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준플레이오프에서 두산에게 패배의 쓴맛을 보며 챔피언 자리 사수에 실패한 LG가 올 시즌에도 어김없이 대권 도전에 나섰다. 15일 현재 삼성과 함께 2위에 올라 있는 LG는 1위와도 0.5경기 차로 언제든 1위 자리에 오를 수 있는 상황이다. 

하지만 타격이 LG의 발목을 잡았다. LG 타선은 타율 0.247(9위), 홈런 49개(5위), OPS 0.726(7위)를 기록하며 침묵하고 있다. 무기력한 타선이 생산한 득점도 249점(경기당 평균 득점 4.29)으로 리그 8위에 해당한다. 라모스, 이형종 등 중심 타선을 지켜야 할 타자들이 침묵하면서 타선이 좀처럼 힘을 쓰지 못하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LG가 상위권을 유지할 수 있는 이유는 바로 마운드에 있다. 올 시즌 LG의 마운드는 평균자책점 3.67, 피안타율 0.243, 피 OPS 0.679로 대부분의 지표가 리그 상위권이다. WHIP는 무려 1.36으로 압도적인 상황이다.
 
이런 LG의 '철벽 마운드' 중심에는 '파이어볼러' 고우석이 자리하고 있다. 사실 시즌 전에는 고우석에 대한 우려의 시선도 있었다. 지난해 부상과 부진이 겹쳤고, 무엇보다 마무리 투수라기에는 제구력에서 아쉬운 모습을 보여줬기 때문이다. 
 
실제로 5월에는 불안한 상황을 자주 연출하곤 했다. 지난 5월 9경기에 등판해 5개의 세이브를 기록하긴 했지만, 2패 평균자책점 4.50으로 뒷문을 안정적으로 지키지 못했다. 특히 WHIP(이닝 당 출루 허용률)는 1.63까지 치솟았다.
 
 최근 들어 좋은 모습을 보여주고 있는 파이어볼러 고우석

최근 들어 좋은 모습을 보여주고 있는 파이어볼러 고우석 ⓒ LG 트윈스

 
최근 4경기서 4세이브 무실점 6K
 
하지만 최근 들어 마무리 투수로서 최고의 활약을 펼치며 우려의 시선을 깨끗하게 씻어내고 있다. 가장 최근 등판이었던 지난 13일에도 강렬한 인상을 남겼다. 2-0으로 아슬아슬하게 리드하고 있던 상황에서 마운드에 오른 고우석은 세 타자를 모두 삼진으로 잡아내며 1이닝을 완전히 삭제했다.
 
파이어볼러답게 직구는 최고 156km까지 나왔고, 130km 후반대의 슬라이더도 함께 구사하며 팀의 뒷문을 단단히 단속했다. 고우석의 활약에 힘입어 팀은 승리를 거뒀고, 고우석은 시즌 16번째 세이브를 수확했다.
 
올 시즌 25경기에 등판한 고우석은 3패 16세이브 평균자책점 1.96을 기록 중이다. 세이브는 삼성 오승환(19개)에 이어 2위이고, 16번의 세이브 중 9번은 1점 차에서 기록할 정도로 좋은 활약을 펼치고 있다.
 
세부 지표를 살펴보면 피안타율은 0.205, 피 OPS는 0.531에 불과하다. WHIP는 1.04로 마무리 투수들 가운데 제일 낮은 수치다. 무엇보다 K/BB(삼진/볼넷)이 3.29로 지난해(2.68)보다 안정적인 제구를 선보이며 팀의 뒷문을 사수하고 있다. 
 
최근 페이스도 좋다. 지난 4경기 모두 구원 등판한 고우석은 4세이브 무실점으로 호투했다. 그 과정에서 기록한 볼넷은 단 한 개도 없고 삼진은 6개나 잡아내는 등 부진했던 지난해의 아쉬움을 깨끗하게 날리고 있다.
 
일각에서는 이런 고우석의 부활 이유로 상승한 구속을 꼽는다. 지난해 평균 150.4km의 직구를 구사했던 고우석의 올 시즌 직구의 평균 구속은 무려 153.3km로 3km 가량 상승했다. 지난 8일 NC전 등판에서는 157.4km의 공을 뿌리는 등 파이어볼러로서의 면모를 당당히 과시했다.
 
자연스레 투구 수 관리도 좋아졌다. 지난해 경기당 17.9개의 공을 뿌렸던 고우석은 올 시즌에는 경기당 14.6개의 공을 던지며 더 나아진 모습을 선보이고 있다.
 
 지난해의 부진을 씻어내고고 '철벽 마운드'의 중심에 서있는 고우석

지난해의 부진을 씻어내고고 '철벽 마운드'의 중심에 서있는 고우석 ⓒ LG 트윈스

 
'철벽 마운드' 중심에 있는 고우석
 
충암고 시절부터 150km를 넘나드는 빠른 공을 구사하며 많은 주목을 받았던 고우석은 청소년 대표팀에도 승선하는 등 최고의 커리어를 쌓았다. 이러한 활약에 힘입어 '2017년 KBO 신인 드래프트'에서 1차 지명으로 LG의 유니폼을 입게 됐다.
 
많은 기대를 받으며 프로에 입성한 만큼, 데뷔 첫 시즌부터 1군에서의 기회를 받았다. 2017시즌 25경기에 등판한 고우석은 1홀드 평균자책점 4.50을 기록했다. 겉보기에 훌륭한 성적표는 아니지만, 150km를 웃도는 시원시원한 직구를 구사하며 자신의 가능성을 증명했다. 
 
이듬해에도 56경기에 등판하며 1군 무대에 조금씩 적응한 고우석은 2019시즌 본격적으로 팀의 마무리 투수로 활약하기 시작했다. 그해 65경기에 등판한 고우석은 8승 2패 35세이브 평균자책점 1.52를 기록하며 팀의 뒷문을 단단히 단속했다. 또한 'KBO리그 역대 최연소 30세이브'를 기록했고, 이러한 활약에 힘입어 대표팀에 승선하는 기염을 토하기도 했다.
 
하지만 지난해 부상과 부진으로 인해 제구에서 불안한 모습을 보여줬다. 결국 4패 17세이브 평균자책점 4.10을 기록하는 데 그쳤으며, 무엇보다 우승에 도전하는 팀에게 큰 도움이 되지 못해 많은 아쉬움을 남겼다.
 
다행히 올 시즌에는 강력한 직구를 앞세워 팀의 뒷문을 걸어 잠그고 있다. 이러한 활약에 힘입어 대표팀 마무리 투수 유력 후보로 점쳐지고 있는 상황. 현재 우승을 노리는 팀에게도 굉장히 큰 도움이 되고 있다. '철벽 마운드'로 평가받고 있는 LG의 중심에는 파이어볼러 고우석이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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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붙이는 글 gur145145@naver.com
LG 트윈스 고우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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