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티푸'는 말티즈와 토이 푸들의 믹스를 뜻하는데, 두 견종의 외모가 섞여 귀여운 외모의 끝판왕이다. 제시카 심슨, 블레이크 라이블리 등 해외의 유명 셀럽들도 자신의 반려견으로 말티푸를 선택했다고 한다. 지난 14일 KBS2 <개는 훌륭하다>에 출연한 부부 보호자는 결혼 후 반려견을 입양하게 됐는데, 슬픈 눈빛을 하고 있는 우디(수컷, 3살)가 계속 마음에 걸려 데려오게 됐다고 했다. 

우디는 사람을 좋아하지만 겁이 많은 성격이었다. 귀여운 건 굳이 말할 필요도 없었다. 특히 아내 보호자의 사랑을 듬뿍받았다. 보호자 부부에게는 17개월 된 아들이 있었다. 흔히 SNS에서 볼 수 있는 것처럼 아기와 개가 사이좋게 지내면 얼마나 좋을까. 단순히 생각하면 반려견을 함께 키우니 아기의 정서에도 도움이 될 것만 같았다. 그러나 현실은 달랐다. 멈어야 할 산이 너무 많았다. 

육아·반려견 케어에 집안일까지
 
 KBS2 <개는 훌륭하다> 한장면.

KBS2 <개는 훌륭하다> 한장면. ⓒ KBS2

 
강형욱 훈련사의 말다 따나 "절대 녹록지 않"았다. 아내 보호자는 육아에 반려견 케어, 집안일까지 도맡아 하고 있어서 24시간이 모자랄 지경이었다. 문제는 일하는 중에도 우디를 신경써야 한다는 것이다. 왜냐하면 아기가 다가갈 때마다 우디가 으르렁댔기 때문이다. 아기가 걷기 시작하면서부터 우디가 공격성을 보이기 시작했다며 아내 보호자는 고민을 털어놓았다. 

실제로 우디는 아기가 손을 뻗자 짖기 시작했고, 점프를 하며 달려들기도 했다. 처음에는 그저 장난이라 여겼지만 상황은 점점 심각해졌다. 짖음의 강도와 입질의 세기가 이전과는 확연히 달라졌던 것이다. 아내 보호자는 이대로 두면 머지않아 물림사고가 발생할지도 모른다는 불길한 예감이 들었다며 도움을 요청했다. 최근 들어 우디는 입질 신호를 보이기도 했다. 상황이 급박했다. 

"힘들지 않다고 하면 거짓말이죠. 다 포기하고 싶을 때가 가끔 있어요. 둘만 잘 지낼 수 있다면 더 바랄 게 없을 것 같아요."

아기와 개를 분리할 수는 없을까. 현실적으로 쉽지 않았다. 아기를 방에 두면 아기가 소리를 지르고, 우디를 방에 두면 우디가 짖었다. 아내 보호자는 어떻게 해야 할지 몰라 전전긍긍하고 있었다. 그 고충이 충분히 이해됐다. 우디의 공격성은 어느 정도일까. 정말 아기에게'만' 으르렁대는 걸까. 우디는 낯선 사람(이경규)이 등장하자 잠시 뒷걸음질 치더니 금세 짖기 시작했다. 

이경규가 일부러 무서워하는 척 연기를 했더니 더 맹렬하게 달려들었다. 아내 보호자는 발차기를 하거나 리액션이 크면 더 격렬하게 반응한다고 설명했다. 그 장면을 가만히 지켜보던 강 훈련사는 '스트레스 전이'를 우려했다. 스트레스 전이란 경계심이 심해진 개가 가까이 있는 약한 대상에게 공격성을 보이는 것을 의미하는데, 이 경우 우디에게 약한 대상은 바로 아기였다. 

"쟤는 아기하고 못 지내는 게 아니라 아무하고도 못 지내는 개예요. 그런 개를 아이와 함께 키우는 거고요." (강형욱)

개들은 낯선 사람들 앞에서 주눅드는 게 보통인데, 우디는 오히려 더 공격적인 태도를 취했다. 가장 큰 문제는 보호자가 우디를 통제하지 못한다는 것이었다. 옆에서 계속 짖는데도 조용히 시키지 못했다. 주로 어르고 달래는 편이었는데, 그마저도 먹히지 않았다. 강형욱은 보호자가 잘못된 행동에 공감을 해주니까 개선이 되지 않는 거라 지적했다. 회유는 잘못된 행동을 강화했다. 

강형욱은 첫 대면에서 우디가 경계 태세를 취하며 계속 짖자, 보호자에게 목줄을 잡으라고 지시했다. 그리고 짖을 때마다 목줄을 당기게 했다. 몇 번을 반복하자 우디는 이내 조용해졌다. 하지만 강형욱이 집 안으로 들어서자 다시 짖어대기 시작했다. 강형욱은 보호자에게 줄을 더 짧게 잡으라고 재차 강조했다. 그때 우디는 아기를 바라봤고, 강형욱은 그런 우디의 낌새를 눈치챘다. 

스트레스 전이가 이뤄질 가능성이 높았다. 강형욱은 재빨리 목줄을 건네받고 직접 통제에 나섰다. 역시 우디는 거세게 저항했다. 한번도 받아본 적 없던 대우에 격분한 듯했다. 극도의 흥분 상태의 우디는 강형욱의 손을 세게 물었다. 이빨이 제법 깊이 박혔다. 우디는 대변 실수까지 했다. 강형욱은 우디의 몸을 눌러 제압했고, 아기를 안전하게 방 안으로 들여보냈다. 

강형욱은 아내 보호자에게 우디를 대하는 모습 방식이 바뀌어야 한다고 설명했다. 현재 우디는 덩치만 작을 뿐 공격성만큼은 맹견과 다를 바 없었다. 따라서 위협적인 개라는 걸 엄두에 두고 교육에 임할 필요가 있었다. 그리고 무엇보다 아기의 안전을 최우선으로 생각해야 한다. 보호자에게 필요한 건 단호함이었다. 보호자가 달라지면 우디에게도 변화가 일어날 것이다. 

"저는 훈련사이기도 하고 아빠이기도 한데요. (육아와) 굉장히 비슷해요. 도와줘야 하는 경우도 있지만 스스로 해결할 수 있게 놔둬야 하는 경우도 있어요."

첫 번째 훈련은 보디 블로킹이었다. 기본 중에 기본이지만, 많은 보호자들이 마음이 약해져 포기하고마는 훈련이기도 하다. 강형욱은 밀칠 때는 확실히, 적극적으로 밀치라며 조언을 아끼지 않았다. 보디 블로킹이 제대로 먹히지 않으면 손으로 밀쳐도 좋다고 덧붙였다. 공감과 회유로 일관했단 아내 보호자의 낯선 반응을 접한 우디는 한껏 놀라 보호자에게도 입질을 하며 저항했다. 

보호자와 반려견의 새로운 관계 확립
 
 KBS2 <개는 훌륭하다> 한장면.

KBS2 <개는 훌륭하다> 한장면. ⓒ KBS2

 
아내 보호자와 우디 사이에는 새로운 관계 확립이 필요했다. 강형욱은 주도권을 가져와야 한다고 설명했다. 우디에게 한발씩 다가가며 공간을 압박해 들어갔다. 강형욱은 한 가지 질문을 던졌다. 반려견과 보호자 둘만의 유대가 중요한지, 반려견과 가족 전체의 화합이 중요한지 선택하라고 했다. 보호자는 후자를 선택했다. 그것이 보호자라면 당연히 가져야 할 마음가짐이다. 

지금 우디에게 필요한 건 보호자의 애정이 아니라 생각할 시간이었다. 달라진 상황과 달라진 관계에 적응할 시간 말이다. 다만, 그냥 방치한 채로 내버려 두는 게 아니라 지켜보고 있다는 사실을 인지시켜줘야 했다. 다음은 활동 공간을 재정립하는 훈련이 이어졌다. 평소라면 소파에 앉은 보호자의 무릎 위를 우디가 차지하고 있었을 테지만, 이건 절대 해서는 안 될 행동이었다.  

집의 중심이라 할 소파 위에 반려견을 올라가게 두면 반려견은 그 위에서 모든 걸 관장하려 들게 된다. 심지어 보호자까지도 말이다. 또, 보호자의 무릎 위에 올라가 있는 상황에서 아기가 다가오면 어떻게 될까. 일종의 경쟁 관계에 있는 아기를 공격할 확률이 높다. 이미 실제로 벌어졌던 일이기도 하다. 강형욱은 보호자가 계속 혼동을 주고 있다며, 우선순위를 명확히 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아내 보호자는 그동안 아기와 개를 같이 안고 싶다는 생각만 했었다며 아쉬움을 드러냈다. 강형욱은 "SNS가 발달하면서 위험한 행동을 계속하는 사람들이 있"다며 SNS는 자신이 생각하는 가장 아름다운 것을 표현하는 꿈 같은 장소라고 설명했다. 꿈은 꿈일 뿐이라는 걸 모르고 현실에서 따라하려고 하면 자칫 위험한 일이 발생할 수밖에 없다는 따끔한 경고였다. 

"미취학 아동이 있는 집의 반려견들은 켄넬을 진짜 좋아해요. 여기 들어가면 안전하잖아요."

이후 우디를 소파에 올라오지 못하게 하는 살벌란 훈련이 이어졌고, 그 다음 단계는 켄넬 훈련이었다. 아기와 함께 거실을 사용해야 하므로 켄넬은 필수였다. 대부분의 개가 켄넬을 좋아하지 않는데, 의외로 우디는 거부감을 보이지 않았다. 왜 그럴까. 오늘 하루가 굉장히 불만족스러웠을 우디에게 켄넬은 가장 편한 장소였던 것이다. 우디는 켄넬에서 안정감을 느꼈다. 

앞으로 아기와 우디는 함께 살아갈 수 있을까. 그 답을 이미 우리는 안다. 그건 보호자가 자신의 역할을 얼마나 잘 수행하느냐에 달려있을 것이다. 보호자와 둘만의 유대 관계가 아니라 가족 전체의 화합을 추구하고, 그러기 위해 어떤 태도를 취해야 하는지 심사숙고할 필요가 있다. 아기가 있는 보호자라면 마땅히 해야 할 고민이다.
덧붙이는 글 이 기사는 김종성 시민기자의 개인 블로그 '버락킴, 너의 길을 가라'(https://wanderingpoet.tistory.com)에도 실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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