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별리그 3연승으로 순항하던 네덜란드였지만 잠재되었던 불안요소가 터지면서 체코에 완패했다.

네덜란드는 28일 새벽(한국시각) 헝가리 부다페스트에 위치한 푸스카스 아레나에서 열린 'UEFA EURO 2020' 16강 토너먼트 체코와의 경기에서 0-2로 패했다.

 
 네덜란드를 2-0으로 꺾고 8강에 오른 체코.

네덜란드를 2-0으로 꺾고 8강에 오른 체코. ⓒ 유로 2020 공식 트위터


30초만에 일어난 잇단 악재, 끝내 무너진 네덜란드

전반전은 막상막하였다. 볼 점유율 측면에선 55대45로 네덜란드의 우세였지만 슈팅수에선 5대5로 동률을 이뤘다. 체코의 조직력을 앞세운 경기운영속에 네덜란드는 이를 효율적으로 공략해내지 못했다.

시소 같은 경기흐름은 후반 7분에 발생한 단 두 장면에서 갈렸다. 네덜란드의 공격기회에서 말렌이 수비수 3명을 제치고 골키퍼와 1대1 상황을 만들었다. 직접슈팅으로 갈 수 있는 기회를 잡은 말렌은 무리하게 드리블 돌파를 시도하다 체코 바칠리크 골키퍼에게 잡히면서 기회를 무산시켰다.

기회를 놓친 네덜란드는 곧바로 위기를 맞았다. 네덜란드 진영에서 발생한 루즈볼 상황에서 데 리흐트가 이를 제대로 처리하지 못한 채 손으로 볼을 쳐내며 핸드볼 파울과 함께 경고를 받았다. 그러나 곧바로 이어진 VAR판독에서 고의성이 있다는 판단과 함께 주심은 데 리흐트에게 퇴장을 명령하면서 숫적열세에 놓이고 말았다. 

데 리흐트의 퇴장과 함께 이후 경기흐름은 체코로 넘어왔다. 측면에서 올라오는 크로스를 이용한 포스트플레이로 네덜란드를 압박한 체코는 후반 19분 오른쪽 측면에서 올라온 크로스가 수비맞고 흐르자 카데라벡이 슈팅으로 연결했다. 아쉽게도 네덜란드 수비수 둠프리스에게 막혀 득점으로 연결되지 못했으나 체코는 후반전에만 무려 7개의 슈팅을 기록할정도로 네덜란드를 압박해 나갔다.

이를 바탕으로 후반 23분 선제골을 터뜨렸다. 코너킥 상황에서 수비수 칼라스가 헤딩으로 내준 볼을 홀레쉬가 빈 골대에 넣으면서 1-0으로 앞서나갔다.

선제골을 허용한 네덜란드는 후반 28분 마르텐 데 룬을 빼고 공격수 베르호스트를 투입해 동점을 노렸다. 그러나 이는 뒷문이 불안한 가운데 중원까지 약해지는 결과를 초래했고 후반 35분 추가골을 내주는 빌미가 됐다.

데 브라이가 헤딩으로 내준 볼을 중원에서 아무도 잡지 못하자 이를 놓치지 않은 홀레쉬가 순간 스피드를 활용해 미드필드 진영에서 볼을 탈취한 뒤 돌파를 시도했다. 페널티박스까지 침투한 홀레쉬는 정확한 컷백 패스를 내줬고 이를 패트릭 쉬크가 마무리지으면서 2-0으로 점수를 벌린 체코는 이 점수차를 잘 지키면서 승리를 거머쥐었다.

불안요소 터진 네덜란드, 천적관계 깨지 못하다

네덜란드 패배의 원인에는 말레가 결정적인 기회를 놓친 데 이어 데 리흐트의 퇴장이 결정적인 영향을 끼친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체코전을 들여다보면 그동안 내제되었던 네덜란드의 불안요소가 터졌다. 

이번 대회를 앞둔 네덜란드는 피르질 판 다이크의 공백으로 인한 수비불안과 멤피스 데파이를 제외한 마땅한 해결사가 없는 것이 약점으로 지적되었다. 여기에 로날드 쿠만 감독의 후임으로 부임한 프랑크 데 부어 감독의 역량에도 물음표가 뒤따랐다.

그러나 조별리그에선 3연승으로 순항하는듯 보였다. 데 부어 감독은 3-5-2 포메이션으로의 변화를 통해 수비수 숫자를 늘렸고 데파이를 중심으로 바이날둠, 둠프리스등이 속도를 이용해 상대 배후공간을 노리는 역습축구로 대회에 임했다.

그럼에도 불안요소는 있었다. 우크라이나전에선 2-0으로 앞서다가 연거푸 2골을 허용해 승리를 놓칠 뻔 했고 북마케도니아와의 경기에서도 상대의 빠른 역습에 실점위기를 맞기도 하는 등 수비불안이 계속 이어졌다. 공격진 역시 둠프리스와 바이날둠의 활약 속에 8골을 터뜨리긴 했지만 데파이가 결정적인 기회를 자주 놓치는 등 공격진에서도 불안감을 노출했다. 전체적으로 유로 본선 첫 경기를 열흘가량 앞두고 치른 스코틀랜드와의 평가전에서 처음 가동하였기에 조직력이 완벽할 수가 없었다.

이 문제는 결국 체코전에서 터졌다. 말렌이 후반 7분 골키퍼와의 1대1 상황에서 무리하게 드리블을 시도해 기회를 놓친 것은 아쉽지만 이날 네덜란드는 90분 동안 6개의 슈팅중 1개의 유효슈팅도 기록하지 못할 정도로 답답한 공격력을 선보였다.

수비역시 마찬가지였다. 그나마 리더역할을 해주던 데 리흐트가 후반 7분 미숙한 플레이로 퇴장당하면서 네덜란드의 수비진은 위치선정을 비롯해 제공권, 속도싸움등 모든 면에서 체코 공격진에 밀렸다. 이로 인해 네덜란드는 후반 19분과 36분 연거푸 실점하며 그대로 무너졌다.

이날 패배로 네덜란드는 2005년 이후 이어져 온 체코전 4연패 행진을 이어가게 됐다. 이 중 2패는 네덜란드의 유로2016 지역예선 탈락의 결정적 원인을 제공할 정도로 타격이 컸는데 이번 패배 역시 네덜란드에게 큰 아픔을 주기에 충분했다. 아울러 데 리흐트의 퇴장은 네덜란드의 유로 본선 역대 4번째 퇴장이었는데 공교롭게도 이는 모두 체코전에서 나온 기록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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