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쿄올림픽 무관중 개최 결정을 보도하는 일본 NHK 갈무리.

도쿄올림픽 무관중 개최 결정을 보도하는 일본 NHK 갈무리. ⓒ NHK

 
오는 7월 23일 개막하는 도쿄올림픽이 코로나19 확산에 따라 도쿄를 비롯한 수도권 경기장에 일반 관람객을 들이지 않는 '완전 무관중' 형태로 개최하게 됐다.

일본 공영방송 NHK에 따르면 8일 저녁 올림픽 개최지인 도쿄에 코로나19 긴급사태를 선포한 일본 정부는 관계 지자체와 회의를 열어 도쿄도, 사이타마, 가나가와, 지바현 등 수도권 4개 지역(1도 3현)에서 열리는 모든 올림픽 경기를 무관중으로 치르기로 했다.

곧이어 일본 정부, 도쿄도, 도쿄올림픽·패럴림픽 조직위원회, 국제올림픽위원회(IOC), 국제패럴림픽위원회(IPC) 등 올림픽 관련 대표가 참여한 5자 회담에서 최종 의결했다. 

도쿄올림픽의 대부분 경기는 수도권 지역에서 열린다. 다만 미야기(축구), 후쿠시마(야구·소프트볼), 이바라키(축구), 시즈오카(사이클) 등 수도권 외 지역에서는 경기장 관중 수용 정원의 50% 혹은 최대 1만 명까지 관중 입장을 허용하기로 했다. 

또한 축구, 마라톤, 경보 경기가 열리는 홋카이도에 대해서는 결정을 내리지 못했으며, 8월 24일 개막하는 패럴림픽의 관중 수용 여부는 올림픽이 끝난 후 도쿄의 코로나19 상황에 따라 추후 결정하기로 했다. 

유관중 개최 집착하던 스가... 성난 민심에 '백기' 

이로써 도쿄올림픽은 1896년 그리스 아테네에서 제1회 올림픽이 열린 이후 처음으로 관중 없이 치르는 올림픽이 됐다. NHK는 무관중 개최로 인해 900억 엔(약 9423억 원)의 입장권 수익이 날아가게 됐다고 전했다.

지난달 일본 정부는 경기장 정원의 50% 혹은 최대 1만 명의 관중을 들이겠다는 방침을 정한 바 있다. 당시 스가 요시히데 일본 총리는 여론의 반대를 달래기 위해 "도쿄에 긴급사태가 선포할 경우 무관중 개최도 불사하겠다"라고 약속했다.

일본 정부와 조직위는 프로야구나 프로축구 경기장에서 관중을 들여도 집단 감염이 발생하지 않았다는 것을 올림픽 유관중 개최의 근거로 들었다. 

반면에 일본 정부 산하 코로나19 대책 전문가 분과회를 이끄는 오미 시게루 회장은 "올림픽은 대회 규모나 관심도가 일반 프로스포츠 경기와 다르고, 대회 기간도 여름방학 및 명절과 겹치기 때문에 감염 확산의 위험이 크다"라고 지적했다. 
 
 도쿄올림픽 메인 스타디움인 일본 국립경기장 전경

도쿄올림픽 메인 스타디움인 일본 국립경기장 전경 ⓒ 도쿄올림픽 조직위 홈페이지

 
그러다가 이달 들어 전염력이 강한 '델타 변이'가 일본에도 들어오고, 백신 접종률이 낮은 수도권의 20~30대 젊은 층을 중심으로 감염자가 폭발적으로 증가하면서 상황이 급변했다.

일본 정부는 개·폐회식을 비롯해 축구, 야구 등 대형 경기장과 야간 시간에만 열리는 경기만 무관중으로 치르는 절충안을 내세웠지만, 지난 4일 '총선 전초전'으로 불리던 도쿄도의회 선거에서 집권 자민당은 목표로 삼았던 과반 의석에 크게 못 미치며 사실상 참패를 당했다. 

올림픽 유관중 개최를 강하게 반대하는 민심을 확인한 스가 총리는 올가을 치러질 총선을 의식해 결국 무관중 개최를 받아들였다. 

"관중 없어도 선수들 힘낼 수 있는 분위기 만들어야"

올림픽 개막을 불과 2주 앞두고 무관중 개최를 결정한 도쿄올림픽은 대회 운영 및 관리 체계를 전면 수정하게 됐다. 일본 정부 관계자는 "관중이 없어도 선수가 힘을 낼 수 있는 분위기를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라고 말했다 .

스가 총리는 이날 도쿄에 코로나19 긴급사태를 선포하는 기자회견에서 "도쿄에서 감염이 확산하면 전국으로 퍼지게 된다. 이는 절대로 막아야 한다"라고 올림픽 무관중 개최 결정의 배경을 밝혔다. 

이어 "코로나19라는 위기에 맞서 전 세계가 하나가 되고, 인류의 노력과 지혜로 극복할 수 있다는 메시지를 도쿄올림픽을 통해 보여주겠다"라며 "(올림픽을) 안전하게 성공시켜 미래를 살아갈 어린이들에게 꿈과 희망을 주며 역사에 남을 대회로 만들고 싶다"라고 강조했다.
 
 스가 요시히데 일본 총리의 도쿄 지역 코로나19 긴급사태 선포 기자회견을 중계하는 NHK 갈무리.

스가 요시히데 일본 총리의 도쿄 지역 코로나19 긴급사태 선포 기자회견을 중계하는 NHK 갈무리. ⓒ NHK

 
고이케 유리코 도쿄도지사도 "경기장에서 직접 올림픽을 관람하고 싶었던 분들이 많을 것으로 안다"라며 "안타깝지만, 가족과 함께 집에서 안전하게 올림픽을 즐기시길 바란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세계가 코로나19로 인해 아픔을 겪고 있는 가운데, 그동안 열심히 훈련을 거듭해온 선수들이 한자리에 모여 경쟁하며 스포츠의 힘으로 용기와 단결, 연대를 보여주는 대회가 될 것으로 기대한다"라고 덧붙였다. 

올림픽이 열리는 동안 도쿄에 머물기 위해 이날 일본에 입국한 토마스 바흐 IOC 위원장은 "안전한 대회를 위한 일본 정부의 어떤 결정도 지지하고 존중한다"라며 "다만 이번 결정과 관련해 선수들과 관중들에게는 깊이 유감"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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