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축구계를 양분하고 있는 유럽과 남미가 새로운 최강자를 가리는 마지막 경기만을 남겨두고 있다. 오는 11일 오전 9시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의 마라카낭 경기장에서 열리는 '2021 코파 아메리카(남미축구선수권대회) 결승전'에서 남미축구의 양강 브라질과 아르헨티나가 격돌한다. 이어 12일 오전 4시 영국 런던의 웸블리 스타디움에서 펼쳐지는 '유로 2020(유럽축구선수권대회)' 결승전에서 '축구종가' 잉글랜드와 '아주리 군단' 이탈리아가 격돌한다. 두 경기 모두 축구 명가들의 자존심이 걸린 빅매치다.

[코파] 브라질 vs. 아르헨티나... 메시와 네이마르의 '간절함'
 
 파케타와 네이마르의 골 세리머니

파케타와 네이마르의 골 세리머니 ⓒ 로이터/연합뉴스

 
브라질과 아르헨티나는 남미축구를 대표하는 최대의 라이벌이다. 특히 두 팀의 에이스인 리오넬 메시(아르헨티나)와 네이마르(브라질)는 현존하는 세계 최고의 선수들로 꼽히며 FC바르셀로나에서 한솥밥을 먹었던 절친 사이이기도 하다.

양팀이 코파 아메리카 결승에서 만나는 건 베네수엘라에서 열린 2007년 대회 이후 14년 만이다. 당시에는 브라질이 아르헨티나를 꺾고 3-0으로 완승했다. 브라질은 직전 2019 대회 디펜딩챔피언으로 대회 2연패이자 통산 10번째 우승에 도전하고 있다.

아르헨티나가 역대 코파에서 브라질보다 더 많은 14차례나 우승했지만 마지막 우승은 1993년으로 무려 28년 전이다. 아르헨티나는 이 기간 무려 준우승만 4차례나 기록하는 아쉬움을 겪은 바 있다. 만일 아르헨티나가 올해 우승컵을 들어 올리면, 우루과이(15회)와 함께 역대 최다 우승 타이기록을 세울 수 있다.

이번 대결의 최대 관전포인트는 역시 메시와 네이마르, 두 간판스타 중 누가 먼저 '국가대표팀 메이저대회 무관'의 불명예를 벗어나느냐다. 당대 최고의 선수로 꼽히며 클럽무대에서 수많은 우승트로피를 휩쓸었던 두 선수지만 유독 국가대표팀 유니폼을 입으면 우승과 인연이 없었다. 메시와 네이마르 모두 올림픽 금메달 등 연령대별 대회에서는 우승 경험이 있지만, A팀에서는 번번이 우승 문턱에서 좌절했다. 그나마 네이마르는 2013년 국제축구연맹(FIFA) 컨페더레이션스컵 우승 경력이 있지만 월드컵이나 대륙선수권만큼의 메이저대회로 인정받지는 않는다.

특히 30대 중반에 접어든 메시는 이번이 어쩌면 마지막 코파 아메리카가 될 가능성이 높다. 이번이 통산 10번째 메이저대회 도전인 메시는 축구인생 동안 4번의 월드컵 본선에 출전했고 코파에는 6번째 도전이지만 준우승만 3번을 차지하는 데 그쳤다. 메시는 이번 대회 6경기에서 4골 5도움을 올리는 맹활약으로 팀의 결승진출을 이끌었다. 아르헨티나가 기록한 11골 중 9골에 관여했고 득점과 도움 모두 1위에 오르며 노장투혼을 과시했다. 동시대를 풍미한 라이벌 크리스티아누 호날두가 지난 유로2016 우승으로 '국가대표 무관'의 수렁을 먼저 벗어났기에 메시에게는 더욱 간절한 기회다.

네이마르는 이번 대회에서 2골 3도움을 기록중이다. 득점 공동 3위이며 도움은 메시에 이어 2위다. 브라질은 지난 2019년 대회에서 정상에 올랐지만 당시 네이마르는 발목 부상으로 출전하지 못하며 동료들의 우승을 지켜만 봐야 했다. 바르셀로나에서 항상 메시의 그늘에 가려 2인자에 머무는 데 만족하지 못했던 네이마르로서는 메시의 팀을 넘어 자신의 능력으로 국가대표팀 첫 우승을 이뤄낼 수 있는 기회라는 점에서 동기부여가 남다를 수밖에 없다.

[유로] 잉글랜드 vs. 이탈리아... 비슷한 컬러의 두 팀, 접전 예상
 
스털링-케인-헨더슨 잉글랜드의 케인이 유로 2020 4강 덴마크전서 역전골을 넣은 이후 팀 동료 스털링, 헨더슨과 기쁨을 나누고 있다.

▲ 스털링-케인-헨더슨 잉글랜드의 케인이 유로 2020 4강 덴마크전서 역전골을 넣은 이후 팀 동료 스털링, 헨더슨과 기쁨을 나누고 있다. ⓒ 유로 2020 공식 트위터 캡쳐

 
잉글랜드와 이탈리아의 유로 2020 결승전도 놓칠 수 없는 빅매치다. 두 팀 모두 전통의 축구강호라는 명성이 무색하게 유로 우승컵과는 오랫동안 인연을 맺지 못했다. 잉글랜드는 결승 진출 자체가 사상 최초다. 1968년과 1996년 대회에서 두 차례 준결승까지 오른 게 종전 최고 성적이었다. 이탈리아도 자국에서 열린 1968년 대회에서 딱 한 번 우승한 게 전부다. 최근 들어서는 2000년, 2012년 대회에서 결승에 올랐으나 당시 세계 최강을 호령하던 프랑스와 스페인의 벽을 넘지 못하고 모두 준우승에 만족해야 했다.

잉글랜드는 그동안 축구종가라는 자부심과는 달리, 국가대표팀은 메이저대회에서 약하다는 징크스가 있었다. 이는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이라는 세계 최고의 프로리그와 스타 선수들을 보유하고도 끊임없이 '거품'이라는 조롱을 당하는 빌미가 됐다.

하지만 가레스 사우스게이트 감독이 부임한 2018년 이후 최근에는 2018 러시아월드컵과 2019 네이션스리그 4강에 이어 유로2020 결승진출 등으로 잇단 선전을 거듭하며 명가의 자존심을 회복했다. 이번 대회에서는 '천적' 독일과 '돌풍의 팀' 덴마크를 잇달아 제압하며 상승세를 타고 있는 데다 결승에서도 홈 어드밴티지를 안고 있어서 우승에 대한 기대감이 더욱 높다. 4골을 넣은 해리 케인(토트넘), 3골을 기록중인 라힘 스털링(맨체스터 시티)의 결정력, 견고한 수비조직력을 바탕으로 한 역습이 잉글랜드의 강점이다.

다만 잉글랜드는 결승진출 과정에서 논란이 좀 있었다. 덴마크와의 4강전에서 잉글랜드의 결승골을 유도해낸 스털링의 '다이빙' 논란과, 케인의 PK시도 과정에서 덴마크 골키퍼 슈마이켈에게 쏟아진 홈관중들의 '레이저 저격' 논란 등이다. 주제 무리뉴와 아르센 벵거 등 유명 축구전문가들 사이에서도 잉글랜드의 PK가 오심이었다는 의견이 쏟아지고 있다. 잉글랜드는 1966년 자국에서 열린 월드컵 우승 때도 득점 장면에서 결정적 오심의 수혜를 입었다는 논란에 휩싸인 바 있다. 이 장면도 잉글랜드의 우승 여부와 별개로 두고두고 꼬리표로 남을 가능성이 높다.

이탈리아는 지난 2018 러시아 월드컵에서 60년 만의 본선 진출 실패라는 망신을 극복하고 이번 유로에서 화려하게 부활했다. 로베르토 만치니 감독이 지휘봉을 잡은 이래 이탈리아는 스페인과의 지난 승부차기(4-2, 공식적으로는 무승부) 승리까지 자국 역사상 A매치 최다 기록인 33경기(27승6무) 무패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만치니 감독은 부임 당시 과감한 무한경쟁과 체질 개선을 통하여 역대 최저인 20위까지 떨어진 이탈리아의 FIFA 랭킹을 7위까지 끌어올렸다. 빗장수비로 대표되는 지키는 축구 이미지가 강했던 이탈리아였지만 이번 대회에서 12골을 터트려 스페인(13골)에 이어 최다 득점 2위이고, 실점도 3실점에 그쳐 공수를 겸비한 팀으로 탈바꿈했다. 케인이나 호날두같은 대형 공격수는 없지만, 마누엘 로카텔리-조르지뉴-니콜로 바렐라 등이 중심이 된 탄탄한 중원, 공격수 치로 임모빌레를 비롯해 5명의 선수가 2골씩을 기록하는 등 다양하고 균형잡힌 공격루트가 돋보인다.

이탈리아는 결승전에서 원정의 불리함을 극복해야 한다는 숙제가 있지만, 메이저대회 결승만 총 10차례(월드컵 6회, 유로 4회)에 이르는 풍부한 경험 면에서는 1996년 월드컵 우승 이후 45년 만에 메이저대회 결승무대를 밟아본 잉글랜드보다 확실히 우위에 있다는 평가다. 두 팀 모두 이번 대회에서 수비와 역습에 강점이 있는 팀컬러와 비슷하다는 점에서 또 한 번 승부차기까지 가는 접전이 될 가능성도 높아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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