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열렸던 청룡기 고교야구전국대회의 모습.

지난해 열렸던 청룡기 고교야구전국대회의 모습. ⓒ 박장식


올해도 7월에 청룡기가 찾아왔다. 

대한야구소프트볼협회와 조선일보, 스포츠조선이 주최하는 제76회 청룡기 전국고교야구대회 겸 주말리그 왕중왕전이 6일부터 서울 목동야구장과 신월야구공원에서 펼쳐진다. 이번 대회에는 총 47개의 학교와 클럽 팀이 참가해 일흔여섯 번째 청룡기의 패권을 놓고 승부를 펼치고 있다.

이번 대회에는 어김없이 2년 전 우승 학교인 유신고등학교, 지난해 우승 학교인 장충고등학교를 비롯해 지역에서 야구로 이름을 날리는 여러 고등학교가 총출동했다. 올해도 청룡기에서는 여러 이변이 펼쳐지고, 잘 알려지지 않았던 원석같은 학교들이 배출되는 가운데 흥미진진한 예선 라운드가 펼쳐지고 있다.

대회 관통하는 장마... 어떤 변수 될까

청룡기는 '비를 몰고 다니는 대회'라는 별명이 붙어있다. 여름의 한복판에 열리는 대회 특성상 장마비가 내리는 때와 대회 기간이 겹치는 탓에 빗속에서 경기를 치르기도 하고, 그라운드가 진흙탕이 되어 경기를 중단해야 하는 경우도 왕왕 생겨나기 때문이다.

당장 지난해 대회도 그랬다. 당초 8월 3일 마무리될 예정이었던 제75회 청룡기는 장마로 인해 계속 대회 일정에 차질을 빚었다. 급기야 주최 측에서 대회를 한 주 순연하는 초강수를 쓰기도 했다. 심지어 지난해 10월 열렸던 결승전에서도 갑작스러운 폭우로 인해 서스펜디드 경기가 선언되며 11일에서야 대회가 마무리되는 일이 벌어지기도 했다.

올해도 장마전선이 북상하는 시기가 청룡기와 정확히 겹친다. 기상청 일기예보에 따르면, 오는 8일부터 12일까지 비 소식이 있다. 올해 장마는 지난해에 비해 길지 않다는 희소식도 있고, 예선 중간에 이틀 정도 예비일이 편성되었다지만 그럼에도 긴 기간임에는 틀림없다.

특히 비로 인해 서스펜디드 처리된 경기에서는 경기의 흐름이 바뀌거나, 빗속 혈투를 펼치던 중에 승패가 좌우되는 상황도 적잖이 벌어지기 때문에 특히 선수들과 현장 코칭스태프로서는 민감할 수밖에 없다. 이러한 기상 상황을 이겨내고 승리를 거머쥘 팀이 어떤 팀이 될지 주목하게 된다.

벌써부터 '이변' 펼쳐지고, 명승부도 예고
 
 지난해 청룡기 우승을 차지했던 장충고등학교,

지난해 청룡기 우승을 차지했던 장충고등학교, ⓒ 박장식

 
대회가 시작하기가 무섭게 벌써 이변도 여럿 터져나왔다. 6일 오후 12시 30분 열린 인천고등학교와 부천고등학교의 경기는 연장 10회 말 승부치기에서 결판이 났다. 부천고등학교가 역전 끝내기 승리를 얻어내는 데 성공하며 예선 2회전에 진출하는 뜻밖의 주인공이 되었다.

지난해 봉황대기 우승 기록이 있는데다, 올해 황금사자기에서도 준수한 성적을 보인 인천고등학교는 이날 경기부터 지난해 고교 최동원상을 수상한 팀의 에이스 윤태현을 등판시키는 등 신경을 썼다. 그러나 부천고등학교가 연장전에서 승리를 거두며 인천고등학교 선수들은 집으로 돌아가야만 하는 신세가 되었다.

7일에는 지난해 협회장기에서 우승을 거둔 덕수고등학교가 재건을 꿈꾸는 북일고등학교를 상대로 7회 콜드게임 승리를 거두는 일도 벌어졌다. 두 학교는 우승후보로 하마평에 오를 정도인 만큼 명승부가 예상되었지만, 북일고의 타선이 침묵하고, 덕수고가 상대 마운드의 빈틈을 파고들며 덕수고등학교가 손쉽게 승리를 거두었다.

특히 덕수고등학교는 올해 KBO 리그의 '탈꼴찌' 다툼을 두고 '심준석 리그'라는 별명을 붙게 한 탈고교급 투수 심준석이 있는 팀이다. 심준석이 팔꿈치 염증으로 출전하지 못한 가운데에서도 덕수고는 승리를 거두며 앞으로의 토너먼트 진행 방향에 초록불을 켰다.

예선에서 '우승 후보'가 만나는 경우도 예년 대회가 그랬듯 생겨난다. 8일 신월야구장에서는 광주제일고등학교와 장충고등학교가 만나 외나무다리 위 싸움을 벌이고, 8일 목동야구장에서 세광고등학교와 광남고등학교가 맞붙는다. 여기서 승리한 학교가 12일 유신고등학교와 맞붙는다. 

올해 주목받을 학교, 그리고 선수는 어디?

올해 청룡기는 '우승의 맛'을 본 학교들이 적잖이 올라와 있다. 2019년 황금사자기와 청룡기에서 2연패를 차지했던 유신고등학교가 올해도 청룡기 대진표에 자리하고, 2012년부터 2014년까지 3연패, 2016년 우승까지 차지한 덕수고등학교 역시 벌써부터 토너먼트 한 가운데에 끼어 있다.

지난해 청룡기에서 2학년 선수들의 활약으로 우승을 거뒀던 장충고등학교 역시 올해 청룡기에서 2연패를 노린다. 특히 주축 선수들이 3학년이 되어 경험과 자신감이 더욱 쌓인 점도 주목할 만한 점이다. 과거 우승 경험이 있는 대구상원고등학교, 광주제일고등학교도 토너먼트를 해쳐나가 높은 자리에 설 수 있을 지 주목된다.

하지만 가장 주목받는 학교와 선수는 이번 대회를 통해 재발견되는 학교와 선수일 수밖에 없다. 올해는 어떤 학교가 '강호'로 분류되는 다른 학교들을 물리치고 높은 자리에 설 수 있을까. 그리고 어떤 선수가 뜻밖의 호투, 그리고 프로에서도 통할 슈퍼캐치와 타격으로 이목에 오를지 기대해볼 만 하다.

올해 청룡기도 어김없이 목동야구장에서의 모든 경기가 중계된다. 16강전까지의 모든 경기는 대한야구소프트볼협회 공식 유튜브에서 만나볼 수 있다. 8강부터 결승까지는 SPOTV를 통해 방송으로 만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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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중교통 기사를 쓰는 '자칭 교통 칼럼니스트', 그러면서 컬링 같은 종목의 스포츠 기사도 쓰고, 내가 쓰고 싶은 이야기도 쓰는 사람. 그리고 '라디오 고정 게스트'로 나서고 싶은 시민기자. - 부동산 개발을 위해 글 쓰는 사람 아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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