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쿄올림픽 선수촌에 한국 선수단이 내건 현수막 관련 논란을 보도하는 일본 후지뉴스네트워크(FNN) 갈무리.

도쿄올림픽 선수촌에 한국 선수단이 내건 현수막 관련 논란을 보도하는 일본 후지뉴스네트워크(FNN) 갈무리. ⓒ FNN

  
도쿄올림픽 선수촌에 한국 선수단이 내건 현수막에 일본이 불편한 기색을 드러냈다.

대한체육회는 한국 선수단이 입주한 도쿄올림픽 선수촌 건물에 '신에게는 아직 5천만 국민들의 응원과 지지가 남아 있사옵니다'라고 적힌 현수막을 태극기와 함께 걸었다.

이순신 장군이 임진왜란 때 선조에게 올린 '상유십이 순신불사'(尙有十二 舜臣不死·신에게는 아직도 12척의 배가 있고, 저는 죽지 않았습니다)라는 어록에 빗댄 것이다.

일본 누리꾼들 "정치적 의도 있어... 올림픽 헌장 위반" 주장

그러나 일본의 일부 시민과 누리꾼들은 한국 선수단이 내건 현수막의 내용이 정치적 의도가 짙다며 비판적인 반응을 보인다고 16일 일본 언론이 전했다. 

<도쿄스포츠>는 "이번 올림픽이 일본에서 열리는 만큼, 선수들의 전의를 높이기 위해 특별한 메시지를 준비했다"라는 대한체육회 관계자의 말을 전했다. 

이어 "이순신 장군은 도요토미 히데요시의 조선 출병에 저항한 '반일 영웅'으로 한국에서 신격화된 존재"라며 반일의 상징을 내세우며 당시 조선과 일본 간의 전쟁과 관련한 글을 선수촌에 내건 것은 큰 파문이 예상된다"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한국과 일본은 이번 올림픽을 앞두고 독도 영유권 문제와 욱일기 사용 등을 놓고 갈등의 불씨가 커지고 있다"라고 덧붙였다. 

일본 후지뉴스네트워크(FNN)에 따르면 일본 누리꾼들은 "올림픽에 정치를 결부시키는 것은 올림픽 헌장을 명백히 위반한 것", "한국은 올림픽에 참가할 자격이 없다. 징계를 내려야 한다" 등의 반응을 보였다. 

또한 한국 선수단의 건물 앞에서는 일본 극우단체 회원들이 일본 군국주의를 상징하는 욱일기를 들고 와서 항의 시위를 벌이기도 했다. 

일본, 3년 전에도 그러더니... 이순신에 '민감' 

FFN는 "일본이 피해 의식과 망상 때문에 저러는 것이다", "이순신 장군은 반일이 아니라 애국의 상징"이라며 지지하거나, "스포츠는 스포츠로 남겨두자", "실력으로만 이기면 된다"라고 반대하는 등 한국 누리꾼들의 다양한 반응도 전했다. 

한편, 일본 정부 대변인 격인 가토 가쓰노부 관방장관은 이날 정례 기자회견에서 이번 논란에 대한 일본 정부의 입장을 묻는 말에 "선수촌 문제는 올림픽 조직위원회가 적절히 대응할 것으로 알고 있다"라고 구체적인 답변을 피했다. 

다만 "모든 참가자가 올림픽·패럴림픽 정신에 따라 행동하길 기대하고 있다"라며 한국 선수단의 현수막이 올림픽 정신에 어긋난다는 의견을 내비치기도 했다. 

일본은 지난 2018년 제주에서 열린 국제관함식 때도 한국 해군 구축함이 이순신 장군 깃발을 내건 것에 강한 불만을 터뜨리며 관함식 불참을 선언한 바 있다. 

현수막, 결국 철거하기로

대한체육회가 국제올림픽위원회(IOC)의 압력 탓에 도쿄올림픽 선수촌 아파트 한국 선수단 거주층에 내건 '이순신 장군' 현수막을 떼기로 결정했다.

IOC가 모든 올림픽 경기장 내 욱일기 사용에 올림픽 헌장 50조를 적용하기로 약속해 체육회는 '이순신 장군' 현수막을 내리기로 상호 합의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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