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학범 올림픽 남자 축구대표팀 감독이 30일 오후 서울 종로구 광화문 KT스퀘어에서 열린 2020 도쿄올림픽 축구대표팀 최종 명단 발표 기자회견에서 취재진 질문에 답하고 있다.

김학범 올림픽 남자 축구대표팀 감독이 지난달 30일 오후 서울 종로구 광화문 KT스퀘어에서 열린 2020 도쿄올림픽 축구대표팀 최종 명단 발표 기자회견에서 취재진 질문에 답하고 있다. ⓒ 연합뉴스

 
아무리 그래도 골키퍼 알까기로 역전 결승골을 내준 것은 좀 심했다. 와일드 카드로 뽑은 골잡이 황의조를 벤치로 불러들이고 풀백 김진야를 들여보내며 1골을 지키려고 한 계획이 2분만에 틀어진 것도 모자라 이해하기 힘든 실수를 저지르며 역전 결승골을 내준 것은 다시 보기 부끄러울 정도였다. 다음 날인 토요일에 도쿄로 날아가는 비행기를 타러 가는 발걸음이 무거울 수밖에 없다.

김학범 감독이 이끌고 있는 한국 올림픽축구대표팀이 16일(금) 오후 8시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벌어진 프랑스 올림픽축구대표팀과의 마지막 평가전에서 1-2로 역전패하고 말았다.

같은 실수를 반복한다면...

사흘 전 아르헨티나와의 평가전에서 드러난 수비 조직력 문제가 상대 팀이 달라진다고 해서 단숨에 해결되기를 바라는 것은 욕심이다. 6일 뒤 도쿄 올림픽 남자축구 B조 첫 게임을 치를 때부터 차차 실수를 줄이고 탄탄한 조직력을 갖추면 되는 일이다.

듬직한 센터백으로 와일드 카드 한 장에 이름을 올린 김민재가 소속 팀 베이징 궈안에서 도쿄 올림픽에 못 가게 하는 바람에 이 마지막 평가전을 앞두고 박지수(김천 상무)로 급하게 바꿨기에 프랑스를 상대하는 우리 센터백은 '이상민-정태욱' 조합으로 나왔다.

개최국 일본이 들어가 있는 A조에 속한 프랑스는 한국 축구팬들에게도 익숙한 골잡이 앙드레-피에르 지냑이 주장 완장을 차고 공격을 지휘했고 날개 공격수로 나온 플로리앙 토뱅이 날카로운 왼발 실력을 뽐냈다. 본선 조별리그를 통과할 경우 우리와 8강에서 만날 가능성이 있기에 이 게임에 임하는 양 팀 선수들의 마음은 남달랐다.

골키퍼 송범근부터 부담감이 컸는지 게임 시작 후 17분만에 날아온 지냑의 힘없는 헤더 슛을 바로 잡지 못하고 놓치는 바람에 아찔한 실점 위기를 겨우 넘겼다. 그러더니 89분에 프랑스 교체 선수 나타나엘 음부쿠의 왼발 중거리슛도 잡지 못하고 다리 사이로 통과시키는 바람에 알까기 역전 결승골을 내주고 말았다. 공의 회전이 거의 없이 낮게 날아오는 바람에 처리하기 까다로운 구질이었지만 상체를 숙이기만 하면 잡아낼 수 있는 정면 각도의 슛을 놓친 것이다. 

송범근이 고개를 들지 못할 정도로 실망하는 순간이었지만 그보다 앞서 필드 플레이어들이 너무나 쉽게 음부쿠에게 중거리슛를 마음대로 때릴 수 있는 거리를 준 것이 화근이었다. 이처럼 어정쩡하게 상대 선수에게 거리를 주며 물러서는 수비 습관은 사흘 전 아르헨티나와의 평가전에서도 여러 차례 나타났기 때문에 더 심각하게 보였다.

전반전에는 센터백이 무리한 욕심을 부리는 빌드 업 패스를 측면으로 보내려다가 동료가 없는 옆줄 밖으로 공이 나가 버렸고, 후반전에 믿고 들여보낸 수비형 미드필더 원두재도 오른쪽 측면으로 펼치는 횡 패스(57분)를 어이없게 옆줄 밖으로 내보냈다. 이처럼 두 게임 연속으로 이해하기 힘든 빌드 업 실수가 반복되고 있다는 것은 본선 개막을 코앞에 두고 변명하기 곤란한 문제점이 아닐 수 없다.

김학범호는 63분에 와일드 카드 권창훈의 왼발 인사이드 페널티킥 골로 앞서 나갔다. 약 3분 전 교체 선수 이동준이 빠르게 역습 드리블을 펼치며 프랑스 센터백 모디보 사냥의 걸기 반칙을 유도했기 때문이었다. 그리고 김학범 감독은 81분에 황의조를 빼고 김진야를 들여보내 이 1골 지키기를 위한 변화를 주문했다. 이동준을 가운데 공격수로 바꾸고 측면 담당 선수들인 '김진야, 강윤성, 이유현'을 비교적 촘촘히 배치한 것이다.

그러나 단 2분만에 프랑스가 측면으로 크게 휘젓는 크로스 공격을 통해 멋진 동점골을 뽑아내는 바람에 이 계획이 수포로 돌아갔다. 오른쪽에서 큰 포물선을 그린 크로스가 넘어오자 교체 선수 바드 멜벵이 정확한 원 터치로 앙토니 카시에게 내줬고 카시는 오른쪽으로 빗나가는 듯한 슛을 날렸다. 이 순간 우리 선수들은 공이 굴러 나가는 줄 알고 모두 멈췄지만 또 다른 교체 선수 랜들 콜로 무아니가 기막히게 미끄러지며 그 공을 밀어넣었다. 프랑스의 측면 플레이를 무력화시키기 위해 바꾼 포메이션이 무용지물이 된 셈이다.

그리고 6분 뒤에 더 심각한 구멍을 드러내며 역전 결승골까지 내줬으니 추가 시간 5분도 특별한 위력을 보이지 못하고 끝내야 했다. 토요일(7월 17일) 도쿄로 날아가는 우리 선수들은 오는 22일(목) 오후 5시 이바라키 가시마 스타디움에서 뉴질랜드와 올림픽 첫 게임으로 만나야 한다.

도쿄 올림픽 축구대표팀 평가전 결과(16일 오후 8시, 서울월드컵경기장)

한국 1-2 프랑스 [득점 : 권창훈(63분,PK) / 랜들 콜로 무아니(83분,도움-앙토니 카시), 나타나엘 음부쿠(89분)]

한국 선수들
FW : 황의조(81분↔김진야)
AMF : 권창훈(64분↔이동경), 이강인(46분↔송민규), 엄원상(46분↔이동준 / 86분↔설영우)
DMF : 정승원(64분↔김진규), 김동현(46분↔원두재)
DF : 강윤성, 이상민, 정태욱, 이유현
GK : 송범근


올림픽 본선 B조 한국 일정
☆ 한국 - 뉴질랜드(7월 22일 오후 5시, 이바라키 가시마 스타디움)
☆ 한국 - 루마니아(7월 25일 오후 8시, 이바라키 가시마 스타디움)
☆ 한국 - 온두라스(7월 28일 오후 5시 30분, 요코하마 스타디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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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 대인고등학교에서 교사로 일합니다. 축구 이야기, 교육 현장의 이야기를 여러분과 나누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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