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 롯데 자이언츠의 플레잉코치 송승준(41)이 금지 약물을 소지한 혐의로 중징계를 받은 사실이 알려지며 알려져 야구팬들에게 충격을 줬다. 한국도핑방지위원회(KADA)는 지난 주 송승준에게 한 시즌 경기 수(144경기)의 50%에 해당하는 72경기 출전 정지 징계를 내렸다.

송승준은 4년 전인 2017년 당시 팀 동료이자 후배였던 이여상에게 금지 약물을 받은 혐의로 KADA의 조사를 받아왔다. 송승준은 이여상에게 '줄기세포 영양제'라고 소개받았으나 해당 약품은 실제로는 KADA가 지정한 금지약물이었던 것으로 알려줬다. 복용이 아닌 소지 혐의가 문제가 되며 징계가 확정됐고 이미 지난주부터 출전 정지가 진행중인 상황이다.

1980년생인 송승준은 롯데 자이언츠를 대표하는 프랜차이즈 투수다. 경남 중·고교를 졸업하고 미국 프로야구 보스턴 레드삭스에 입단하여 빅리그에 진출했으나 메이저리그에서는 한번도 뛰어보지 못하고 2007년 해외파 특별지명으로 고향팀 롯데 자이언츠의 지명을 받으며 한국무대로 복귀했다. 이후 KBO리그에서는 14시즌간 롯데의 유니폼만을 입으며 통산 338경기에 출장해 109승85패 평균자책점 4.48을 기록하며 팀의 에이스이자 리그를 대표하는 수준급 우완투수로 꾸준하게 활약했다. 한국야구 최고의 순간으로 꼽히는 2008 베이징올림픽에도 국가대표로 참여하여 우승멤버로 활약하기도 했다.

2021시즌 송승준은 롯데와 계약을 1년 연장하며 KBO리그 현역 최고령 선수로 등극했다. 플레잉코치로 활동하다 시즌 중 은퇴경기를 치르고 이후 코치와 프런트 업무를 본격적으로 수행한다는 계획이었다. 팀전력에 포함되었다기보다는 프랜차이즈 스타로서의 의미있는 마무리를 해주기 위한 계약에 가까웠다. 실제로 올 시즌 송승준은 개막 이후 1군에 등록된 적이 없기 때문에 KADA가 내린 출전정지 징계의 실질적인 효력은 크지 않다.

하지만 올 시즌을 끝으로 은퇴를 예고한 송승준으로서는 선수생활 말년에 약물 의혹이라는 오점을 남긴 것 자체가 크나큰 불명예가 아닐 수 없다. 송승준은 데뷔 이래 지금까지 큰 구설수 없이 성공적인 선수생활을 이어왔고, 특히 롯데 팬들 사이에서는 고향팀에 대한 충성심과 애정이 남다른 것으로 유명하여 '롯빠 아재'라는 별명을 얻기도 했다. 

송승준은 징계의 억울함을 호소하며 법적 대응에 나겠다고 밝혔다. 송승준의 72경기 출전 징계는 지난 2017년 금지약물을 복용한 혐의가 인정된 최경철(당시 삼성)와 동일한 최고 징계 수위다. 송승준은 단순 소지만으로 금지약물 복용이나 구매와 맞먹는 수준의 징계가 내려진 것은 과도하는 입장이다. 송승준은 15일 방송된 SBS와의 인터뷰에서 "이런 일에 휩쓸리게 되어 죄송하다"면서도 "억울한 부분이 많다. 밝힐 수 있는 부분은 최선을 다해서 밝힐 것"이라고 강조했다.

송승준의 입장은 후배에게 속아 금지약물인줄 모르고 받았고 바로 돌려줬으며 고의적으로 구매하거나 복용하려고 했던 의도가 전혀 없었다는 것이다. 송승준은 2017년 이여상이 권유한 약품이 금지 약물이라는 걸 알게 되고 다음날 곧바로 돌려주며 크게 질책했다고 주장했다. 또한 식약처가 조사에 나섰으나 송승준의 금지약물 구매나 유통에 대한 혐의를 발견하지 못했고, 그동안 KADA가 수차례 실시한 도핑테스트에서도 모두 음성을 받았다. 송승준이 의도적으로 약물을 구입하지 않았다는 주장에 무게가 실리는 근거다.

하지만 정작 이여상은 "송승준이 이 제품이 금지약물인지 이미 알고 있었고, 이후 돌려받은 적도 없다"고 주장하고 있어서 송승준의 해명과 정면으로 대치된다. 반면 송승준은 KADA의 징계가 이여상의 일방적인 진술에만 의존하여 징계를 내렸다며 반발하고 있다. 이 사건은 결국 법적으로 진실공방을 가리게 됐다. 야구팬들의 시선도 극명하게 엇갈리고 있다.

KADA가 규정한 도핑방지규약 제2조 6항 '금지약물 또는 금지방법의 소지'에 따르면 단순히 금지약물을 소지한 것만으로도 금지약물 사용한 것과 동일한 제재대상임을 분명하게 명시하고 있다. 이는 사용이나 소지의 고의성 유무와는 엄연히 별개의 문제이기에 송승준의 징계 자체는 이의제기의 대상이 되기 어렵다.

송승준이 지금이라도 명예회복을 하기 위해서 증명해야 할 핵심은 두 가지다. 금지약물인 것을 모르고 받았다면 때 왜 바로 구단이나 KBO에 신고하지 않았는지, 그리고 금지약물인 것을 알고서 바로 '돌려줬다'는 주장을 뒷받침할 수 있는 증거의 유무다.

많은 야구팬들이 송승준의 사건을 안타깝게 바라보고 있고 그를 동정하는 여론이 있는 것도 사실이다. 윤성환-안지만(전 삼성)-임창용(전 KIA)등의 사례에서 보듯이 한 팀을 대표하는 프랜차이즈 스타이자 야구사에 큰 족적을 남긴 베테랑 선수가 말년에 불미스러운 사건에 연루되어 몰락하는 것은 한국 야구계 차원에서도 대단히 불행한 일이 아닐 수 없다.

그러나 법과 원칙은 모두에게 공정하고 엄격하게 적용되어야 하며 어설픈 온정주의나 타협은 올바른 해결책이 아니다. 송승준에게는 억울할 수 있겠지만 이 사건이 야구계 전체 금지약물을 비롯한 각종 규정 위반이나 범죄에 대하여 경각심을 주는 사례가 되어야 할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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