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주 발표된 2020 도쿄올림픽 야구대표팀 최종엔트리는 한국 야구의 현실을 그대로 보여주는 대목이 많다. 특히 이대호, 김태균, 박병호 등 상대에게 위압감을 줄 수 있는 확실한 4번 타자가 없고, 타선 전체의 무게감도 다소 떨어진다.

14명의 야수만 놓고 보면, 주전 외야진은 김현수-이정후-박건우가 유력하다. 허경민 또는 황재균이 3루를 맡고, 오지환과 박민우 그리고 강백호가 내야진을 책임진다. 경험이 풍부한 양의지와 강민호는 적절하게 체력을 안배하면서 안방을 지킬 전망이다.

국제대회 경험을 했던 선수도 있지만, 이전보다 구성 면에서 달라졌다는 점을 고려하면 대표팀 타순 배치에도 영향을 줄 수밖에 없다. 현재로선 소속팀에서 활약 중인 양의지와 강백호가 중심 타선의 한 축을 맡을 것으로 전망된다.
 
 (왼쪽부터) 양의지-강백호

(왼쪽부터) 양의지-강백호 ⓒ NC 다이노스, kt 위즈


거침없는 양의지와 강백호의 상승세

홈런과 타점 부문에서 선두에 오른 양의지는 올해 NC 다이노스에서 줄곧 4번 타자로 나선 만큼 대표팀에서의 타순도 4번이 유력한 상황이다. 양의지가 4번 타자로서 제 역할을 다 해줘야 김경문 감독의 계산대로 대회를 치를 수 있다.

최근 페이스가 좋다는 점은 고무적이다. 5월 7개의 홈런에 이어 6월에도 6개(23일 기준)의 홈런을 생산하면서 리그 최고 타자다운 모습을 보여주었다. 23일 부산 사직구장에서 열린 롯데 자이언츠와의 경기에서도 멀티히트를 기록하며 팀 공격을 이끌었다.

중심 타선을 이끌 또 한 명의 타자, 강백호의 흐름도 좋다. 6월 들어 살짝 주춤하고 있는데, 여전히 그의 타율은 0.397로 리그 내 타자들 가운데 가장 높은 수치를 나타낸다. 5월까진 꾸준히 4할 이상의 타율을 유지하는 등 일찌감치 대표팀 승선을 예약했다.

때에 따라서 외야수 혹은 지명타자로 기용될 수 있기 때문에 강백호의 활용 가치는 지난 프리미어12 대회 때보다도 더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그렇게 된다면 1루수에 또 다른 좌타 거포 오재일을 투입할 수도 있다는 점을 김경문 감독도 잘 알고 있다.

'약체'라는 우려 불식시켜야

냉정하게 보면 현재 대표팀의 전력은 역대 국제대회에 출전했던 엔트리를 통틀어 약체에 속한다. 마운드의 경우 이의리를 비롯해 원태인, 박세웅 등 젊은 투수들이 대거 승선하면서 세대교체까지 노렸다. 

반면, 야수진의 경우 김경문 감독이 수비를 우선시한다고 밝히면서 오지환, 박해민 등 안정감 있는 수비를 보여줄 수 있는 야수를 선발했다. 여러 포지션을 두루 소화할 수 있는 김혜성이 발탁된 것도 이러한 이유 때문이다.

그러다 보니 빅리그 경험이 있는 베테랑 선수들이 출전을 앞둔 미국, 금메달만을 바라보는 개최국 일본을 넘을 수 있을지에 의문부호가 붙는다. 경우의 수에 따라서 최대한 적게 경기를 소화하고 메달을 목에 거는 방법도 있지만, 예선부터 꼬이게 된다면 일정이 늘어지는 것을 피하기 어렵다.

결국 대표팀을 구할 수 있는 것은 리그에서 꾸준히 활약했던 타자들이다. 그중에서도 한방을 때려야 하는, 양의지와 강백호의 어깨가 그 어느 때보다 무겁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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