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탈리아가 로베르토 만치니 감독의 탁월한 용병술로 오스트리아를 제압하고, 유로 2020 8강에 진출했다.
 
이탈리아는 27일 오전 4시(한국시간)에 영국 런던에 위치한 웸블리 스타디움에서 유로 2020 16강전에서 연장 120분 접전 끝에 2-1로 승리했다.
 
이로써 이탈리아는 A매치 31경기 연속 무패이자 이번 대회에서 4연승을 질주하며 순항을 이어나갔다.
 
오스트리아의 거센 저항, 후반 들어 고전한 이탈리아
 
경기 초반 빠른 공수 전환과 역동적인 움직임이 돋보인 두 팀이었다. 객관적 열세인 오스트리아는 점유율에서 앞서며 선전을 펼쳤다.
 
이탈리아는 상대의 수비 뒷 공간을 노리는 다이렉트 패스, 전방압박, 카운터 어택으로 기회를 노렸다. 특히 왼쪽에서 스피나촐라, 인시녜가 가장 위협적이었다. 첫 번째 슈팅은 이탈리아로부터 나왔다. 전반 11분 베라티가 전방 압박으로 공을 가로채며 왼쪽 공간으로 패스를 내줬고, 스피나촐라가 슈팅으로 이어갔지만 골문을 벗어났다.
 
이후 경기 흐름은 이탈리아로 넘어왔다. 전반 13분과 16분 각각 인시녜, 바렐라의 슈팅은 골키퍼 선방에 막혔다.
 
오스트리아는 전반 17분 아르나우토비치의 기습적인 하프 발리슛으로 한 차례 기회를 잡는데 그쳤을 뿐 자신들의 진영에서 수비 블록을 형성해 이탈리아의 공세를 제어하기에 바빴다.
 
전반 31분 이탈리아는 골대 불운을 맞았다. 아크 정면에서 임모빌레가 돌아서며 중거리 슈팅을 시도했지만 왼쪽 골 포스트를 맞고 나갔다. 전반 42분에도 왼쪽 하프스페이스로 이동한 스피나촐라가 과감한 슈팅으로 오스트리아를 위협했다. 이탈리아는 45분 동안 슈팅수 12-1의 일방적 우세에도 불구하고 소득없이 전반전을 마감했다.
 
오스트리아는 후반 초반 아르나우토비치의 1인 역습과 알라바의 왼발 프리킥으로 살아날 조짐을 보였다. 후반 16분 자비처의 슈팅은 보누치 발에 맞고 골문 옆으로 빗나갔다.
 
오스트리아는 전반과 비교해 에너지틱한 활동 범위와 운동량으로 이탈리아를 압도했다. 후반 20분에는 이날 통틀어 가장 아쉬운 기회를 무산시켰다. 알라바의 헤더 패스를 아르나우토비치가 머리로 받아넣었지만 VAR 판독 결과 오프사이드로 선언됐다.
 
수세에 몰린 이탈리아, 만치니 감독 용병술로 극복하다
 
이탈리아의 만치니 감독은 후반 들어 허리에서 밀리는 양상을 반전시키기 위해 교체를 단행했다. 중앙 미드필더 베라티, 바렐라 대신 로카텔리, 페시나를 교체 투입했다.
 
후반 26분 페시나-로카텔리 듀오가 슈팅 기회를 창출하며 분위기를 끌어올리는데 기여했다. 1분 뒤에는 박스안에서 인시녜의 슈팅이 골 포스트 오른편 밖으로 흘렀다. 이어 만치니 감독은 후반 39분 공격진을 재편했다. 임모빌레, 베라르디를 불러들이고, 벨로티와 키에사를 들여보냈다. 90분 안에 승부를 매듭짓지 못한 두 팀은 연장전으로 돌입했다.
 
이탈리아는 교체 투입한 키에사가 환상적인 개인기로 영의 균형을 깼다. 연장 전반 5분 스피나촐라가 반대편으로 크로스를 넘겼고, 키에사가 머리로 받아 떨궈놓으며 라이머를 제친 뒤 왼발슛으로 골망을 갈랐다. 
 
연장 전반 15분에도 만치니 감독의 용병술이 적중했다. 아체르비가 수비수를 등지면서 옆으로 패스를 건네주자 페시나가 힌터레거를 제치고 왼발슛을 시도해 점수차를 벌렸다.
 
오스트리아는 연장 후반 시작하자마자 샤우프, 그릴리치를 투입하며 승부수를 던졌다. 연장 후반 1분 샤우프의 중거리 슈팅은 돈나룸마 골키퍼가 손을 뻗어 쳐냈다.
 
이탈리아도 수비력이 좋은 크리스탄테를 투입해 지키기에 나섰다. 키에사를 왼쪽으로 돌리고, 크리스탄테에게 1선 오른쪽 수비를 맡기며 알라바의 오버래핑을 견제했다.
 
오스트리아는 종료 휘슬이 울릴 때까지 이탈리아를 괴롭혔다. 연장 후반 9분 그레고리치의 니어 포스트 코너킥을 칼라이지치가 다이빙 헤더로 만회골을 터뜨렸다. 그러나 이후 이탈리아는 한 골의 리드를 지켜내며 8강행 티켓을 획득했다.
 
힘든 고비 넘긴 이탈리아, 53년 만에 유로 우승 적기
 
이날 오스트리아의 선전이 돋보인 경기였다. 엄청난 활동량과 압박, 일사분란한 수비 조직력을 앞세워 이탈리아의 공세를 차단했다. 일방적으로 슈팅수에서 밀렸던 전반전과 달리 후반에는 오히려 오스트리아가 더 많은 기회를 창출하며, 이변을 일으킬 조짐을 보였다.
 
만치니 감독은 웨일스와의 3차전에서 인상적인 경기력을 선보인 베라티를 선발 출전시키며, 로카텔리를 벤치에 앉히는 강수를 뒀다. 그러나 베라티-바렐라 중원 조합은 기대만큼 시너지를 내지 못했다. 특히 후반 들어 오스트리아와의 허리싸움에서 열세를 드러냈다. 이에 만치니 감독은 후반 들어 중앙 미드필더 2명 페시나, 로카텔리와 공격 자원 2명 키에사, 벨로티를 차례로 투입하며 새롭게 팀을 재편했다.
 
즉각적인 피드백과 경기 흐름을 정확히 읽은 만치니 감독의 판단은 정확하게 맞아 떨어졌다.
 
페시나와 로카텔리의 투입으로 이탈리아는 한층 미드필드에서 안정감을 찾았다. 그리고 벨로티와 키에사의 가세에 힘입어 다소 경직되었던 1선에도 파괴력이 더해졌다. 그리고 연장전에서 효과가 나타났다. 키에사는 환상적인 개인기를 뽐내며 선제골을 터뜨린데 이어 페시나도 오스트리아 추격의 찬물을 끼얹은 추가골을 작렬했다.
 
이러한 결과가 도출된 것은 만치니 감독의 철저한 준비 덕분이다. 이번 유로 2020을 앞두고 지난 3년 동안 무려 60여 명을 호출해 선수들을 점검했다. 무엇보다 매 경기 최정예가 아닌 다양한 선수 조합과 로테이션을 가동하며 선수들의 내부 경쟁을 유도해 동기부여를 높이고, 다양한 조합으로 일정한 경기력을 발휘할 수 있는 조직을 구축한 것이 결정적이었다.
 
이탈리아는 이번 대회 조별리그에서 3전 전승으로 통과하며 호평을 이끌어냈다. 2018년 9월 포르투갈전 이후 오랫동안 패배하지 않은 이탈리아에겐 자칫 방심을 불러올 수 있었다. 오스트리아와의 16강전은 승리에만 익숙한 이탈리아에게 경각심을 일깨워준 경기였다. 이탈리아의 압승일 것이란 대다수 전문가들의 전망을 무색하게 만든 오스트리아전이었다.
 
어려운 고비를 넘기며 생존한 이탈리아의 최종 목표는 유로 우승 트로피를 들어올리는 것이다. 이탈리아의 마지막 유로 우승은 1968년이다. 월드컵에서는 통산 4회 우승을 차지한 것에 반해 유로에서는 뚜렷한 성과를 내지 못했다. 53년 만에 우승 적기를 맞은 이탈리아가 마지막에 웃을 수 있을지 궁금해진다.
 
유로 2020 16강전 (웸블리 스타디움, 잉글랜드 런던 - 2021년 6월 27일)
이탈리아 2 - 키에사 95' 페시나 105'
오스트리아 1 - 칼라이지치 114'
 

선수 명단
이탈리아 4-3-3 : 돈나룸마 - 디 로렌초, 보누치, 아체르비, 스피나촐라 - 조르지뉴 - 바렐라(68'페시나), 베라티(68'로카텔리) - 베라르디(84'키에사), 임모빌레(84'벨로티), 인시녜(108'크리스탄테)
 
오스트리아 4-2-3-1 : 바흐만 - 라이너(114'트리멜), 드라고비치, 힌터레거, 알라바 - 슐라거(106'그릴리치), 그릴리치(106'슈아프) - 라이머(114'일잔커), 자비처, 바움가르트너(90'쇠프) - 아르나우토비치(97'칼라이지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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