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광현이 3경기 연속 무실점 투구를 펼치며 가파른 상승세를 이어갔다.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에서 활약하고 있는 김광현은 18일(이하 한국시각) 미국 미주리주 세인트루이스의 부시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1 메이저리그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와의 홈경기에서 6이닝3피안타2볼넷1탈삼진 무실점으로 호투했다. 경기는 김광현의 호투와 타일러 오닐, 폴 골드슈미트의 홈런에 힘입어 세인트루이스가 3-1로 승리를 거두며 후반기 첫 승을 따냈다.

지난 6일 7이닝 무실점으로 호투했던 샌프란시스코를 12일 만에 다시 만난 김광현은 다시 한 번 6이닝 무실점 호투를 선보이면서 샌프란시스코를 상대로 강한 면모를 이어갔다. 김광현의 시즌 성적은 5승5패가 됐고 3.11로 시작했던 평균자책점은 2.87까지 낮췄다. 한편 같은 날 선발등판이 예정됐던 토론토 블루제이스의 류현진은 현지에 내린 비로 인해 오는 19일 더블헤더 1차전으로 등판날짜가 변경됐다.

뛰어난 제구력으로 3회까지 노히트 투구

올 시즌 개막전 선발이자 11경기에서 8승을 거둔 에이스 잭 플래허티가 옆구리 부상으로 이탈하자 세인트루이스의 마이크 쉴트 감독은 후반기 1선발로 통산 174승에 빛나는 베테랑 아담 웨인라이트를 낙점했다. 하지만 웨인라이트는 17일 샌프란시스코와의 후반기 첫 경기에서 6이닝4실점을 기록하며 패전투수가 됐다. 세인트루이스의 후반기 2선발 김광현의 어깨가 더욱 무거워진 이유다.

세인트루이스는 맷 카펜터와 에드문드 소사 같은 백업멤버 대신 토미 에드먼(6번2루수)과 폴 데용(7번 유격수)이 모두 선발 출전한 실질적인 정예타선을 들고 나왔다. 언제나처럼 '올스타 포수' 야디어 몰리나가 주전 마스크를 쓰며 김광현과 배터리 호흡을 맞췄다. 이에 맞서는 샌프란시스코는 우익수 마이크 야스트렘스키와 중견수 스티븐 더거를 제외한 7명의 우타자를 라인업에 배치했다.

세인트루이스의 후반기 첫 승, 그리고 개인 첫 4연승을 위해 부시 스타디움 마운드에 오른 김광현은 1회 선두타자 오스틴 슬레이터를 공3개 만에 유격수 땅볼로 처리하며 깔끔한 시작을 알렸다. 1사 후 도노번 솔라노에게 다시 한 번 유격수 땅볼을 유도한 김광현은 2사 후 야스트렘스키를 볼넷으로 내보냈다. 하지만 지난 경기에서 김광현으로부터 볼넷 2개를 얻어냈던 다린 러프를 우익수 플라이로 잡아내며 무실점으로 1회 투구를 마쳤다.

세인트루이스가 1회 말 공격에서 전반기 10승을 거둔 샌프란시스코 선발 앤소니 데스클라파니에게 삼자범퇴로 물러난 가운데 김광현도 2회 선두타자 윌머 플로레스를 풀카운트 접전 끝에 유격수 땅볼로 처리했다. 1사 후 커트 카살리에게 3루 땅볼을 유도하며 2아웃을 잡은 김광현은 샌프란시스코 라인업의 또 다른 좌타자 스티븐 더거를 중견수 플라이로 가볍게 잡아내며 첫 삼자범퇴 이닝을 만들었다.

세인트루이스는 2회 말 공격에서 선두타자 오닐의 솔로 홈런으로 선취점을 뽑았고 득점지원을 얻고 마운드에 오른 김광현은 3회 선두타자 사이로 에스트라다에게 유격수 땅볼을 유도했다. 1사 후 투수 데스클라파니를 우익수 플라이로 잡아낸 김광현은 슬레이터의 잘 맞은 타구도 좌익수 플라이로 연결되면서 2회에 이어 다시 한 번 세 타자 만에 이닝을 마쳤다. 특히 3회에는 단 8개의 공을 던지며 투구수도 크게 절약했다.

호투의 원천은 높은 초구 스트라이크 비율

3회까지 단 하나의 피안타도 허용하지 않고 땅볼 5개를 유도하며 샌프란시스코 타선을 효과적으로 묶은 김광현은 4회 선두타자 솔라노에게 첫 안타를 허용했다. 야스트렘스키에게 2루 땅볼을 유도하며 선행주자를 잡아낸 김광현은 러프를 상대로 주무기인 슬라이더를 던져 유격수 앞 병살로 처리하며 3이닝 연속 세 타자로 이닝을 끝냈다(러프는 삼성 라이온즈 시절 김광현에게 9타수4안타1홈런4타점으로 강한 면모를 과시한 바 있다).

4회까지 샌프란시스코 타선을 상대로 정타를 거의 허용하지 않으며 19이닝 연속 무실점 행진을 이어간 김광현은 5회 선두타자 플로레스에게 안타를 허용했다. 카살리를 힘 없는 중견수 플라이로 처리하며 한숨을 돌린 김광현은 1사 후 와일드피치로 주자를 득점권에 보냈다. 하지만 김광현은 더거를 중견수 플라이로 잡아냈고 에스트라다를 고의사구로 내보낸 후 투수 디스클라파니를 삼진으로 돌려 세우며 무실점으로 승리투수 요건을 갖췄다.

3회 첫 타석에서 삼진으로 물러났던 김광현은 5회 2사 후 두 번째 타석에서 유격수 땅볼로 물러났고 벤치에서 쉬지 못한 채 곧바로 6회 마운드에 올랐다. 선두타자 슬레이터의 잘 맞은 타구가 딜런 칼슨의 호수비에 잡히며 선두타자를 잡은 김광현은 1사 후 솔라노에게 좌전안타를 허용했다. 하지만 김광현은 야스트렘스키를 2루 플라이, 러프를 중견수 플라이로 잡아내며 3경기 연속 퀄리티스타트를 기록했다.

디스클라파니의 호투에 막혀 추가점을 뽑지 못하던 세인트루이스는 6회 말 공격에서 골드슈미트의 천금같은 투런 홈런이 터지면서 스코어를 3-0으로 벌렸다. 6회까지 85개의 공을 던진 김광현은 7회에도 마운드에 나올 수 있었지만 쉴트 감독은 7회부터 마운드를 라이언 헤슬리로 교체했다. 결국 김광현은 6이닝 3피안타2볼넷1탈삼진 무실점이라는 완벽한 투구로 후반기 첫 등판을 마쳤다. 

김광현은 지난 6일 샌프란시스코전에서 무려 76%의 초구 스트라이크 비율(19/25)을 기록한 끝에 샌프란시스코 타자들의 성급한 스윙을 이끌어내며 7이닝을 소화할 수 있었다. 김광현은 이날도 22명의 타자를 상대하면서 14명의 타자에게 초구 스트라이크를 던지며 63.6%의 높은 초구 스트라이크 비율을 기록했다. 삼진이 단 1개에 불과했던 김광현이 샌프란시스코의 강타선을 6이닝 동안 무실점으로 묶을 수 있었던 가장 큰 비결이었다.

김광현은 지난 1일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전 4회부터 21이닝 연속 무실점 행진을 이어가게 됐다. 개다가 최근 94명의 타자를 상대하는 동안 피홈런은커녕 단 하나의 장타조차 허용하지 않는 안정된 투구를 선보였다. 최근 4경기에서 24이닝1실점(평균자책점 0.42)으로 눈부신 호투를 펼치며 빅리그 데뷔 후 첫 4연승 행진을 달린 김광현의 다음 등판은 오는 23일 시카고 컵스와의 홈경기가 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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