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즌 초반 불안한 모습을 보여주며 의문을 남겼던 두산 베어스 용병 미란다가 최고의 활약을 펼치며 우려의 시선들을 깨끗하게 씻어내고 있다. 마치 KBO리그에 완벽히 적응한 듯한 모습이다.
 
지난 1일 대전 한화생명이글스파크에서 펼쳐진 두산 베어스와 한화 이글스의 경기에서 선발 투수로 등판한 파이어볼러 미란다는 8이닝 6피안타 3실점으로 최고의 피칭을 선보였다. 탈삼진은 무려 11개나 솎아내며 한화의 타선을 꽁꽁 묶었다.
 
출발부터 깔끔했다. 1회말 선두타자 정은원을 볼넷으로 출루시키긴 했지만, 후속 타자 두 명을 삼진과 병살타로 처리하며 이닝을 마무리했다. 이후 미란다는 4회까지 단 한 명의 타자도 출루시키지 않으며 완벽에 가까운 투구를 펼쳤다. 5회와 6회에는 매 이닝 타자 한 명을 출루시켰을 뿐, 실점 없이 이닝을 마치며 한화의 타선을 침묵시켰다.
 
위기는 7회에 찾아왔다. 네 타자 연속 안타를 허용한 뒤, 희생플라이로 3실점을 허용했다. 투구수도 급격히 많아졌으며 이대로 무너지는 듯했다. 하지만 흔들리지 않고 두 타자를 처리하며 위기에서 벗어났다. 그리고 8회에도 마운드에 올라 세 타자를 깔끔하게 삼자범퇴로 처리하고 나서야 마운드에서 내려왔다. 미란다의 역할은 여기까지였다.
 
파이어볼러라는 타이틀에 걸맞게 미란다는 이날 150km의 직구를 구사했다. 직구뿐만 아니라 포크볼, 슬라이더 등 예리한 변화구로 타자들을 요리했다. 볼넷도 단 한 개만 허용하며 안정적인 피칭을 선보였다. 이러한 미란다의 활약에 힘입어 팀은 2연승에 성공함과 동시에 5할 승률(35승 35패)로 복귀했다.
 
 시즌 초반 흔들렸던 미란다

시즌 초반 흔들렸던 미란다 ⓒ 두산 베어스

 
흔들렸던 '파이어볼러' 미란다
 
현재 최고의 활약을 펼치며 두산의 에이스로 자리 잡은 미란다는 사실 시즌 초반에는 불안한 상황을 자주 연출했다. 5월까지 9경기에 선발 등판한 미란다는 5승 3패 평균자책점 3.25를 기록했다. 겉으로 보기엔 준수한 활약을 펼치고 있는 것 같지만, 자세히 들여다보면 상황은 다르다.
 
9경기에 선발 등판한 미란다의 평균 소화 이닝은 4.9이닝에 불과했다. 강판도 세 번이나 당했으며, 퀄리티스타트를 기록한 경기는 두 경기에 불과했다. 소화 이닝에 비해 투구수도 굉장히 많아 선발 투수로서는 아쉬운 모습을 보여줬다.
 
불안한 제구가 그의 발목을 잡았다는 지적도 있었다. 5월까지 9번의 등판에서 29개의 볼넷을 허용했고, 9이닝 당 평균 볼넷이 5.89개에 달할 정도로 제구가 불안했다.
 
하지만 미란다의 가장 큰 문제가 되는 부분은 기복이 심하다는 점이었다. 매 등판마다 미란다가 부진했던 것은 아니었다. 하지만 매 경기 다른 모습을 보여주며, 일명 '퐁당퐁당' 투구로 많은 아쉬움을 남겼다. 지난 4월 24일 NC전 등판을 기점으로 미란다가 허용한 5경기의 실점을 살펴보면 '4-0-6-1-4' 실점을 했다. 이처럼 기복이 심한 탓해 일각에서는 용병을 교체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올 정도였다.
 
 최근 들어 완벽히 적응한 모습을 보여주고 있는 미란다

최근 들어 완벽히 적응한 모습을 보여주고 있는 미란다 ⓒ 두산 베어스

 
'완벽 적응' 미란다
 

이랬던 미란다가 6월 들어서 180도 달라진 모습을 선보이고 있다. 6월부터 현재까지 6경기 연속 퀄리티스타트를 기록하며 기복 있던 모습도 완전히 사라졌다. 아쉬움을 남겼던 이닝 소화 측면도 매 경기 7이닝 이상을 소화하며 이닝 이터로서의 면모도 과시하고 있다. 자주 허용하던 볼넷도 6경기에서 8개밖에 허용하지 않았다.
 
시즌 초반 일각에서는 대체자를 찾아야 하는 것이 아니냐는 목소리가 나올 정도였지만, 현재 이런 평가는 온데간데없다. 올 시즌 15경기에 등판한 미란다는 7승 3패 2.87의 평균자책점을 기록하며 리그 정상급 활약을 펼치고 있다. 탈삼진은 무려 113개로 2위 데스파이네(96개)와도 17개나 차이가 나는 수치다.
 
스탯티즈에 따르면 올 시즌 미란다의 WAR(대체 선수 대비 승리 기여도)은 2.53으로 리그 상위권에 속한다. WHIP 또한 1.24의 높은 수치로, 불안했던 초반에 비해 안정적인 피칭을 선보이고 있는 미란다다.
 
이런 미란다의 완벽한 적응은 두산에게도 큰 힘이 되고 있다. 2015시즌부터 매년 한국시리즈에 진출했던 두산은 현재 7위라는 어울리지 않는 옷을 입고 있다. 상위권과의 격차가 과도하게 벌어져있지는 않아서 언제든 치고 올라갈 수 있는 상황이지만, 가을야구 단골손님인 두산으로서는 아쉬울 수밖에 없다. 이런 상황에서 미란다는 완벽하게 적응한 모습을 보여주며 최고의 피칭으로 팀의 마운드를 이끌고 있다.
 
더불어 로켓과 함께 두산의 용병 에이스 계보를 이으려고 하고 있다. 두산에는 2016시즌을 시작으로 니퍼트-보우덴, 린드블럼-후랭코프, 알칸타라-플렉센으로 이어지는 용병 에이스 계보가 있다.
 
올 시즌 이들의 바통을 이어 받은 듀오는 로켓과 미란다였다. 로켓은 시즌 초반부터 정상급 활약을 펼친 데 반해 미란다의 경우에는 시즌 초반 불안한 모습을 보여줬지만, 최근에는 KBO리그에 완벽히 적응하며 로켓과 함께 에이스 역할을 하고 있다. 현재의 활약을 보면, 이미 두산의 용병 에이스 계보를 이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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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붙이는 글 gur145145@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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