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BA는 이번 시즌 코로나19의 영향으로 예년보다 두 달 늦은 12월에 개막했고 팀 당 경기수를 82경기에서 72경기로 줄였다. 대신 플레이오프에서 각 컨퍼런스 9,10위 팀에게 플레이오프 진출 기회를 주는 '플레이 인 토너먼트'를 신설해 농구팬들의 관심을 유도했다. 이 때문에 이번 시즌 플레이오프에서는 예년보다 더 많은 변수와 이변이 일어났다.

이번 파이널에는 르브론 제임스와 앤서니 데이비스가 이끄는 지난 시즌 우승팀 LA레이커스와 '판타지 스타' 스테판 커리의 골든 스테이트 워리어스, 역대급 빅3를 구성한 브루클린 네츠, 6번시드로 돌풍을 일으킨 애틀랜타 호크스가 모두 파이널에 진출하지 못했다. 특히 양대 컨퍼런스에서 1번 시드를 받았던 유타 재즈와 필라델피아 76ers가 모두 컨퍼런스 세미 파이널에서 탈락하는 이변이 일어났다.

이처럼 많은 강 팀들이 파이널로 가는 관문을 통과하지 못한 채 이번 파이널은 '무결점 포인트가드' 크리스 폴이 이끄는 피닉스 선즈와 '그리스 괴인' 야니스 아데토쿤보가 버틴 밀워키 벅스의 대결로 결정됐다. 창단 후 첫 파이널 우승을 노리는 피닉스와 카림 압둘-자바,오스카 로버슨이 활약하던 1971년 이후 50년 만에 2번째 우승에 도전하는 밀워키의 파이널은 오는 7일(이하 한국시각)부터 7전4선승제로 진행될 예정이다.

'무결점 가드' 크리스 폴은 우승반지 얻을까

1968년에 창단한 피닉스는 8번째 시즌이었던 1975-1976 시즌 첫 파이널 무대를 밟았지만 보스턴 셀틱스에게 2승4패로 패하며 준우승에 머물렀다. 80년대 꾸준히 플레이오프에 진출하고도 우승권과는 거리가 있었던 피닉스는 1992년 필라델피아와의 3:1 트레이드를 통해 슈퍼스타 찰스 바클리를 영입했다. 하지만 하늘은 바클리와 마이클 조던을 동시대에 활약하게 했고 피닉스는 조던의 벽에 막혀 또 한 번 우승 문턱에서 좌절했다.

피닉스는 바클리 시대 이후에도 제이슨 키드와 앤퍼니 하더웨이, 스티브 내쉬, 아마레 스타더마이어,션 메리언 같은 뛰어난 재능들을 앞세워 꾸준히 우승에 도전했다. 하지만 플레이오프에서 번번이 서부 컨퍼런스의 강 팀을 만나며 패했고 피닉스는 2009-2010 시즌을 끝으로 10시즌 연속 플레이오프 진출 실패라는 깊은 암흑기에 빠졌다.

그렇게 팀이 힘든 시절을 보내던 사이 피닉스에는 데빈 부커와 디안드레 에이튼이라는 뛰어난 재능들이 합류했고 이들을 하나로 묶을 수 있는 몬티 윌리엄스 감독과 포인트가드 폴이 가세했다. 폴 합류 후 전력이 급상승한 피닉스는 정규리그에서 서부컨퍼런스 2위를 차지했고 플레이오프에서 르브론의 레이커스, 니콜라 요키치의 덴버 너기츠, 폴 조지의 LA클리퍼스를 연파하며 창단 후 3번째 파이널 진출에 성공했다.

피닉스의 '믿는 구석'은 역시 '무결점 포인트가드' 크리스 폴이다. 폴은 만35세로 전성기가 지났다는 평가를 받고 있음에도 여전히 승부처에서 놀라운 집중력을 발휘하며 피닉스를 파이널로 이끌었다. 특히 폴은 클리퍼스와의 서부컨퍼런스 파이널 6차전에서 41득점8어시스트로 원맨쇼를 펼쳤다. 폴이 코트를 휘저으면 부커, 에이튼, 미칼 브릿지스, 제이 크라우더 등 피닉스의 나머지 선수들도 덩달아 춤을 출 수 있다.

노장 폴은 백업가드 카메론 페인과 출전시간을 나누며 어느 정도 휴식을 보장 받겠지만 확실한 백업이 부족한 부커와 에이튼은 파이널 기간 동안 매 경기 40분 내외의 출전시간을 소화해야 한다. 아무리 20대 초·중반의 젊은 선수들이라 해도 상당한 부담이 될 수 밖에 없다. 이번 파이널 피닉스의 우승 여부는 많은 시간을 소화해야 하는 부커와 에이튼의 체력과 부상, 그리고 파울관리 등에 따라 결정될 수도 있다는 뜻이다.

'그리스 괴인'의 마지막 목표는 파이널 우승

압둘-자바와 로버트슨 시대였던 1971년 첫 파이널 우승을 차지했던 밀워키는 3년 후 다시 파이널 무대를 밟았지만 보스턴에게 7차전까지 가는 접전 끝에 3승4패로 패했다. 그리고 밀워키가 다시 파이널에 초대 받기까지는 무려 47년의 시간이 필요했다. 르브론 제임스처럼 파이널 진출이 '연례행사'인 선수도 있지만 밀워키에게 파이널 진출은 반세기의 시간이 필요한 힘든 과업이라는 뜻이다.

밀워키의 오랜 목표였던 파이널 진출을 이룬 주역은 단연 '그리스 괴인' 아데토쿤보다. 2018-2019 시즌과 2019-2020 시즌 정규리그 MVP에 빛나는 아데토쿤보는 신장 211cm와 팔길이 226cm의 축복받은 신체조건을 살려 상대팀 골밑을 휘젓는다. 아직 만26세의 젊은 나이임에도 MVP 2회, 올NBA퍼스트팀3회,수비왕 1회, 올스타 5회 출전 등 NBA에서 파이널 우승을 제외한 모든 것을 이뤄냈다.

문제는 밀워키 전력의 절반이라 할 수 있는 아데토쿤보가 애틀랜타와의 동부 컨퍼런스 파이널에서 무릎을 다쳤다는 점이다. 실제로 아데토쿤보는 무릎부상으로 5,6차전을 결장했고 파이널 출전 여부도 확정되지 않았다. 아데토쿤보가 파이널에 출전한다 하더라도 정규리그에서 보여준 '괴인'의 퍼포먼스를 다시 선보일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아데토쿤보의 회복과 활약 여부가 이번 파이널 최대 변수가 될 수밖에 없는 이유다.

슈터 크리스 미들턴과 센터 브룩 로페즈가 피닉스의 부커,에이튼과 좋은 승부를 펼칠 것으로 기대되는 가운데 이번 파이널의 키를 쥐고 있는 또 한 명의 선수는 밀워키의 주전 포인트가드 즈루 할러데이다. 190cm의 신장과 뛰어난 공수균형을 가지고 있는 올스타 출신의 가드 할러데이가 피닉스 공격의 시작이 될 폴을 괴롭힌다면 밀워키는 한결 편안하게 시리즈를 주도해 나갈 수 있다.

이번 플레이오프에서 밀워키 팬들은 마치 월드컵 때처럼 매 경기마다 광장에 모여 열광적인 거리응원을 하고 있다. 물론 코로나 시국에 사람들이 거리에 밀집하는 것이 바람직한 일은 아니지만 그만큼 50년 만의 파이널 우승에 대한 밀워키 팬들의 열망이 강하다는 뜻이다. 밀워키를 연고로 하는 메이저리그 구단 밀워키 브루어스가 창단 후 50년 넘게 한 번도 월드시리즈 우승을 차지하지 못한 현 시점에서 벅스는 밀워키 스포츠 팬들의 유일한 희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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