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광현이 무려 11번의 도전 끝에 의미 있는 시즌 2승째를 따냈다.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에서 활약하고 있는 김광현은 1일(이하 한국시각) 미국 미주리주 세인트루이스의 부시스타디움에서 열린 2021 메이저리그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와의 홈경기에서 5이닝3피안타3볼넷5탈삼진1실점을 기록했다. 경기는 투타에서 맹활약한 김광현과 나란히 3안타를 기록한 폴 골드슈미트, 타일러 오닐의 맹타에 힘입어 세인트루이스가 7-4로 승리하며 애리조나와의 3연전을 스윕했다.

지난 10경기에서 승리 없이 5패만 기록하며 불운한 시즌을 보내고 있던 김광현은 7월의 첫 날 애리조나를 상대로 오랜만에 넉넉한 득점지원을 받으며 깔끔한 승리를 챙겼다. 5회까지 투구수가 95개로 많았던 게 유일한 흠이었지만 승리를 챙기기엔 전혀 부족함이 없었다. 11번의 도전 끝에 2승째를 챙긴 김광현의 시즌 성적은 2승5패가 됐고 3.98이었던 평균자책점은 3.79까지 끌어 내렸다.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 왼손 선발 김광현이 26일(한국시간) 미국 미주리주 세인트루이스 부시 스타디움에서 열린 미국 메이저리그 피츠버그 파이리츠와의 홈경기에 선발 등판해 역투하고 있다.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 왼손 선발 김광현이 6월 26일(한국시간) 미국 미주리주 세인트루이스 부시 스타디움에서 열린 미국 메이저리그 피츠버그 파이리츠와의 홈경기에 선발 등판해 역투하고 있다. ⓒ AP/연합뉴스

 
답답한 타선의 혈 뚫은 김광현의 선제 적시타

김광현은 4월 24일 신시내티 레즈전 이후 두 달 넘게 승리를 챙기지 못했다. 등부상으로 열흘 짜리 부상자 명단에 다녀온 것을 제외하면 3점대 평균자책점을 유지하며 꾸준히 로테이션을 지키고 있는 투수가 시즌 개막 석 달이 되도록 1승에 머물러 있다는 점은 무척 이례적인 일이다. 곧 올스타 휴식기가 다가오는 만큼 김광현 입장에서는 전반기가 가기 전에 이 불운의 고리를 끊어낼 필요가 있다.

세인트루이스는 김광현의 11번째 2승 도전 경기에서 베테랑 내야수 맷 카펜터가 5번2루수로 오랜 만에 선발출전했다. 배터리 호흡은 6번 포수로 선발 출전한 야디어 몰리나와 맞췄다. 이에 맞서는 애리조나는 조쉬 로하스와 조쉬 레딕, 돌튼 바쇼를 제외한 6명의 우타자를 배치했다. 한편 지난 경기에서 김광현에게 홈런을 때렸던 케텔 마르테는 햄스트링 부상으로 부상자명단에 오르며 이날 경기에 출전하지 못했다.

지난 5월 31일 5이닝4실점 패전을 설욕하기 위해 부시 스타디움 마운드에 오른 김광현은 1회 선두타자 로하스를 풀카운트까지 가는 접전 끝에 삼진으로 돌려 세웠다. 1사 후 발 빠른 팀 로카스트로를 공 2개 만에 우익수 플라이로 유도한 김광현은 에두아르드 에스코바에게 볼넷, 크리스티안 워커에게 중전안타를 허용하며 2사 1,3루 위기를 맞았다. 하지만 김광현은 아스드루발 카브레라를 삼진으로 처리하며 첫 득점권 위기를 무실점으로 마쳤다.

세인트루이스 역시 1회 말 공격에서 골드슈미트의 2루타로 만든 1사2루의 기회를 살리지 못한 가운데 1회 26개의 많은 투구수를 기록한 김광현은 2회 선두타자 레딕을 볼넷으로 출루시켰다. 닉 아메드와 바쇼를 중견수 플라이로 처리하며 한숨을 돌린 김광현은 투수 라일리 스미스마저 슬라이더를 통해 루킹 삼진으로 돌려 세우며 볼넷으로 내보낸 선두타자를 잔루로 만들었다.

김광현은 2회 2사1,2루에서 좌익수 키를 넘기는 2타점 2루타를 때려내며 세인트루이스의 선취 타점을 만들었지만 3회 선두타자 로하스를 내야안타, 로카스트로를 몸 맞는 공으로 출루시켰다. 에스코바를 중견수플라이로 잡으며 한숨을 돌린 김광현은 워커까지 삼진으로 잡으며 위기를 넘기는 듯 했다. 김광현은 2사 후 카브레라에게 적시타를 허용하며 한 점을 내줬지만 레딕을 3루 플라이로 처리하고 추가실점을 막았다.

빠른 공 흔들렸지만 위력적인 슬라이더로 호투행진

김광현의 첫 실점 후 세인트루이스는 3회말 공격에서 골드슈미트의 2루타와 오닐, 몰리나의 적시타로 스코어를 4-1로 벌렸다. 3점의 리드를 안고 4회 마운드에 오른 김광현은 선두타자 아메드를 볼넷으로 출루시켰다. 김광현은 바쇼를 2루땅볼로 처리하는 과정에서 주자를 득점권에 진루시켰지만 대타 앤드류 영을 삼진으로 돌려 세웠고 로하스까지 좌익수플라이로 잡아내며 득점권 주자를 수비포지션으로 돌려 보냈다.

첫 타석에서 천금 같은 선제 적시 2루타를 때렸던 김광현은 4회 두 번째 타석에서 보내기 번트를 성공시켰고 세인트루이스는 골드슈미트의 적시타로 다시 한 점을 도망갔다. 5회 마운드에 오른 김광현은 선두타자 로카스트로를 중견수플라이로 처리했다. 1사 후 에스코바의 큰 타구가 오닐 정면으로 향하며 2아웃을 잡은 김광현은 2사 후 워커를 2루땅볼로 잡아내며 첫 삼자범퇴 이닝과 함께 승리투수 요건을 갖추고 이날 투구를 마쳤다.

이날 김광현은 2회부터 4회까지 3이닝 연속 선두타자를 볼넷으로 출루시켰을 정도로 완벽한 제구와는 거리가 있었다. 특히 빠른 공의 제구가 좀처럼 잡히지 않았고 초반 시속 148km까지 기록하던 구속도 점점 떨어졌다. 빠른 공이 위력을 발휘하지 못하면서 커브나 체인지업 같은 3번째 구종도 마음껏 사용하기 힘들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김광현은 한달 전 9개의 안타를 맞으며 4점을 내줬던 애리조나 타선을 3피안타1실점으로 묶었다.

김광현을 5이닝1실점 호투로 이끈 비결은 역시 주무기 슬라이더였다. 김광현은 우타자의 무릎 쪽으로 휘면서 떨어지는 슬라이더를 통해 애리조나 타자들을 현혹시켰다. 실제로 김광현이 이날 삼진을 잡은 5개의 구종은 모두 슬라이더였다. 김광현은 타석에서도 결승타가 된 빅리그 데뷔 첫 타점을 기록했다. 길었던 무승의 늪을 벗어나 드디어 시즌 2승째를 챙긴 김광현의 다음 등판은 오는 6일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와의 원정경기가 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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