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편의 드라마를 썼던 덴마크가 마지막 고비를 넘기지 못한 채 결승진출에 실패했다.

덴마크는 8일 새벽(한국시각) 영국 런던의 웸블리 스타디움에서 열린 'UEFA EURO 2020' 준결승전 잉글랜드와의 경기에서 연장전 끝에 1-2로 패했다.

이로써 지난 1992년 이후 29년 만에 결승진출을 노린 덴마크의 꿈은 아쉽게 멈추게 되었고 잉글랜드는 우승을 놓고 이탈리아와 한 판 승부를 펼치게 됐다.

연장승부 끝에 패한 덴마크... 그 와중에 빛난 슈마이켈 골키퍼의 활약

경기 주도권은 잉글랜드가 잡았다. 볼 점유율 57대43의 우위를 바탕으로 슈팅수 20대6등 잉글랜드의 일방적인 공세속에 경기가 이뤄졌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

그러나 덴마크도 쉽사리 물러서지 않았다. 윙백들의 영향력이 감소하면서 장점이었던 빠른 속공이 이뤄지지 않았지만 시몬 키에르를 중심으로 한 수비진이 안정적인 수비를 선보이면서 잉글랜드의 공격을 차단했다.

오히려 선제골은 덴마크의 몫이었다. 전반 30분 프리킥 상황에서 담스고르가 무회전 킥을 시도했고 이것이 잉글랜드 골문에 정확히 꽂히면서 덴마크가 리드를 가져갔다. 이 득점은 잉글랜드의 이번대회 첫 실점이 됐다.

하지만 리드는 불과 9분 만에 끝났다. 해리 케인을 중심으로 부카요 사카와 라힘 스털링의 스피드를 활용한 공격으로 상대 배후공간을 노린 잉글랜드의 공격에 덴마크의 수비가 무너지고 말았다. 전반 39분 케인의 패스를 받은 사카가 낮게 크로스 올린 것이 덴마크 주장 카예르의 몸을 맞고 골로 연결되면서 동점이 되었다.

그럼에도 덴마크는 쉽게 무너지지 않았다. 캐스퍼 슈마이켈 골키퍼의 선방이 있었기 때문. 전반 12분 라힘 스털링의 슈팅을 안정적으로 막아낸 것을 시작으로 37분에도 스털링에게 찾아 온 결정적인 득점기회 역시 몸을 날려 막아냈다. 

후반 9분 프리킥 상황에서 메이슨 마운트가 올려준 볼을 해리 매과이어가 헤더슛으로 연결했으나 몸을 날려 막아낸 슈마이켈 골키퍼는 후반 27분 마운트의 크로스도 안정적으로 쳐낸 데 이어 종료직전 매과이어의 헤더슛 역시 안정적인 캐치로 막아냈다. 이어 연장전반 4분 해리 케인의 슈팅 역시 손 끝으로 막아내며 잉글랜드에게 쉽게 득점을 허락하지 않았다.

그러나 슈마이켈 골키퍼의 활약에도 덴마크는 한 고비를 넘기지 못했다. 연장전반 11분 페널티박스 안에서 돌파를 시도하던 잉글랜드 스털링이 덴마크의 왼쪽 윙백 요아킴 말레에게 걸려 넘어져 페널티킥이 선언되었다. 이 상황에서 키커로 나선 케인의 슈팅을 슈마이켈 골키퍼가 막아냈으나 흘러나온 볼을 다시 케인이 성공시키면서 결승골로 이어졌다. 스털링이 파울을 얻어낸 장면을 다시 돌아보면 파울을 선언할 정도의 플레이가 아니었다는 점을 봤을때 덴마크 입장에선 아쉬울 수도 있었다.

덴마크는 아쉽게 연장전 끝에 패했지만 슈마이켈 골키퍼는 이날 무려 9차례의 선방으로 덴마크의 최후방을 완벽하게 사수하는 모습을 보여줬다.

많은 이들에게 감동 준 덴마크, 박수받기에 충분했다

이번 대회에서 다크호스정도로 여겨졌던 덴마크의 4강진출을 예상하는 이는 사실상 전무했다.

특히 조별리그 2경기에서 2패를 기록한 데 이어 팀의 에이스인 크리스티안 에릭센이 급성 심정지로 전력에서 이탈하는 등 대회 초반만 해도 덴마크에게 어두운 그림자가 드리워졌었다.

그러나 러시아와의 조별리그 3차전서부터 봉인되었던 덴마크의 '다이너마이트' 가 본격적으로 터지기 시작했다. 러시아전 4-1 승리를 시작으로 웨일즈전 4-0, 체코전 2-1 승리를 기록하는 등 한 번 상승세를 타기 시작한 덴마크의 저력은 갈수록 향상됐다.

덴마크의 상승세 원동력으로 3-4-3 포메이션의 변화를 들 수 있다. 센터백 숫자를 늘려 수비를 두텁게 함과 동시에 좌우 윙백과 공격수 3명이 빠른 스피드를 활용한 속공을 펼친 덴마크는 이를 통해 공수밸런스가 잡히는 효과를 보면서 10득점에 2실점이란 결과를 가져오게 됐다.

여기에 신성 미켈 담스고르의 활약도 빼놓을 수 없었다. 에릭센의 이탈 이후 기회를 잡기 시작한 그는 단숨에 덴마크의 공격첨병역할을 수행하기 시작하며 이번대회 2골 1도움으로 팀의 상승세를 이끌었다. 담스고르의 활약을 중심으로 돌베리, 브레이스웨이트의 영향력까지 살아난 덴마크는 윙백들과의 시너지효과가 나면서 활화산같은 공격을 펼칠 수 있었다.

그러나 마지막 고비를 넘기지 못했다. 잉글랜드와 준결승전을 치른 덴마크는 잉글랜드 홈 팬들의 일방적인 응원 속에 수세에 몰리는 경기를 펼치면서도 연장전까지 끌고가는 저력을 발휘했으나 석연찮은 페널티킥 판정에 눈물을 흘려야만 했다.

여기에 교체작전도 아쉬움을 남겼다. 덴마크 캐스퍼 휼만 감독은 1대1 로 맞서던 후반 22분 담스고르와 돌베리를 빼고 뇌르고르와 유수프 폴센을 교체했는데 이 교체가 결국 덴마크의 발목을 잡고 말았다.

두 선수의 활약으로 인해 탄탄한 수비를 자랑하는 잉글랜드를 상대로 밀리지 않는 경기를 펼쳤지만 이들이 빠진 이후 이른 시간에 지키기 작전에 돌입하면서 결국 남은시간동안 원사이드 게임으로 경기가 진행될 수밖에 없었다. 이로 인해 연장전 역전을 허용했음에도 공격카드가 없어진 덴마크는 선수들의 체력저하까지 맞물리면서 경기를 원점으로 돌리는 데 실패했다.

지난 유로 1992때처럼의 깜짝 우승은 이뤄지지 않았지만 4강에 오르는 과정에서 덴마크는 상당히 인상적인 경기를 선보였다. 능동적인 전술운용과 확실한 팀 컬러를 보여준 데 이어 에릭센을 향한 동료애를 선보이며 '원 팀'의 모습을 보여준 덴마크의 여정은 어느 때보다 찬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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