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 규정이 적용되긴 했지만, 류현진(토론토 블루제이스)은 자신의 경기를 스스로 끝냈다. 류현진은 7월 19일(이하 한국 시각) 미국 뉴욕 주 버팔로 세일런 필드에서 열렸던 텍사스 레인저스와의 홈 경기 더블헤더 1차전에 선발로 등판하여 깔끔한 호투로 완봉승을 챙겼다.

류현진은 올스타 브레이크를 이용하여 지난 8일 등판 이후 11일을 푹 쉬었다. 5일 휴식을 가정했을 경우 루틴을 유지한 채 중간에 1경기를 등판하지 않고 쉬는 일정이었다. 긴 휴식기에 불펜 피칭을 한 차례 하며 루틴을 유지한 덕분에 컨디션도 좋았고, 투구수를 절약하면서 경기를 빠르게 끝낼 수 있었다.

원래 이 경기는 18일에 열릴 예정이었다. 그러나 버팔로에 비가 내리면서 하루 밀렸고, 코로나19 관련 특별 규정에 의하여 정규 이닝을 7이닝만 진행하는 더블헤더 1차전으로 편성된 것이었다. 류현진이 7이닝 단축 경기에 등판한 것은 처음이었다.

경기 초반 위기, 실점 없이 극복

1회초 첫 타자 아이지아 카이너-팔레파의 타구는 세일런 필드의 좌측 외야로 깊숙하게 날아갔다. 세일런 필드의 바람이 좌측 외야로 강하게 형성되는 특성을 감안하면 실점할 수도 있는 상황이었지만 좌익수가 담장 앞에서 타구를 잡아내며 위기를 넘겼다.

네이트 로우와 아돌리스 가르시아를 3루수 땅볼로 처리하면서 1회 초 수비에서 류현진이 던진 공은 4구에 불과했다. 이어진 2회 초 수비에서 조이 갈로를 상대하는 과정에서 류현진은 또 위기를 맞았다. 갈로의 타구가 중견수 앞 빗맞은 안타를 날렸는데, 이 타구를 처리하던 조지 스프링어가 캐치 플레이 판단 미스를 범하여 공을 뒤로 빠뜨린 것이다.

갈로는 이 틈에 3루까지 진루하여 류현진을 실점 위기로 몰고 갔다. 중견수 스프링어의 실수가 컸지만 3루타로 기록되었다. 하지만 류현진이 이후 존 힉스를 삼진으로 잡고 엘리 화이트는 1루수 뜬공 그리고 데이비드 달을 루킹 삼진으로 잡아내며 갈로는 3루에서 더 이상 홈으로 진루하지 못했다.

3회에도 류현진은 한 차례 위기를 맞이했다. 2사 상황에서 카이너-팔레파에게 좌전 안타를 허용한 뒤, 로우에게 볼넷을 허용하며 다시 한 번 실점 위기가 찾아온 것이다. 그러나 가르시아를 상대로 체인지업을 던져 헛스윙 삼진을 유도하고 실점 없이 이닝을 마쳤다.

1시간 48분 만에 경기 종료, 올 시즌 가장 빠른 경기

레인저스 타선을 상대로 한 바퀴를 돈 류현진은 4회부터 더욱 안정적인 투구를 이어갔다. 조이 갈로를 2루수 땅볼로 처리한 류현진은 존 힉스를 3루수 땅볼로 처리한 뒤 엘리 화이트를 좌익수 뜬공으로 잡아내며 두 번째 삼자범퇴 이닝을 만들었다.

5회초에도 세 번째 삼자범퇴 이닝을 만들었다. 데이비드 달을 중견수 뜬공으로 잡았고 닉 솔락을 2루수 땅볼로 처리한 뒤 찰리 컬버슨을 2루 땅볼로 유도했다. 이 날 경기에서 레인저스 타자들이 류현진의 유도에 배트를 휘둘렀고, 맞혀 잡는 투구가 적중하면서 경기를 빠르게 진행할 수 있었다.

6회 초 1사 후 류현진은 로우에게 좌전 2루타를 허용하면서 마지막 위기를 맞이했다. 그러나 류현진은 가르시아를 유격수 땅볼로 처리한 뒤 갈로를 포수 땅볼로 처리하면서 주자들의 득점을 막아냈다.

류현진이 호투하는 동안 블루제이스 타선은 3회에 2점, 5회에 1점, 6회에 2점을 보태며 류현진에게 힘을 보탰다. 마커스 세미엔과 보 비셋, 랜달 그리칙, 
루어데스 구리엘 주니어 그리고 대니 잰슨까지 5명의 타자들이 각각 타점을 기록하며 고른 활약을 보였다(5-0).

코로나19로 인한 특별 규정 덕분에 더블헤더 1차전은 7이닝만 정규 이닝으로 진행되었고, 완봉승에 도전하기 위해 류현진은 7회 초에도 마운드에 올랐다. 그리고 레인저스의 마지막 타자 3명을 가볍게 삼자범퇴로 처리하며 경기를 끝냈다. 류현진의 메이저리그 통산 3번째 완봉승이었다.

버팔로 현지 시각으로 오후 1시 8분에 시작된 경기가 2시 56분에 끝났다. 1시간 48분 만에 끝난 이 경기는 올 시즌 메이저리그에서 가장 짧은 시간에 끝난 경기로 기록됐다. 종전 기록은 4월 30일 디트로이트 타이거즈와 시카고 화이트삭스가 치렀던 더블헤더 1차전 경기로 1시간 50분이었다.

이적 후 첫 완투, 후반기 첫 등판 성공적

이번 경기는 류현진이 블루제이스로 이적한 뒤 처음으로 완투한 경기였다. 지난 해에는 코로나19로 인하여 단축 시즌을 치렀고, 류현진도 풀 타임을 보냈음에도 불구하고 두 자릿수 승리를 기록할 수 없었다. 올해는 정규 시즌을 정상적인 시기에 시작했고, 류현진도 시즌 9승을 달성했다.

다만 올해도 블루제이스는 원래 홈 경기장인 로저스 센터를 홈 경기장으로 사용하지 못하고 있다. 지난 해부터 캐나다 정부가 블루제이스 이외 다른 팀의 선수들의 로저스 센터 이용을 허용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블루제이스는 급하게 산하 트리플A 팀인 버팔로 바이슨스가 사용하던 세일런 필드 개선공사를 실시하여 지난 해의 홈 경기장으로 활용했다. 지난 해에는 마이너리그 시즌이 열리지 않았기 때문에 가능한 선택이었다.

올해도 로저스 센터를 이용할 수 없는 상황이 되자, 블루제이스는 스프링 캠프장 겸 싱글A 더니든 블루제이스의 경기장인 플로리다 주의 TD 볼파크를 홈 경기장으로 활용했다. 그러나 플로리다 주의 여름이 너무 더웠던 관계로 6월부터는 다시 버팔로의 경기장을 활용하게 된 것이다.

이렇듯 홈 경기장을 자주 이동해야 하는 상황에서도 류현진은 올 시즌 5번째 7이닝 투구를 기록했고, 이에 따라 올 시즌 5번째 퀄리티 스타트 플러스(7이닝 이상 3자책점 이하 투구)를 기록했다. 6월에 부진하였으나 이번 완봉승을 통해 평균 자책점을 3.32로 낮추고 후반기 첫 단추를 성공적으로 꿰었다.

류현진의 메이저리그 진출 후 3번째 완봉승

이번 완봉승은 류현진이 메이저리그에 진출한 이후 3번째 완봉승이었다. 첫 번째 완봉승은 로스앤젤레스 다저스에 입단한 첫 해인 2013년 에인절스와의 홈 경기에서 기록했다. 류현진은 이 완봉승을 포함하여 첫 해부터 규정 이닝을 채우고 시즌 14승을 기록했다.

이후 류현진은 어깨 부상의 여파로 인하여 2014년 규정 이닝을 채우지 못했고, 2015년은 어깨 관절경 수술을 받으며 시즌을 통째로 날렸다. 2016년 7월에 복귀전을 치렀으나 1경기를 던진 뒤 팔꿈치 건염이 발견되어 괴사조직 제거 수술을 받고 시즌을 마감했다.

2017년 풀 타임을 보내긴 했으나 어깨 회복 이후 첫 시즌이라 이닝을 적게 소화했던 류현진은 2018년 사타구니 부상으로 인해 시즌의 중반을 날렸다. 이후 건강한 모습으로 돌아온 2019년 류현진은 애틀랜타 브레이브스를 상대로 메이저리그 2번째 완봉승을 달성했다.

완봉승을 기록했던 2019년 류현진은 다시 14승을 기록했으며 평균 자책점 타이틀을 차지하며 완벽한 재기를 알렸다. FA 자격을 획득하여 블루제이스로 이적한 뒤 지난 해는 코로나19로 인한 단축 시즌이었기 때문에 162경기 풀 시즌은 이적 후 올해가 처음이었다.

단축 경기도 완봉승 인정, 2006년 박찬호도 비슷한 경험

단축 경기에서 끝까지 투구를 했기 때문에 류현진의 7이닝 투구는 다른 경기의 7이닝 투구와 다르게 완투로 인정됐다. 공교롭게 박찬호(현 샌디에이고 파드리스 특별고문) 역시 메이저리그 3번째 완봉승의 경험이 단축 경기에서 나온 기록이었다.

당시 박찬호는 파드리스 시절이었던 2006년 피츠버그 파이어리츠와의 원정 경기에서 비가 많이 내리는 날씨에 선발로 등판했다. 6회까지 무실점으로 투구를 하고 있었던 상황에서 비가 그치지 않아 강우 콜드가 선언되었고, 박찬호의 6이닝 무실점 투구는 완봉승으로 기록됐다.

박찬호는 KBO리그로 왔던 2012년에도 강우 콜드로 인한 단축 경기를 치렀다. 당시 박찬호는 5이닝을 투구했는데, 강우 콜드가 선언되어 5이닝 무승부로 경기가 끝났다. 비록 승리투수가 되지는 못했지만, 박찬호는 KBO리그에서도 1경기의 완투 기록을 추가했다.

올해는 코로나19와 관련된 특별 규정으로 인하여 더블헤더가 편성되었을 경우 첫 경기는 7이닝만 진행한다. 올해 연장 이닝으로 들어갈 경우 무승부 제도가 없는 메이저리그는 승부치기를 진행하여 승부를 결정한다. 누상에 득점 주자를 추가한 상황에서 연장 이닝을 진행하여 최대한 빨리 경기를 끝내는 규정이다.

이러한 단축 경기를 치르더라도 선수들의 개인 기록은 최대한 보장한다. 강우 콜드로 경기가 일찍 끝나도 완투로 인정하는 것과 같이, 이번 특별 규정으로 치르는 단축 경기도 완투가 인정된다. 류현진이 호투하면서 블루제이스는 다른 구원투수 자원을 아끼며 더블헤더 2차전을 준비할 수 있었다.

류현진은 완봉승을 기록했던 2013년과 2019년에 규정 이닝을 넘기며 성공적인 시즌을 보냈다. 올해도 이미 105.2이닝을 던지며 규정 이닝을 충족하고 있으며, 부상 없이 시즌을 마무리하게 되면 성공적인 시즌을 보낼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류현진이 후반기에 호투를 거듭하며 2년 연속 블루제이스에서 좋은 시즌을 만들 수 있을지 지켜보자.

☞ 관점이 있는 스포츠 뉴스, '오마이스포츠' 페이스북 바로가기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진실과 정의를 추구하는 오마이뉴스를 후원해주세요!

후원문의 : 010-3270-3828 / 02-733-5505 (내선 0)

오마이뉴스 취재후원

퍼스널 브랜더/서양사학자/기자/작가/강사/1987.07.24, O/DKU/가톨릭 청년성서모임/지리/교통/야구분석(MLB,KBO)/산업 여러분야/각종 토론회, 전시회/글쓰기/당류/블로거/커피 1잔의 여유를 아는 품격있는 남자

  • 당신이 좋아할 만한 콘텐츠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