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탈리아가 우승후보 벨기에와의 맞대결에서 승리를 거두고 9년만에 준결승진출에 성공했다.

이탈리아는 3일 새벽(한국시각) 독일 뮌헨에 위치한 풋볼 아레나에서 열린 'UEFA EURO 2020' 8강 토너먼트 벨기에와의 경기에서 2-1 승리를 거뒀다.

이로써 이탈리아는 9년만에 준결승에 진출해 스페인과 결승진출을 놓고 한 판 승부를 펼치게 되었고 벨기에는 마지막 고비를 넘기지 못한체 또 한번 우승의 기회를 놓치고 말았다.

13분만에 두 골, 벨기에 침몰시키다
 
로렌초 인시녜 이탈리아의 인시녜가 유로 2020 8강 벨기에전에서 전반 44분 득점 이후 기뻐하고 있다.

▲ 로렌초 인시녜 ⓒ 유로 2020 공식 트위터 캡쳐

 
이탈리아는 돈나룸마가 골문을 지킨가운데 스피나촐라-키엘리니-보누치-디 로렌조가 수비를 구축했다. 조르지뉴를 중심으로 베라티, 바렐라가 중원에 인시녜-임모빌레-키에사가 공격에 포진하는 4-3-3 포메이션으로 나섰다.

오스트리아전과 비교해보면 두 자리에 변화가 있었는데 그간 부상으로 이탈했던 팀의 정신적 지주 키엘리니가 복귀했고 베라르디가 출전했던 우측 윙 포워드 자리엔 키에사가 나섰다. 속도와 전진능력을 앞세워 벨기에의 수비진을 공략하겠다는 의도가 담겨있었다.

초반 분위기는 막상막하였다. 이탈리아가 전반 12분 프리킥 세트피스 상황에서 보누치가 득점을 터뜨렸으나 오프사이드 판정이 나면서 선제골의 기회를 놓치자 벨기에는 케빈 데 브라이너를 중심으로 한 역습공격으로 이탈리아를 압박했다.

이 상황에서 돈나룸마 골키퍼의 선방이 나왔다. 전반 21분 데 브라이너가 하프라인부터 드리블 돌파한 뒤 페널티박스 부근에서 왼발로 감아찬 슈팅을 시도하자 이를 막어낸데 이어 4분뒤 데 브라이너의 패스를 받은 루카쿠의 슈팅마저 쳐내면서 위기를 넘겼다.

이 위기를 넘기자 이탈리아에게 기회가 찾아왔다. 전반 30분 상대 수비의 클리어링 미스에서 시작된 득점기회에서 베라티의 패스를 받은 바렐라가 침착하게 득점에 성공하며 이탈리아가 리드를 가져갔다. 이어 전반 43분엔 인시녜가 하프라인부터 치고들어간 뒤 오른발로 감아찬 슈팅이 그대로 골로 연결되면서 순식간에 2-0으로 점수를 벌렸다. 전반 30분 바렐라의 득점이후 13분만에 두 골을 터뜨리며 승기를 잡은 이탈리아다.

벨기에도 물러서지 않었다. 데 브라이너를 중심으로 한 역습 외엔 공격의 속도가 올라오지 않어 답답한 경기를 펼친 벨기에는 왼쪽 윙 포워드 제리미 도쿠의 영향력이 살아나면서 기회를 만들어가기 시작했다. 결국 전반 추가시간 도쿠의 활약으로 얻어낸 페널티킥 기회에서 루카쿠가 만회골을 터뜨린 벨기에는 후반전에 대한 기대를 갖게 만들었다.

이에 벨기에 마르티네스 감독은 후반 24분 극도로 부진했던 뫼니에와 틸레만스 대신 마르텐스와 샤들리를 투입해 변화를 주고자했다. 그러나 샤들리가 투입 4분만에 부상으로 아웃된데 이어 루카쿠의 슈팅이 이탈리아 수비수 스피나촐라에게 막히는등 득점운이 따르지 않었다.

이러자 이탈리아 만치니 감독은 후반 28분 임모빌레와 베라티 대신 크리스탄테와 벨로티를 투입해 지키기 작전에 돌입했고 후반 34분 스피나촐라의 부상으로 위기를 맞었으나 이 역시 에메르손을 투입해 효율적으로 대응했다. 그리고 경기종료직전에는 키에사를 빼고 수비수 톨로이를 기용하는등 수비에 중점을 두는 작전으로 변경했고 이 한 골차를 잘 지킨 이탈리아는 벨기에의 마지막 공격까지 막어내며 승리를 거머쥘수 있었다.

완벽한 짜임새로 무장한 이탈리아, 스페인과 9년만에 재대결 펼치다

이탈리아 승리의 원동력에는 팀 전체적인 짜임새가 있었다. 먼저 인시녜-임모빌레-키에사가 포진한 공격진은 전방에서부터 강한 압박을 구사해 벨기에의 후방 빌드업을 억제했다. 또한 인시녜는 전반 43분 정교하게 감아찬 슈팅으로 팀의 두 번째 골을 터뜨려 경기 MVP로 선정되었고 키에사는 오른쪽 측면에 포진해 바렐라와 완벽한 호흡을 선보였다.

조르지뉴를 중심으로 베라티, 바렐라가 포진한 중원은 벨기에와의 중원싸움에서 완벽하게 승리했다. 조르지뉴는 수비보호뿐 아니라 빌드업의 시발점 역할을 수행해 전반 43분 인시녜의 득점상황에서 기점이 되는 패스를 내줬다. 조르지뉴의 활약은 기록에서 나타나는데 99%의 패스성공률(71회 시도 70회 성공)은 양팀 통틀어 최고였으며 3회의 가로채기와 9번의 볼 탈취를 기록하는등 공수에서 그의 영향력이 컸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

베라티와 바렐라의 활약도 컸다. 베라티는 왕성한 활동량을 바탕으로 공격과 수비를 넘나드는 활약을 펼치며 전반 30분 바렐라의 선제골을 어시스트 한 데 이어 84회의 패스성공, 4회의 찬스메이킹으로 이 부분 양팀 통틀어 최고기록을 남겼다. 여기에 9번의 볼 경합 승리와 5번의 볼 탈취등 수비에서의 기어도도 컸다. 바렐라는 키에사가 측면으로 빠지면 그 배후공간으로 침투해 기회를 만드는등 키에사와 좋은 호흡을 선보였다. 이를 바탕으로 전반 30분 선제골을 기록했는데 조르지뉴-베라티-바렐라는 이탈리아가 기록한 2골에 직간접적으로 관여했다.

수비에서는 키엘리니의 복귀가 큰 힘이 됐다. 스위스와의 조별리그 2차전에서 부상을 당해 전반 24분만에 교체아웃되었던 그는 3경기만에 복귀해 6회의 가로채기와 4회 헤딩 클리어 기록을 남겨 자신의 몫을 완벽히 해냈다. 이 뿐 아니라 동료들에게 파이팅을 불어넣으며 팀의 리더역할까지 완벽히 수행했다. 돈나룸마 골키퍼는 비록 1골을 허용했지만 전반 21분 데 브라이너, 전반 25분 루카쿠의 슈팅등 상대의 결정적인 기회 2차례를 완벽히 선방해내 이탈리아 최후방을 사수했다.

이런 이탈리아의 짜임새에 벨기에는 아무것도 하지 못했다. 전방압박에 고전해 빌드업을 비롯 전체적인 공격속도가 빠르지 못했고 토르강 아자르, 토마스 뫼니에의 부진으로 인해 데 브라이너, 루카쿠, 제레미 도쿠의 활약에 의존하는 단조로운 공격을 펼쳤다. 양팀 통틀어 가장많은 8회의 드리블 성공기록을 남긴 도쿠의 활약이 없었다면 이날 벨기에는 1골도 기록하지 못했을 정도로 답답한 경기를 선보였다.

벨기에를 꺾고 준결승에 진출한 이탈리아는 스페인과 결승진출을 놓고 한 판 승부를 펼치게 됐다. 지난 유로2012 이후 9년만에 맞대결인데 당시 두 팀은 조별리그 1차전에서 가짜 수비수(다니엘레 데 로시, 이탈리아)vs가짜 공격수(세스크 파브레가스, 스페인)의 대결을 선보이는등 흥미진진한 전술싸움을 선보였던 기억이 있다.

흐름은 이탈리아가 상당히 유리하다. 2경기 연장승부를 벌인데다 해결사 부재, 수비의 불안감을 노출하는 스페인과 달리 공수간의 짜임새와 이기는 방법을 아는 이탈리아의 상승세가 상당히 무서운 상황이다. 더욱이 9년전 결승전 0-4 패배의 아픔이 있기에 이 역시 이탈리아에겐 큰 동기부여가 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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