '후크송'을 위시한 뇌리에 박히는 노래와 안무, 유튜브 시대와 시의적절하게 만난 뮤직비디오, 디지털과 소셜미디어 상 전 세계 팬들(아미)의 활발한 활동 등을 꼽았다. 소녀시대, 원더걸스, 슈퍼주니어 등 2세대 아이돌의 활약부터 최근의 BTS, 블랙핑크 신드롬까지 폭넓게 언급한 것은 물론이고. 

이쯤 되면 미국 팝 역사에서 1960년대 중반 이후 비틀즈가 주도한 '브리티시 인베이전', 마이클 잭슨이 주도하며 20세기 팝 역사를 바꾼 MTV 열풍에 이어, BTS가 이끄는 21세기 K팝 시대가 도래했다는 외신의 평가가 결코 호들갑이 아닌 셈이 됐다. 도리어 나라 밖 외신들이, 전 세계 팬들이 국내 팬들과 함께 수년 째 BTS와 K팝의 성공을 견인하고 있다고 할까.

"(BTS의 10개월 만에 5곡 1위는) 그게 마지막에 그 같은 기록을 세운 게 마이클 잭슨이었는데 마이클 잭슨은 9개월인가에 5곡을 1위를 만들었다고 합니다. 그래서 그것도 사실은 역사상 두 번째 있는 기록인데, 이것 자체가 지금 미국에서 주류 산업 안에서 당당히 그 중심으로 올라선 그런 모습을 보여주고 있는 것이 아닌가. 상징적으로 나타내고 있다고 봐야겠죠." (20일 김영대 대중문화평론가, MBC <뉴스외전> 중)

해당 방송에서 앵커는 계속 "마이클 잭슨 급으로 올라선 것이냐"라거나 "비틀즈급이냐"는 질문을 쏟아냈다. 김 평론가는 애써 특정 아티스트와의 비교를 비켜가면서도 "BTS가 지금 시대(2020년대)에 가장 독보적인 가수"라는 표현과 함께 이런 평가를 내렸다. 흔히 BTS의 성과를 <기생충>의 아카데미 작품상 수상에 빗대는 것과 유사한 평가였다.

"대중문화에서 가장 주도권을 가지고 있는 미국에서 1등을 한다, 당연히 전 세계에서 정상급의 인기를 구가하고 있다, 이렇게 말해도 틀리지 않습니다."

음악계 전문지와 평단의 빈곤
 
방탄소년단 'Butter', 6주 연속 빌보드 핫100 1위 방탄소년단의 싱글 CD < Butter >의 콘셉트 포토. 빌보드가 발표한 최신 차트(7월 10일 자)에 따르면, < Butter >는 6주 연속 메인 싱글 차트 ‘핫100’ 1위를 차지하고 있다.

▲ 방탄소년단 'Butter', 6주 연속 빌보드 핫100 1위 방탄소년단의 싱글 CD < Butter >의 콘셉트 포토. 빌보드가 발표한 최신 차트(7월 10일 자)에 따르면, < Butter >는 6주 연속 메인 싱글 차트 ‘핫100’ 1위를 차지하고 있다. ⓒ 빅히트 뮤직

 
과거 빌보드 차트 속 아티스트의 신곡을 <가요톱10> 마냥 소비하던 세대는 체감도가 더 할지 모를 일이다. '버터'의 7주 연속 1위에 이은 '퍼미션 투 댄스'의 '1위 밀어내기'가, 그 진기록이 가리키는 BTS의 위상이 어느 정도인지 말이다.

같은 맥락에서, 그 K팝의 위상이 국내 언론을 통해서는 효과적으로 전달되지 않는다는 지적이 일각에서 제기되는 것도 수긍이 간다. 언제부턴가 BTS와 관련한 기사는 엄청난 성과를 전하는 건조한 뉴스가 전부일 뿐, 금번 <워싱턴포스트>의 기획기사처럼 공들인 분석은 찾아 볼 수 없는 것도 사실이니까.

영화계와 비교해 보자. 아카데미 작품상과 칸 국제영화제 그랑프리 수상으로 전 세계에서 가장 유명한 감독의 반열에 오른 <기생충>의 봉준호 감독이 <플란다스의 개>로 장편 데뷔한 것이 2000년이었다. 그 전 1990년대 후반 '코리아 뉴웨이브'란 작가주의 영화를 만든 몇몇 감독들이 해외 평론가들로부터 주목받기 전까지 한국영화는 대중문화로서의 제대로 된 역할을 수행하지 못했다.

한국 관객들은 할리우드 블록버스터 영화에, 홍콩 느와르나 무협 영화에 열광했다. 한국영화는 1990년대 초반까지만 해도 일종의 멸칭인 '방화'라 불릴 정도였다. 한국영화가 고질적인 질적 저하를 딛고 관객들의 관심을 받기 시작한 것은 검열이 철폐되고 이른바 '기획영화'가 탄생한 1990년 중반 이후였다. 봉준호 감독과 같은 세대가 출현한 1990년대 후반과 2000년대 중반까지 한국영화는 현재의 산업적 토대를 다져 나갔다고 볼 수 있다.

그에 비해 음반시장이 훨씬 탄탄했던 음악계는 1990년대부터 발라드와 댄스 음악이 산업의 주축을 담당하고 다채로운 장르가 폭발하다시피 경쟁했다. H.O.T, S.E.S 등 1세대 아이돌도 그런 배경에서 탄생할 수 있었고, 지금은 아미로 확장된 팬덤 문화 또한 1990년대 이미 태동했다. 그로부터 20년이 흐른 2010년대 BTS가 탄생한 것이고.

이러한 산업적 토대를 뒷받침한 것이 바로 언론과 평단이라 할 수 있다. 빌보드 차트를 소비하던 세대는 영화와 음악 장르에서 모두 소위 '엔터테인먼트' 지면과 좀 더 진지한 전문지를 함께 소비하고 선택할 수 있었다.

그러던 분위기가 2000년대 이후 온라인이 업계를, 언론과 평단을 지배하면서 평단이나 전문지의 영향력이 현저히 줄어들 수밖에 없었다. 산업을 떠받치는 팬덤은 영원한 반면 산업과 건강한 긴장 관계를 유지해야 할 전문지와 평단의 영역 자체가 실종됐다고 할까.
 
다시 빌보드 차트와 K팝으로 돌아와 보자. BTS의 8주 연속 빌보드 차트 1위는 비단 미국 팝 시장에서만의 인기를 가리키는 것일 수 없다. <기생충>의 아카데미 수상이 미국을 넘어 전 세계 대중문화에서 한국계와 아시아계에 대한 인식 재고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외신의 분석과 마찬가지로, 빌보드 차트를 점령한 BTS의 대기록은 20세기엔, 아니 2000년대까지도 상상할 수 없었던 대중문화의 혁명이라 할 수 있다.

우리는 그걸, 빌보드 차트 및 해외 음악계의 반향과 흐름을 진지하게 분석할 만한 평단 자체가 없을 뿐이다. 음악계에서는 영화계와 달리 살아남은 평론가들이, 전문지나 전문기자들이 전무하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스포츠와 비교해도 다르지 않다. 매일 매일 쏟아지는 손흥민 선수 관련 기사와 비교해도 BTS 관련 기사의 수준은 현저히 떨어진다. 여러 국내 매체가 역으로 외신 보도 및 권위를 인용해 BTS의 성과를 '인증'하는 것도 그래서이다.

그럼에도, BTS는 태생부터 지금까지 국내 언론의 별다른 협조(?) 없이도 전 세계가 주목하는 K팝의 새역사를 써내려가는 중이다. 그래서 더 대단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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