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워스> 관련 이미지.

영화 <워스> 관련 이미지. ⓒ 미디어소프트필름

 
모든 사회적 재난은 없어야 한다. 그렇기에 재난 발생 후 과정은 더욱 엄정하고 명확하게 기록되고 해결되어야 한다. 여러 이유로 다양한 국가에서 재난이 발생하고, 그에 따르는 필연적인 과정 중 하나가 보상 문제다. '희생자의 가치는 대체 어느 정도인가'.

직접적이면서도 답하기 어려운 이 질문을 영화 <워스>가 들고 나왔다. 2001년 미국에서 발생한 9·11 테러 사건을 소재로 희생자와 유가족 보상을 위해 정부안과 협상을 이끌었던 변호사 케네스 파인버그의 실제 이야기를 영화화했다.

명배우 마이클 키튼이 케네스 파인버그 역을 맡으며 영화적 무게감이 더해진 느낌이다. 9.11 테러 피해자 보상 기금의 체계와 법적 근거를 만들고, 약 33개월 간 유가족의 동의서를 받으러 다닌 주인공의 노고가 물씬 느껴진다. 실제로 파인버그 변호사는 활동 초기 유가족과 정부 양측으로부터 강한 비판을 받았다. 피해 금액 산정 방식을 두고 이견이 컸기 때문. 

영화 역시 그 부분을 주요하게 담고 있다. 보상금 산정을 위한 공식을 만든 파인버그에게 유가족들은 수치 계산이 아닌 사람으로 대해달라 호소하고, 정부는 항공사와 흔히 말하는 재력가 등과 함께 보상금 상한선을 더욱 높여달라고 압박한다. 사실, 애국심으로 그리고 사회적 재난을 당한 유가족들이 불필요한 법정 싸움을 거치지 않게 하기 위한 나름의 공명심으로 기금 위원장을 자처한 파인버그는 시간이 지날수록 초조해지고 흔들린다.
 
 영화 <워스> 관련 이미지.

영화 <워스> 관련 이미지. ⓒ 미디어소프트필름

  
 영화 <워스> 관련 이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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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정에 치우치지 않고 정확하고 완벽하게 보상 체계를 마련해 조속히 법적 효력치인 80%를 넘기려는 파인버그는 영화 중후반부가 지나며 급격한 가치관 변화를 맞는다. 유족 대표로 나선 찰스 울프(스탠리 투치)를 만나면서부터다. 아내를 잃은 울프는 자신의 경력과 능력을 동원해 보상 기금 수정을 위한 단체를 만들고 파인버그에게 완벽한 보상 체계가 아닌 공정한 보상을 하라고 요구한다.

영화를 보다보면 이런 궁금증이 자연스럽게 들 것이다. 한 사람의 가치를 돈으로 환산한다면 얼마일까. 정·재계 거물과 시설 관리인의 목숨값은 달라야 하는 걸까. 달라야 한다면 그 근거는 무엇이 될 수 있나. 인간의 존엄과 경제적 가치의 충돌 문제는 자유시장경제 체제를 택한 현대 자본주의국가가 공통적으로 고민할 수밖에 없는 주제다. <워스>는 실존 인물을 통해 그 문제를 제법 깊게 건드린다.

이 영화의 취지에 공감한 버락 오바마 미국 전 대통령 부부가 제작에도 참여했다. 퇴임 직후 설립한 콘텐츠 제작사 하이어 그라운드가 이 영화에 공동 파트너 자격으로 함께 했다고 한다. 여기에 언론인들의 활약상을 담은 <스포트라이트>로 아카데미 작품상을 수상한 제작들이 합류했다. 만듦새 면에선 이견의 여지가 없을 것이다.

동시에 한국 사회에서 발생했고, 현재도 진행 중인 여러 참사를 돌아보게 한다. 과연 우리 사회는 공정하고 정의로운 시스템을 가지고 있는 것일까.

한줄평: 정의와 공정이란 대체 무엇인가. 하나의 실마리가 된다.
평점: ★★★★(4/5)

 
영화 <워스> 관련 정보

감독: 사라 코랑겔로
출연: 마이클 키튼, 스탠리 투치
수입: 미디어소프트필름
제공 및 배급: 시나몬(주)홈초이스
공동제공: 뮤제엔터네인먼트
러닝타임: 118분
관람등급: 12세 이상 관람가
개봉: 2021년 7월 21일 한국에서 전 세계 최초 개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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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메가3같은 글을 쓰고 싶다. 될까? 결국 세상을 바꾸는 건 보통의 사람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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