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일 방송된 YTN <뉴스가 있는 저녁>의 한 장면

16일 방송된 YTN <뉴스가 있는 저녁>의 한 장면 ⓒ YTN

 
"어제 저는 이런 질문을 던졌습니다. 이런 식의 보도가 정상일까? 오늘은 이런 물음을 던질 수밖에 없습니다. 도대체 언론이란 무엇인가."

16일 YTN <뉴스가 있는 저녁>의 변상욱 앵커가 물었다. < G7보도를 보며, 도대체 언론이란 무엇인가? >란 앵커 리포트를 통해서였다. 어떤 식의 보도였길래 이런 한탄조의 질문이 나올 수밖에 없었을까.

바로 문재인 대통령의 G7 정상회의 참석 및 오스트라이‧스페인 정상 외교 관련 보도였다. 즉, 방송 및 언론사 그리고 양대 포털이 관련 소식을 소홀히 다루는 것 아니냐는 물음이었다.

전날(15일)에도 그는 <"G7 정상회의 보도, 이게 과연 정상인가요?"> 앵커 리포트에서 관련 문제를 지적한 바 있다. "대통령이 선진 7개국 G7 정상회의에 갔는데 왜 이렇게 조용하지? 오해하시는 분들이 많았습니다"라고 리포트를 시작했으나 실제 G7 정상회의 보도 및 포털 알고리즘을 살펴 본 뒤엔 "G7 정상회의의 보도 이게 정말 정상일까요?"라고 반문 할 수밖에 없었던 상황이었던 것이다.

연이틀 방송 및 언론의 보도행태를 지적했던 변 앵커는 급기야 문 대통령 해외 순방 소식을 전한 유튜브 영상들을 일일이 언급했고 이어 해당 채널의 관련 영상 조회 수와 KBS, MBC, YTN의 관련 영상 조회수를 직접 비교하기까지 했다. 결과는 놀라웠다. 적게는 10배에서 많게는 90배 이상 차이가 났다.

"문재인 대통령 오스트리아 도착 소식을 전하는 유튜브 영상 조회수를 한번 비교해 봤습니다. 96만 회, 이건 KTV 국민방송입니다. 청와대 유튜브는 16만 회, '세이버스 오스트리아'는 22만 회 그리고 '고고스페인'은 스페인 도착 장면인데 10만 회.

그리고 KBS가 1.3만, MBC가 1.1만, 그리고 YTN이 11~12만 정도였습니다. 미디어 벙커 등 국내 시사 유튜브 채널들도 평소 몇 만이던 조회수가 해외 순방 소식에는 20만~30만까지 올라가기도 했습니다. 그렇게 국민들이 기다리고 있었다는 거죠." (해당 <G7보도를 보며, 도대체 언론이란 무엇인가?> 리포트 중)


정상적인 보도란 무엇인가

이 같은 차이는 무엇을 가리키는가. 지상파 뉴스 및 보도전문 채널이 문 대통령의 G7 정상회의 및 해외 순방과 정상 외교 소식을 잘 다루지 않고 있다. 그러자 국민들이 소식을 자세히 다루는 유튜브 채널을 발굴하고 실시간 영상 등을 찾아보고 있다. 그렇다면 지상파 메인 뉴스조차 관련 뉴스를 실제 소홀히 다룬 게 맞는 걸까.

우선 문 대통령이 스페인을 국빈 방문했던 16일 지상파 3사 메인뉴스를 보자. MBC <뉴스데스크>와 SBS < 8뉴스 >엔 관련 뉴스가 단 1건도 없었다. KBS는 1건이었다. <코로나 이후 첫 국빈 맞은 스페인…격리 면제 여행 권역 추진> 리포트가 14번째 꼭지로 배치됐다.

이날만 이런 것이 아니었다. 전날(15일) 문 대통령은 오스트리아 국빈 방문 중이었다. MBC와 SBS는 역시나 단 1건도 다루지 않았다. KBS는 코로나19 백신 1차 접종 1300명 돌파 관련 소식에 <문 대통령 "아시아 백신 생산 거점 한국으로">란 29초짜리 단신을 붙였다.

문 대통령의 이번 해외 순방 일정은 G7 정상회의를 포함 7박 8일로 알려졌다. 그렇다면 지난 11일 출국 이후 지상파 3사 메인뉴스의 전체 보도는 어땠을까. 우선 G7 정상회의가 열렸던 13일, 지상파 3사 중 이를 톱뉴스로 보도한 곳은 MBC가 유일했다. 지상파 3사 공히 2건씩 보도한 가운데 KBS는 5,6번째, SBS는 12,13번째 꼭지였다.

기간을 좀 더 넓혀 볼까. 11일부터 16일까지 MBC는 총 5건, SBS는 4건, KBS는 7건이었다. 결코 많다고 볼 수 있는 숫자는 아니었다. 특히 G7 정상회의의 중요도나 12년 만에 최초로 한국 정상이 참석했다는 상징성,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세계 주요국 정상들의 공동성명 채택 등 G7 관련 이슈만 놓고 봐도 그랬다.

그렇다면 보도의 질이나 논조는 어땠을까. 해당 기간 중 G7 정상회의를 톱뉴스로 다룬 곳은 13일 MBC <뉴스데스크> 뿐이었다. 이외엔 대체로 '백신 허브' 관련 단신에 머물렀다. G7 경우도 일본 스가 총리와의 비교나 한일 정상회담 불발에 초점이 맞춰졌다.

단언컨대, 지상파 3사 메인뉴스만 놓고 보면 G7 정상회의의 배경 및 성과 이후 정상 외교의 내용조차 파악하기 힘들었다. 반면 11일 톱기사를 포함해 이준석 국민의힘 신임 당 대표 관련 보도는 SBS 10건, MBC와 KBS 7건이었다.

국격이란 무엇인가
 
 16일 방송된 YTN <뉴스가 있는 저녁>의 한 장면

16일 방송된 YTN <뉴스가 있는 저녁>의 한 장면 ⓒ YTN

 
"이런 식의 보도가 정상일까?"라고 물었던 변 앵커의 주장에 동의하지 않을 수 있다. 방송사 별로, 언론인 별로 영국에서 개최된 G7 정상회의보다, 또 오스트라아‧스페인 정상 외교보다 이준석 신임 당 대표의 선출이, 또 수술실 CCTV 설치 논란이나 노동자들의 연이은 산재가 더 중요한 뉴스라 판단할 수 있다.

하지만 이 같은 판단이 과연 온전히 그러한 뉴스 가치 때문인지, 정치적 의도 때문인지 의구심이 드는 것은 어쩔 수 없는 일이다. 과거 서울에서 개최한 G20 정상회의 관련 보도나 박근혜 전 대통령 해외 순방 당시 '패션외교'를 필두로 찬양조 보도에 열을 올렸던 지상파 3사의 논조나 보도량과의 일관성을 비교하면 특히 그렇다.

2000년대 이후 보수‧진보 정권 너나없이 중요시 했던 것이 바로 정상외교와 국격 담론이다. 이에 발맞춰 방송사들 역시 그러한 대한민국의 위상과 국격 상승의 증거로 정상외교보도에 열을 올렸던 것이 사실이다.

이번엔 분명히 달랐다. "정상일까?"라는 물음이 나올 만큼, 국민들이 유튜브를 직접 찾아 확인할 정도로 소홀했다. 과연 누구를 위한 보도인지 묻지 않을 수 없다. 그리고, 15일 밤 유튜브를 통해 스페인 펠리페 6세 국왕이 주최한 공식 환영식을 지켜보던 한 교민은 트위터에 이런 글을 남겼다. 
 
"스페인에서 20년 넘게 살았는데 문 대통령님 취임 이후부터 한국의 국격은 유럽에서 최고점을 찍고 있습니다. 고맙습니다!"
문재인 G7정상회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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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작업 의뢰 woodyh@hanmail.net, 전 무비스트, FLIM2.0, Korean Cinema Today, 오마이뉴스 등 취재기자, 영화 대중문화 칼럼니스트, 시나리오 작가, 각본, '4.3과 친구들 영화제' 기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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