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FC 264 '포이리에 vs. 맥그리거'대회가 오는 11일(한국 시간) 미국 네바다주 라스베이거스 T-모바일 아레나서 열린다. 대회명에서도 알 수 있듯이 이번 대회 메인이벤트는 '악명 높은(Notorious)' 코너 맥그리거(33·아일랜드)와 '더 다이아몬드' 더스틴 포이리에(32·미국)의 라이트급 매치다.

둘의 대결이 더욱 흥미를 끄는 것은 1승 1패의 전적 때문이다. 페더급 시절부터 화끈한 파이팅 스타일로 팬들에게 인기가 높았던 맥그리거와 포이리에는 한번 씩 승패를 주고받았다. 페더급매치로 진행되었던 2014년 9월 1차전은 맥그리거가 완승을 거두었으나 올해 1월 있었던 2차전에서는 포이리에가 웃었다.

페더급 시절만해도 공격 옵션은 포이리에가 더 많았으나 화력 자체에서 차이가 나는 듯 싶었다. 하지만 포이리에는 라이트급으로 전향한 이후 파워가 업그레이드되며 페더급 시절보다도 더 단단한 느낌을 풍기고 있다. 2차전에서의 경기 결과가 이를 입증하는데, 더불어 3차전이 더욱 많은 흥미를 불러일으키는 이유다.

장외 전쟁의 마스터 맥그리거가 들고나온 이번 카드는 '더글라스'다. 헤비급 복서 제임스 '버스터' 더글라스는 '핵주먹' 마이크 타이슨을 이겼던 선수로 유명하다. 통산 커리어, 인지도 등은 크게 높지 않지만 한창때 타이슨을 상대로 넉아웃 승리를 거두며 WBA·WBC·IBF 헤비급 통합 챔피언을 차지했다.

아쉽게도 이후 치러진 타이틀 1차 방어전에서 에반더 홀리필드에게 3라운드 KO로 무너지는 등 더 이상의 반등은 만들어내지 못한 채 이른바 반짝스타에 그치고 말았다. 맥그리거는 포이리에를 더글라스에게 비유하며 '2차전은 운이 좋았다'는 것을 거듭 강조하고 있다.

이렇듯 메인이벤트가 후끈 달아오르고 있는 가운데 다소 가려진 감은 있지만 웰터급 랭킹 4위 '원더보이' 스티븐 톰슨(38·미국)과 2위 '단단한(DURINHO)' 길버트 번즈(35·브라질)의 코메인 이벤트 또한 주목해볼만한 명경기 후보다. 각기 다른 스타일을 가진 실력파 테크니션간 진검승부이기 때문으로 마니아들 사이에서는 메인이벤트 이상으로 눈길을 받고 있다.
 
 길버트 번즈(사진 왼쪽)와 스티븐 톰슨

길버트 번즈(사진 왼쪽)와 스티븐 톰슨 ⓒ UFC

 
노장이지만 여전히 유니크한 스페셜 타격가
 
톰슨은 전통적으로 그래플러가 강세를 떨치고 있는 웰터급에서 경쟁력을 보여준 몇 안되는 실력파 스트라이커 중 한명이다. 적지 않은 나이로 인해 전성기에서 내려오고 있다는 평가지만 여전히 그와 대적할 수 있는 타격가는 손가락에 꼽을 정도다. 특히 웰터급에서 아웃파이팅 마스터를 언급하면 가장 먼저 이름이 떠오를 정도로 유니크한 타격 스타일은 역대로 따져봐도 최고 수준으로 인정받고 있다.

톰슨은 공격적 아웃파이팅이 돋보이는 정통파 스트라이커다. 가라데, 아메리칸 킥복싱 등 여러 가지 타격베이스를 갖춘 선수답게 공격 옵션이 매우 다양하다. 다양한 스탠스를 구사하지만 특히 옆으로 서는 스탠스는 상대 입장에서 매우 까다롭다. 보통 킥커들하면 로우킥, 미들킥 등을 즐겨쓰는 모습이 연상된다.

로우킥, 미들킥 등에 능한 타격가는 상대가 쉽지 않지만 때로는 이것을 이용해 킥 캐치나 테이크다운 타이밍을 잡는 선수도 늘어가고 있다. 제각각 일장일단이 있는 것이다. 아이러니하게도 톰슨은 빼어난 발차기를 자랑하면서도 로우킥, 미들킥을 즐겨 쓰지 않는다. 다양한 킥 공격을 여러각도에서 각기 다른 타이밍으로 차는지라 상대의 대응 선택지를 줄여버린다.

톰슨이 옆으로 서는 스탠스로 플레이를 진행해 나갈 경우 각이 좁아져 때리기가 쉽지 않다. 반대로 톰슨은 다양한 킥과 펀치로 다채로운 공격을 구사한다. 옆으로 선 자세에서 바로 나가는 옆차기를 비롯 하이킥, 미들킥, 로우킥, 돌려차기, 엑스킥, 나래차기, 브라질리언 킥 등 어떤 공격이 나올지 예상하기 쉽지 않다.

크고 빠른 선수가 다양한 스탠스로 스텝을 밟으며 생소한 공격까지 섞어주는지라 스탠딩 싸움이 오래지속 될 경우 빼앗긴 흐름을 되찾아오는 것은 매우 어렵다. 이러한 테크니션을 깨는 방법 중 하나는 자신도 데미지를 각오하고 구석에 몰아붙여 난타전을 유도하는 것이다. 최대한 움직일 수 있는 각을 좁혀야만 그나마 승산을 볼 수 있다.

설상가상으로 톰슨은 운영능력에서도 정상급 노련미를 자랑한다. 상대가 거칠게 인파이팅으로 들어오면 한발 앞서 미리 뒤로 물러나 아예 케이지를 타고 도는 플레이를 통해 다시금 자신의 거리를 만들어버린다. 가만있자니 원거리 킥의 표적이 되고, 밀어붙여도 잡히지 않는지라 상대 입장에서는 미칠 노릇이다.

톰슨은 타격 전후 동작이 매우 뛰어나다. 짧은 펀치 후 상대가 반격하려는 찰나 달라붙듯 붙는 움직임 등을 통해 셋업동작을 끊는가 하면, 가까워지면 밀어내며 카운터를 노린다. 클린치 싸움을 즐기는 유형은 아니지만 유효 적절하게 잘 활용한다. 

타격을 하면서도 톰슨의 스텝은 멈추지 않는다. 정타를 맞추고 사이드로 돌거나 사각으로 빠지면 상대는 순간적으로 시야에서 사라지는 듯한 느낌마저 든다. 어느 정도 거리를 잡으면 근거리에서 밀고 당기고 돌아 나오는 톰슨의 잔 동작에 리듬을 뺏기고 만다.

예상하지 못한 타이밍에서 다양한 킥으로 끊어 차고 밀어 차며 리듬을 깬다. 가드를 굳히고 거리를 엿보자니 끊임없이 이어지는 타격이 신경 쓰이고, 적극적으로 쫓아다니면 어느새 신기루에 빠져 길 잃은 꼴이 되고 만다. 톰슨의 이 같은 패턴에 흐름을 잃고 멘탈 붕괴가 온 선수가 한둘이 아니다.
 
여전한 노익장, 건재 과시할까?
 
1983년생 톰슨은 격투가로서 많은 나이다. 끊임없이 세대교체가 되고 있는 웰터급의 수준과 선수층을 보면 지금까지 버티고 있는게 놀라울 정도다. 아직까지의 톰슨은 생존 수준을 넘어 여전히 건재함을 과시하고 있다. 그는 2018년 대런틸, 2019년 앤소니 페티스에게 연달아 패배를 기록하며 커리어 처음으로 연패를 당했다.

하지만 경기 내용을 보면 아쉬움도 살짝 묻어난다. 틸과의 경기는 톰슨의 손이 올라가도 이상하지 않을 내용이었고, 페티스에게는 잘 풀어나가다가 예상치 못한 한방을 허용하며 KO패를 당했다. 이를 입증하듯 이후 2연승으로 다시금 치고 나가고 있다. 불혹을 눈앞에 두고 있지만 체급내 누구도 톰슨을 상대로 쉬운 경기를 가져가기는 여전히 힘들다.

이번에 격돌한 번즈는 어려운 상대다. 지난 2월 카마루 우스만에게 패하기는 했으나 이전까지 6연승을 달리며 뜨거운 상승세를 자랑했다. 19승 중 넉아웃 승리가 6번(32%), 서브미션 승리가 8번(42%)에 달할 정도로 타격, 그래플링에서 고른 기량을 갖추고 있다.

지금까지 보여온 경기 스타일상 두 선수의 대결은 누가 자신의 거리에서 경기를 풀어나갈 수 있느냐에 따라 승패가 갈릴 공산이 크다. 전형적인 스트라이커 톰슨은 거리가 멀어질수록 할 게 많아진다. 발차기에 능한 데다 리치까지 길어 원거리 운영이 익숙한 톰슨에 비해 순간 폭발력이 강점인 번즈는 자신의 특기를 살려 어떻게든 빈틈을 비집고 들어가야 한다.

과거 타이론 우들리가 그랬듯, 파고들어서 거리가 좁혀진 상황서 번즈는 타격, 더티복싱, 테이크다운 시도 등 어떤 식으로든지 톰슨에게 데미지를 입히거나 부담을 안겨줄 필요가 있다. 실패가 거듭되면 톰슨의 원거리 테크닉은 가속이 붙을 것이고 시간이 지날수록 흐름을 빼앗기게 될 가능성이 높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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