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피마르소의 머리 위로 헤드폰이 내려앉은 순간, 사랑은 시작됐습니다. 소녀의 눈앞에 완전히 다른 세상이 펼쳐졌지요. 아등바등 사느라 자주 놓치게 되는 당신의 낭만을 위하여, 잠시 헤드폰을 써보면 어떨까요. 어쩌면 현실보단 노래 속의 꿈들이 진실일지도 모르니까요. Dreams are my reality.[기자말]
 태연 싱글 'Weekend' 이미지.

태연 싱글 'Weekend' 이미지. ⓒ SM


나른하고 한가하고 하늘하늘하면서도 톡톡 튀는 주말의 공기를 이렇게 잘 표현한 노래가 있을까. 지난 6일 발표한 태연의 신곡 'Weekend'는 듣자마자 주말에 드라이브하면서 들으면 더 할 나위 없겠다는 생각을 하게 만든다.

'음원퀸' 태연이 오랜만에 밝은 곡으로 컴백했다. 신곡 'Weekend'는 반복되는 일상에서 잠시 벗어나 주말만은 하고 싶은 대로, 이끌리는 대로 떠나고자 하는 마음을 담은 디스코 팝 장르의 곡이다. 경쾌한 분위기와 잘 어우러진 태연의 보컬과 노래하듯 자연스럽게 흐르는 랩이 특히나 인상적이다. 
 
"Every morning 울린/ Beep beep beep beep 소리/ 귀에 윙윙윙 맴도는/ 나를 재촉하던 모닝콜 없이 일어나/ 

Cheese cake 한 입/ 유리컵 한가득/ 내린 커피 한 잔/ 아이스로 할래 아주 여유롭게"


개인적으로 '아이스로 할래 아주 여유롭게'라는 가사에 마음이 설렜다. 아주 여유롭게 무언가를 하자는 제안이 이토록 낯설면서도 묘하게 들뜸을 유발하는 건, 아마도 내가 사는 현실이 그렇지 않다는 반증일 것이다. '바쁘다 바빠 현대사회'의 한가운데서 듣는 이 노래는, 그러므로 척박한 땅 위를 걷다가 만난 오아시스 같다. 누구나 오아시스 앞에선 휴식을 취할 수밖에 없을 것이다.

태연은 앞서 신곡에 관한 일문일답에서 "들으면 기분이 좋아지는 곡, 부담 없이 편하게 들을 수 있는 곡"이라고 소개하며 "편안하게 들으실 수 있도록 최대한 무심하고 여유롭게 부르려고 노력했다"고 밝혔다. 극적인 고음이나 화려한 애드리브는 없지만 전체적으로 세련되면서도 자연스러운 흐름을 갖는 이 노래 스타일에 맞춰, 그에 잘 맞는 가창을 해 보이는 태연의 실력은 감탄을 자아낸다. 역시 '믿듣탱(믿고 듣는 태연)'이다.

"가장 가까운 바다/ 혼자만의 영화관/ 그냥 이끌리는 대로 해도 괜찮으니까/ 훌쩍 떠나보는 drive/ 뚜벅 걸어도 좋아/ 뭐든 발길 닿는 대로 지금 떠나보려 해 oh"

이 곡은 특별하고 화려한 주말을 이야기하지 않는다. 먼 바다가 아닌 가장 가까운 바다에 가보는 게 어떠냐고, 누군가가 곁에 함께 없더라도 혼자서 영화를 즐기는 것도 꽤 근사하지 않느냐고 말한다. 사실 나는 주말을 주말답게 보내야 한다는 강박에 시달릴 때가 있다. 가령, '어딜 가야 잘 갔다고 소문이 날까~' 싶은 마음으로 주말을 채우려는 습관이 있는데, 주말이기 때문에 안 가본 곳에 찾아가야 하고 나 자신이 평소보다 더 즐거워야한다고 여겼다. 

그런데 주말을 향한 이러한 열정(?)이 오히려 주말의 본질인 여유와 쉼을 놓치게 만들고, 그 반대의 것인 피로와 부담을 스스로에게 부여한다는 걸 뒤늦게야 깨달았다. 꼭 새롭거나 즐겁지 않아도 괜찮지 않을까? '그냥 이끌리는 대로 해도 괜찮다'는 구절을 듣는 순간 나는 속 시원한 해방감을 느낄 수밖에 없었다. 그냥 집에 있어도, 늘 가던 익숙한 장소에 가더라도 내가 편안함과 자유를 느낀다면 그곳이 바로 주말의 낙원 아니겠는가.
 
 태연 싱글 'Weekend' 이미지.

태연 싱글 'Weekend' 이미지. ⓒ SM

 
"하루쯤 세상의 얘길 무시한 채/ 내가 나의 하루를 조립해 보려 해/ 더는 no no stress 고민 안 할래/ Move it right left right 내 맘대로"

신곡 'Weekend'는 공개 이후 음원차트 상위권에 안착하며 솔로가수 태연의 저력을 입증했다. 리스너들의 반응도 좋다. "주말이 지났지만 주중에도 위켄드"라는 댓글부터 "완전 극 쿨톤 보이스다. 오늘 33도인데 위켄드 들으니까 25도 주말 낮같아"라는 댓글까지 쉽게 질리지 않는 곡의 매력과 태연의 목소리가 지닌 특유의 매력 등을 언급한 다양한 반응이 눈에 띈다. 

태연은 이런 팬들의 보답에 적극적 활동으로써 보답했다. 4년 만에 각종 음악방송에 출연해 신곡 무대를 펼친 것. 안무에 맞춰 발랄하고 앙증맞은 모습을 선보인 태연은 소녀시대의 멤버로서 한창 활동할 때와 조금도 다르지 않은, 아니 오히려 그때보다 더 상큼해진 면모를 내비치며 '인간 비타민'이 되어줬다. 

"아무 계획이 없어서 완벽한 plan/ 우연히 찾아낸 secret place/ 그곳에 두고 와 나만의 작은 짐/ 골목길 끝을 돌아 만나게 될/ 기분 좋은 surprise 또 설렘/ 두근두근 온종일"

누구나 한 번쯤은 이런 적 있을 것이다. 유명한 카페라고 해서 찾아가고, 맛집이라고 해서 기다려 들어갔지만 기대했던 '감동'이 느껴지지 않은 경험, 그와 반대로 우연히 들어간 어느 가게에서 오히려 커다란 힐링을 느낀 경험 말이다. 나 역시 이런 적이 종종 있었기에 계획된 일정보다는 여행의 우연성을 더 신뢰하는 편이다. '그곳에 두고 와 나만의 작은 짐'이란 구절은 리스너에게 포근한 안식을 준다.

태연은 "이번 신곡 'Weekend'를 들으시면서 조금이나마 답답한 마음 없이 즐거운 주말 보내셨으면 좋겠다"는 말을 전하기도 했다. 그리고 덧붙였다.

"여러분께 제가 주말(Weekend)처럼 돌아오기 전에는 기대되고 기다려지고, 돌아오면 행복하고 숨통이 트이는 그런 존재가 됐으면 좋겠습니다." (태연)

그의 말처럼 주말 같은 사람이 된다는 건 얼마나 멋진 일인가, 이 노래를 다시 또 들으면서 이런 생각을 곱씹었다. 어찌됐든 월요일 같은 사람만은 아니고 싶다. '바쁘다 바빠 현대사회' 속에서 주말처럼 떠나보내기 아쉬운 사람, 주말 가운데서도 휴식의 본거지인 일요일과 꼭 닮은 사람이 되고 싶기에, 언제나 조금 더 여유 있어지려고 노력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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