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로 전 대회 우승 팀 포르투갈과 FIFA(국제축구연맹) 월드컵 챔피언 프랑스도 모자라 전통 강호 독일까지 같은 조에 묶였으니 헝가리만 불쌍하게 보일 정도였다. 축구판에서 자주 쓰는 '죽음의 조'가 정말로 그 상자를 열어놓았다. 

F조 최종 순위표를 어느 정도 예상했지만 이렇게 마지막 두 게임에서 극적으로 갈릴 줄은 몰랐다. 비록 16강에 오르지는 못했지만 이 틈바구니에서 승점 2점을 따낸 헝가리를 향해 찬사가 쏟아져 나올 정도였다. 그리고 나머지 세 팀은 나란히 16강 토너먼트에 이름을 붙였다. 그렇게 이루어진 대진표가 꽤나 흥미롭게 나왔다.

페널티킥 3골로 '포르투갈 2-2 프랑스'

조별리그 마지막 일정이었기에 두 게임이 동시에 열렸고 공교롭게도 모두 2-2 결과가 나왔다. 독일과 실력을 겨루기 위해 뮌헨으로 찾아간 헝가리가 비워준 부다페스트의 푸스카스 아레나에 디펜딩 챔피언 포르투갈과 월드컵 챔피언 프랑스가 들어왔다. 

먼저 포르투갈이 골을 넣고 달아나기 시작했다. 27분에 페널티킥을 얻어낸 덕분이었다. 주앙 무티뉴가 올린 프리킥 세트 피스 기회에서 헤더 슛을 노린 다닐루를 밀어내기 위해 프랑스 골키퍼 위고 요리스가 뛰쳐나왔다가 펀칭하는 순간 다닐루를 쓰러뜨린 것이었다. 

이 페널티킥 기회를 포르투갈의 상징 크리스티아누 호날두가 놓칠 리 없었다. 30분, 그의 오른발 킥은 낮고 빠르게 가운데에서 약간 왼쪽으로 방향을 잡아 빨려들어갔다. 그리고 전반전이 끝나기 직전에 반대쪽 골문으로 페널티킥이 또 하나 나왔다.

45분, 프랑스의 간판 골잡이 킬리안 음바페를 포르투갈 수비수 넬손 세메두가 밀어 넘어뜨린 것이었다. 이어진 추가 시간 2분이 다 되어 카림 벤제마가 11미터 페널티킥을 역시 오른발로 차 넣어 하프 타임 스코어는 1-1이 됐다.

후반전 시작 후 얼마 지나지 않아서 프랑스의 역전 골이 멋지게 나왔다. 47분, 폴 포그바의 절묘한 전진 패스를 받은 골잡이 카림 벤제마가 앞 공간으로 빠져들어가며 오른발 대각선 슛을 낮게 깔아넣은 것이다. 그 순간 부심의 오프 사이드 깃발이 올라갔지만 VAR 판독 절차를 거쳐 온 사이드로 판명이 됐다.

이대로 끝나면 16강 진출을 장담할 수 없었던 포르투갈은 또 하나의 페널티킥을 얻어내며 한숨을 돌릴 수 있었다. 58분에 왼쪽 끝줄에서 크리스티아누 호날두가 크로스를 시도하는 순간 바로 앞에 있던 프랑스 수비수 쥘 쿤데의 핸드볼 반칙이 나온 것이다. 

이번에도 11미터 키커는 크리스티아누 호날두였다. 첫 번째 페널티킥 골보다 더 구석으로 오른발 킥을 정확하게 차 넣었다. 필드 골은 없었지만 킥 정확도 높은 크리스티아누 호날두 덕분에 포르투갈은 디펜딩 챔피언의 자존심을 겨우 지켜내며 조 3위로 16강에 올라 이번 대회 우승 후보로 꼽히는 FIFA 랭킹 1위 벨기에와 한국 시각으로 28일(월) 오전 4시 스페인 세비야에서 만나게 됐다. 1위로 16강에 올라간 프랑스는 상대적으로 쉬운 상대라 할 수 있는 스위스와 29일(화) 오전 4시 루마니아 부쿠레슈티에서 만난다.

고레츠카 극장 동점골, '헝가리 2-2 독일'

같은 시각 뮌헨에서 열린 헝가리와 독일의 게임도 2-2로 끝났는데 홈팬들의 응원을 받은 독일이 벼랑 끝까지 내몰렸다가 84분에 터진 극장 동점골 덕분에 가슴을 쓸어내렸다.

헝가리의 주장 아담 찰라이가 독일을 수렁에 몰아넣은 주인공이었다. 키다리 골잡이 역할을 맡은 아담 찰라이는 게임 시작 후 11분만에 롤란드 살라이가 오른쪽에서 올린 날카로운 크로스를 받아 뛰어난 몸놀림을 자랑하며 멋진 헤더 골을 터뜨렸다. 골키퍼 부문 세계 최고의 실력자라 불리는 마누엘 노이어가 자기 왼쪽으로 몸을 날렸지만 찰라이의 바운드 헤더 슛을 막을 수는 없었다.

이 한 골이 비교적 오래 점수판을 지켰고 66분에 이르러서야 독일의 동점골이 나왔다. 독일의 프리킥 세트 피스 기회에서 헝가리 골키퍼 굴라치의 펀칭 실수가 이어졌는데 독일 수비수 마츠 훔멜스의 헤더 어시스트를 받은 카이 하베르츠가 빈 골문에 헤더 슛을 밀어넣었다.

독일의 동점골 기쁨도 잠시 곧바로 헝가리는 한 골 더 달아났다. 68분, 첫 골의 주인공 아담 찰라이가 절묘하게 넘겨준 공을 향해 미드필더 안드라스 셰퍼가 빠르게 달려가 헤더 슛을 성공시킨 것이다. 노이어 골키퍼가 이 공을 먼저 처리하기 위해 골문을 비우고 달려나왔지만 셰퍼의 머리가 조금 빨랐다.

이대로 끝나면 독일은 4위로 미끄러질 수밖에 없었다. 그래도 남은 시간이 모자라지는 않았기 때문에 독일 선수들은 집중력을 높여 1골을 뽑아낼 수 있었다. 84분, 헝가리 골문 앞에 꽤 많은 선수들이 몰려 있었는데 반원 방향으로 흘러나온 공을 후반전 교체 선수 레온 고레츠카가 오른발 아웃사이드 슛을 기막히게 차 넣은 것이다. 하루 전 크로아티아 루카 모드리치의 그것과는 궤적이 조금 다르기는 했지만 아웃사이드 슛의 효용성이 다시 한 번 입증된 명장면이었다.

독일은 고레츠카의 극적인 동점 골 덕분에 F조 2위 자리를 얻어 오는 30일(수) 오전 1시 런던으로 날아가 잉글랜드와 만나게 됐다. 이렇게 16강 대진표부터 미리보는 결승전이라고 수식어를 붙일 수 있는 빅 게임들이 성사된 것이다.

UEFA 2020 EURO F조 게임 결과(24일 오전 4시)

포르투갈 2-2 프랑스 [득점 : 크리스티아누 호날두(30분,PK), 크리스티아누 호날두(60분,PK) / 카림 벤제마(45+2분,PK), 카림 벤제마(47분,도움-폴 포그바)]
- 푸스카스 아레나, 부다페스트

헝가리 2-2 독일 [득점 : 아담 찰라이(11분,도움-롤란드 살라이), 안드라스 셰퍼(68분,도움-아담 찰라이) / 카이 하베르츠(66분,도움-마츠 훔멜스), 레온 고레츠카(84분)]
- 푸스발 아레나 뮌헨

F조 최종 순위표
1 프랑스 5점 1승 2무 4득점 3실점 +1 *** 16강 진출!
2 독일 4점 1승 1무 1패 6득점 5실점 +1 *** 16강 진출!
3 포르투갈 4점 1승 1무 1패 7득점 6실점 +1 *** 16강 진출!
4 헝가리 2점 2무 1패 3득점 6실점 -3

◇ 2020 유럽축구선수권대회 16강 토너먼트 일정
웨일스 - 덴마크(27일 오전 1시, 요한 크루이프 아레나, 암스테르담)
이탈리아 - 오스트리아(27일 오전 4시, 웸블리 스타디움, 런던)
네덜란드 - 체코 공화국(28일 오전 1시, 푸스카스 아레나, 부다페스트)
벨기에 - 포르투갈(28일 오전 4시, 라 카르투야 스타디움, 세비야)
크로아티아 - 스페인(29일 오전 1시, 파르켄 스타디움, 코펜하겐)
프랑스 - 스위스(29일 오전 4시, 나시오날 아레나 부쿠레슈티, 부쿠레슈티)
잉글랜드 - 독일(30일 오전 1시, 웸블리 스타디움, 런던)
스웨덴 - 우크라이나(30일 오전 4시, 햄던 파크, 글래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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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 대인고등학교에서 교사로 일합니다. 축구 이야기, 교육 현장의 이야기를 여러분과 나누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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