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베르-라르센 덴마크의 돌베르가 유로 2020 체코와의 8강전서 두 번째 추가골을 터뜨린 이후 팀 동료 라르센과 기쁨을 나누고 있다.

▲ 돌베르-라르센 덴마크의 돌베르가 유로 2020 체코와의 8강전서 두 번째 추가골을 터뜨린 이후 팀 동료 라르센과 기쁨을 나누고 있다. ⓒ 덴마크 축구협회 트위터 캡쳐

 
'에릭센의 기적'과 함께 살아난 덴마크가 또 다시 이변을 연출했다. 상승세의 체코마저 제압하고, 유로 2020 4강에 오르는 감격을 맛봤다.
 
덴마크는 4일(한국시간) 아제르바이잔 바쿠에 위치한 바쿠 올림픽 스타디움에서 열린 유로 2020 8강전에서 체코에 2-1로 승리했다.
 
이로써 덴마크는 유로 1992 이후 29년 만에 4강 진출을 일궈내며, 통산 두 번째 우승에 도전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했다.
 
덴마크, 델레이니-돌베르 연속골 앞세워 체코 제압
 
덴마크는 지난 16강 웨일스전과 비교해 동일한 라인업을 들고 나왔다. 경기 시작한지 5분 만에 리드를 잡았다. 오른쪽에서 라르센이 올려준 코너킥을 델레이니가 프리 헤더로 골망을 갈랐다.
 
이후에도 위협적인 기회는 덴마크가 더 많이 창출했다. 전반 12분 수비 뒷 공간을 침투한 담스고르의 슈팅 강도는 다소 약했다. 전반 16분 다시 한 번 라르센과 델레이니가 슈팅을 이끌어냈지만 득점으로 연결되지 않았다.
 
전반 중반에는 체코의 오름세였다. 전반 21분 슈마이킬 골키퍼의 킥 미스로 체코에게 소유권을 내줬다. 이후 마소푸스트의 스루패스에 이은 홀레시의 슈팅은 골키퍼에 막혔다. 전반 34분 홀레시의 슈팅은 골키퍼 정면으로 향했다.
 
덴마크는 체코의 추격에 찬물을 끼얹었다. 전반 42분 왼쪽에서 맬레가 절묘한 아웃사이드 오른발 크로스를 박스 안으로 배달했고, 돌베르가 오른발 논스톱 슈팅으로 마무리지었다.
 
체코의 실하비 감독은 크르멘치크, 얀크토를 교체 투입하는 공격적인 승부수를 던졌다. 최전방에 시크-크르멘치크가 포진하는 4-4-2 포메이션 전환을 통해 덴마크를 상대했다. 체코는 후반 1분 만에 크르멘치크, 바라크의 두 차례 강력한 중거리 슈팅으로 덴마크를 위협했다.
 
체코는 후반 4분 한 골을 만회하는 데 성공했다. 쿠팔의 얼리 크로스에 이은 시크의 오른발 슈팅이 득점으로 연결됐다.
 
덴마크 휼만 감독도 교체 카드를 꺼냈다. 담스고르 대신 수비형 미드필더 뇌르고르를 투입해 포메이션을 3-4-3에서 3-5-2로 바꿨다. 두 번째 골을 터뜨린 돌베르를 불러들이고, 포울센을 넣으며 공격에도 소홀히 하지 않았다.
 
선수비 후역습을 나선 덴마크의 공격이 좀더 날카로웠다. 후반 23분 포울센이 단독 역습에 이은 슈팅 시도가 바츨리크 골키퍼에게 걸렸다. 후반 28분에도 바스의 크로스를 포울센이 오른발 슈팅으로 연결한 공은 바츨리크 골키퍼의 슈퍼 세이브로 인해 기회가 무산됐다.
 
후반 36분 옌센, 포울센, 맬레로 이어지는 패스 플레이로 멜레가 골키퍼와 일대일로 맞섰지만 골키퍼 선방에 막혔다.
 
체코는 많은 숫자의 선수들을 페널티 박스 안으로 이동시키며 롱패스에 치중하는 공격으로 총력전에 나섰다. 그러나 덴마크의 집중력과 투지는 체코를 앞섰다. 끈끈한 수비를 선보인 덴마크는 결국 한 골 차 리드를 지켜내며 승리를 거뒀다.
 
에릭센 부재 극복한 덴마크, 'Again 1992' 재현할까
 
이번 유로 2020 본선을 앞두고 덴마크는 최고의 다크호스로 평가받았다. 하지만 핀란드와의 조별리그 1차전에서 에이스 크리스티안 에릭센이 심정지로 쓰러지는 사고로 인해 정신적 충격을 극복하지 못하고, 0-1로 패했다.
 
그동안 덴마크는 에릭센에 대한 의존도가 매우 높은 팀으로 평가받았다. 평소 패스와 경기 조율에 능한 에릭센은 대표팀 유니폼을 입으면 엄청난 득점력을 뽐내며 덴마크 공격에 굉장한 영향력을 행사한 바 있다. 그래서 에릭센의 부재는 덴마크에게 치명적인 손실이었다. 벨기에와의 2차전에서는 뛰어난 경기력에도 불구하고 역전패하며 사실상 탈락 위기에 내몰렸다.
 
하지만 기적적으로 회복한 에릭센이 덴마크 대표팀 훈련장을 방문해 동료들을 격려했고, 동기부여를 얻은 선수들은 하나로 응집하며 마지막 러시아전을 4-1 대승으로 장식했다.
 
핀란드, 러시아와 1승 2패의 동률에도 불구하고 골득실에서 앞서 조2위로 16강에 진출한 것이다. 1, 2차전에서 2연패 이후 조별리그를 통과한 것은 유로 역사상 처음이다. 이른바 '코펜하겐의 기적'을 써낸 덴마크의 기세는 쉽게 사그라지지 않았다. 웨일스와의 16강전에서 4-0으로 제압하며 상승 곡선을 그렸다.

8강에서도는 덴마크는 탄탄한 공수 조직력으로 체코의 돌풍을 손쉽게 잠재웠다. 전반에만 2-0으로 앞서나간 덴마크는 후반 초반 한 골을 내주며, 잠시 흔들렸지만 견고한 수비력으로 무장하며 추가 실점 없이 경기를 마감했다.
 
어느 누구도 예상하지 못한 결과였다. 덴마크의 4강 신화는 29년 전 유로 1992를 상기시킨다. 당시 덴마크는 모든 이들의 예상을 깨고, 깜짝 우승을 차지하며 기적을 만들었다. 과연 덴마크가 에릭센 부재를 극복하고, 29년 전의 영광을 재현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유로 2020 8강전 (바쿠 올림픽 스타디움, 아제르바이잔 바쿠 - 2021년 7월 4일)
체코 1 - 시크 49'
덴마크 2 - 델레이니 5' 돌베르 42'

 
선수명단
체코 4-2-3-1 : 바츨리크  쿠팔, 첼루스트카(65'브라베츠), 칼라스, 보릴 - 홀레시(46'얀크토), 수첵 - 마소푸스트(46'크르멘치크), 바라크, 셰브치크(80'다리다) - 시크(80'비드라)
 
덴마크 3-4-3 : 슈마이켈 - 크리스텐센(81'안데르센), 키에르, 베스터고르 - 라르센(71'바스), 호이비에르, 델레이니(81'M.옌센), 맬레 - 브레이스웨이트, 돌베르(59'포울센), 담스고르(60'뇌르고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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