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월에 개막할 도쿄올림픽에 출전하는 올림픽축구대표팀의 2차 훈련 엔트리가 발표됐다. 김학범 올림픽 축구대표팀 감독은 지난 가나와 2차례 평가전(12·15일)을 통해 총 30명의 선수들을 점검했고 이중 21명이 2차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울산 소속인 이동경과 원두재는 A대표팀 일정을 마친 뒤 곧바로 올림픽 대표팀에 합류해 15일 가나와의 2차전에 교체로 나섰고 2차 명단에도 포함됐다.

여기에 송민규(포항)와 김대원(강원)이 추가 멤버로 새롭게 합류하며 2차 명단은 총 23인이 됐다. 이중에서 앞으로 본선에서 추가될 와일드카드(24세 초과 선수) 3인을 제외하면 15명만이 살아남는다. 앞으로 8명의 선수가 또다시 탈락의 아픔을 피할 수 없는 마지막 서바이벌에 돌입한 것이다. 올림픽 축구 최종엔트리는 18명이며 부상 등의 변수를 대비하여 예비 명단 4명이 추가된다. 최종엔트리는 오는 30일 발표될 예정이다.

이번 2차명단에서 특히 눈길을 끄는 대목은 이승우(포르티모넨세)와 백승호(전북 현대)의 동반 탈락이다. 두 선수는 바르셀로나 유스 출신으로 유럽 빅리그 무대까지 경험한 선수들이다. 이승우는 2018 러시아월드컵 본선에도 출전했고, 김학범 감독과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우승을 함께했던 추억도 있다. 백승호는 올림픽 출전을 목표로 경기감각을 끌어올리기 위하여 각종 논란까지 감수하며 K리그를 복귀를 선택했다.

하지만 두 선수는 끝내 김학범 감독의 선택을 받지 못했다. 우려한대로 부족한 실전감각이 발목을 잡았다. 이승우는 지난 시즌 벨기에와 포르투갈 리그에서 활약했으나 주전경쟁에서 밀려 많은 경기에 출장하지 못했다. 올림픽을 위한 마지막 기회였던 가나와의 2연전에서도 1차전 선발, 2차전 교체 투입으로 다른 선수들에 비하여 넉넉한 기회를 부여받았지만 큰 인상을 남기지는 못했다.

백승호도 마찬가지였다. 독일에서 국내 무대로 전격 이적했지만 K리그 최강을 자랑하는 전북에서 주전 경쟁에 어려움을 겪은 데다 수원과의 이적논란으로 마음고생까지 하며 기대만큼 경기력을 끌어올리지 못했다. 가나와의 2차전에서 보여준 경기력은 이승우보다는 나았지만 김학범호에서 오랫동안 호흡을 맞춰온 기존 선수들을 뚜렷하게 능가할 정도는 되지 못했다.

반면 또다른 유럽파인 이강인(발렌시아)과 정우영(프라이부르크)은 일단 2차명단에서 살아남았다. 두 선수도 개인 컨디션이나 올림픽팀에서의 호흡이 아직 최상이라고는 할 수 없지만, 경기운영의 창의성이나 세트피스에서의 파괴력, 위치선정 능력 등에서 나름의 장점을 보여주면서 한번 더 기회를 잡았다.

공격 자원에서 오세훈, 조규성(이상 김천 상무)이 모두 제외된 것도 눈에 띈다. 오세훈과 조규성은 지난해 AFC U23 챔피언십 대회에서 나란히 2골을 기록하며 김학범호의 우승에 기여한 핵심멤버들이었다. 높이와 피지컬, 기존 선수들과의 조직력과 연속성이라는 측면에서 최소한 2차명단까지는 데려가지 않겠느냐는 전망이 많았지만 놀랍게도 김학범 감독은 두 선수 모두 선택하지 않았다.

이승우-백승호의 탈락이 '이름값'에 연연하지 않는다는 것을 보여줬다면, 오세훈-조규성의 제외는 '의리나 인맥'에 흔들리지 않는 무한 경쟁에 대한 김학범 감독의 냉철한 메시지를 보여준 것이라고 할 수 있다. 

최대 승부수는 와일드카드

올림픽팀이 최종엔트리를 향한 마지막 서바이벌에 돌입하면서 이제 최대 승부수가 될 와일드카드 3인을 과연 어떻게 구성할지에 축구팬들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올림픽팀의 취약점으로 꼽히는 포지션은 최전방 공격수와 측면 풀백, 중앙수비수 자리다. 김학범호는 가나와의 평가전에서 2연승에도 불구하고 두 경기 연속 수비에서 문제점을 드러내며 실점을 허용했다. 공교롭게도 수비수들이 퇴장과 패스미스를 범한 것이 실점으로 이어졌다. 공격에서도 찬스는 많았지만 마무리 능력에서 아쉬움을 드러냈다.

와일드카드 1순위로는 황의조가 꼽힌다. 벤투 감독이 이끄는 A대표팀의 주전 공격수이기도 한 황의조는 프랑스 1부리그에서 12골을 기록하며 유럽무대에서도 인정받는 스트라이커다. 김학범 감독과는 K리그 성남FC와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에서 와일드카드로 호흡을 맞춘 경험이 있고 당시 득점왕까지 차지했다. 황의조도 올림픽 출전에 대한 의지가 강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학범 감독이 2차 명단에서 그동안 주전 공격진이었던 오세훈과 조규성을 모두 제외한 것을 두고, 일부에서는 황의조의 와일드카드 발탁 가능성을 점치기도 한다. 

공격진에 와일드카드를 1장 더 투입한다면 한국축구의 간판스타 손흥민(토트넘)도 후보가 될 수 있다. 김학범 감독도 손흥민의 와일드카드 발탁 가능성에 희망을 남겼다. 하지만 현실적으로 소속팀이 차출을 수락할 가능성은 크지 않다.

이 경우 권창훈(수원 삼성)이 대안이 될 수 있다. 권창훈은 부상만 아니라면 2선에서 모든 포지션을 소화할 수 있어서 가용자원에 한정된 올림픽 무대에 반드시 필요한 '전천후 멀티 자원'으로도 활용도가 높다. 김학범 감독은 선수선발에 고려대상이 아니라고 밝히기는 했지만, 권창훈이 아직 병역문제를 해결하지 못했다는 것은 병역혜택이 걸린 올림픽 출전에 남다른 동기부여가 될 수 있는 대목이다.

문제는 수비다. 공격라인에 와일드카드 2장을 소비하게 된다면 수비에 돌릴 수 있는 선택지는 1장 뿐이다. 현재로서는 중앙수비수 김민재(베이징)의 발탁이 유력해보인다. 이상민과 정태욱이 김학범호의 중앙수비수 엔트리 두 자리에 근접해있는 상황이지만 탈아시아 수준의 수비수로 성장한 김민재까지 가세하면 높이와 빌드업 등에서 확실한 업그레이드가 가능하다.

변수는 소속팀의 동의가 필요한 사정상, 기존 유력 후보들의 와일드카드 발탁이 어려워질 경우다. 권창훈은 현재 K리그 소속이라 와일드카드 발탁에 문제가 없지만 해외파인 황의조와 김민재는 아직 낙관하기 어렵다.

그나마 김민재의 차출이 불발되더라도 센터백 포지션은 박지수나 정승현같이 2,3순위가 될만한 대안들이 있는 데다 이상민-정태욱-원두재 등 와일드카드 없이도 내부에서도 검증된 자원들이 있다. 오히려 또 다른 약점인 측면 풀백 자리에 공수를 겸비한 강상우(포항) 같은 자원을 보강하는 플랜B도 생각해볼 수 있다.

하지만 황의조와 손흥민의 발탁이 모두 불발된다면 A대표팀에서도 확실한 대안을 찾기가 쉽지않다. 어떤 와일드카드가 합류하느냐에 따라 김학범호의 최종엔트리 포지션 경쟁판도도 크게 달라질 수밖에 없을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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