잉글랜드 대표팀 세대교체에 성공한 축구종가 잉글랜드가 유로 첫 우승에 도전장을 던졌다.

▲ 잉글랜드 대표팀 세대교체에 성공한 축구종가 잉글랜드가 유로 첫 우승에 도전장을 던졌다. ⓒ 잉글랜드 축구협회 홈페이지 캡쳐

 
꽤나 흥미로운 사연이 많은 조다. 축구종가에 어울리지 않게 유로 우승 경력이 전무한 잉글랜드는 세대교체에 성공하며 앙리 들로네를 들어올릴 적기를 맞았다. 

2018 러시아 월드컵 준우승으로 전 세계를 놀라게 한 크로아티아, 25년 만에 유로에 나서는 스코틀랜드, D조에서 유일한 유로 우승 경력을 보유한 체코의 선전 여부가 관심을 불러모은다. 잉글랜드의 강세 속에 나머지 3팀은 치열한 경쟁을 벌일 것으로 보인다.

잉글랜드 : 유로 우승 0회, 축구 종가의 자존심 살릴 적기

잉글랜드 하면 누구나 '축구종가'의 이미지를 떠올린다. 하지만 잉글랜드가 메이저대회에서 거둔 성적표는 생각보다 굉장히 초라하다. 1966년 자국에서 열린 월드컵 우승을 제외하고 유로와 월드컵에서 결승에 진출한 경우는 단 한 차례도 없다.

하지만 최근 몇 년 동안 잉글랜드는 A대표팀부터 연령별 대표팀까지 두드러진 성과를 내기 시작했다. 2017년 U-17 월드컵, U-20 월드컵을 모두 제패한 데 이어 성인 대표팀이 출전한 2018 러시아 월드컵에서는 4강에 진출했다. 1990 이탈리아 월드컵 4강 이후 28년 만에 최고 성적이다.

가레스 사우스게이트 감독은 2016년 9월 잉글랜드 대표팀 사령탑에 부임한 이후 전폭적인 체질개선에 나섰다. 잉글랜드 특유의 팀 컬러인 킥 앤 러시를 버리고, 후방 빌드업을 중시했으며, 단단한 수비, 다양한 세트피스 전술, 빠른 카운터 어택 등의 장점을 최대한 극대화시키며, 2018 러시아 월드컵 4강 진출이라는 업적을 남겼다.

이후 2018-19 UEFA 네이션스리그 4강으로 상승세를 이어간 잉글랜드는 2019년 열린 유로 2020 예선에서 몬테네그로, 코소보, 체코, 불가리아 등을 따돌리고, 조1위로 본선 진출을 확정지었다.

사우스게이트 감독은 지난 3년 동안 새로운 젊은 피를 적극 수혈하며 점진적인 세대교체를 단행했다. 때마침 프리미어리그에서 활약하는 유망주들이 쏟아져 나오면서 이러한 흐름을 대표팀까지 이어나갔다.

필 포든, 잭 그릴리시, 메이슨 마운트, 데클런 라이스, 제임스 워드 프라우스, 부카요 사카, 주드 벨링엄, 도미닉 칼버르 트윈 등이 사우스게이트 감독의 선택을 받으며, A매치 데뷔전을 치렀다. 최근 발표된 유로 2020 최종 명단 26명 가운데 30대는 카일 워커, 키어런 트리피어, 조던 헨더슨 등 3명에 불과할 만큼 전체적으로 스쿼드의 연령대가 낮은 편에 속한다.

사우스게이트 감독은 러시아 월드컵에서 스리백 전술에만 국한되지 않은 채 이후 포백과 스리백을 적절하게 혼용하며 유연성을 보였다. 지난 월드컵 유럽예선에서는 4-2-3-1 포메이션을 가동해 유로 2020 본선을 준비하는 모습이었다. 과연 잉글랜드가 한층 젊어진 스쿼드를 앞세워 사상 첫 유로 우승의 꿈을 실현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크로아티아 : 월드컵 준우승 신화, 이번에는 유로 최고 성적 노린다

크로아티아의 역사는 길지 않다. 1990년대 초 유고슬라비아에서 분리 독립된 이후 유로 1996에서 처음으로 메이저대회에 등장했다. 유로 2000과 2010 남아공 월드컵을 제외한 메이저대회에 빠짐 없이 본선에 진출했으며, 1998 프랑스 월드컵에서는 4강에 오르는 이변을 일으켰다.

그리고 20년 뒤 2018 러시아 월드컵에서 깜짝 준우승을 차지하며 황금기를 보냈다. 당시 크로아티아는 강렬한 인상을 남겼다. 조별리그에서 메시의 아르헨티나를 3-0으로 격파하며, 조별리그를 통과한 크로아티아는 16강, 8강, 4강에서 모두 연장 승부 끝에 승리를 거두는 투혼을 선보이며 축구팬들을 매료시켰다.

하지만 이후 크로아티아의 행보는 다소 주춤했다. 만주키치, 라키티치 등 노장들이 대표팀을 떠나면서 전력 약화가 불가피했고, 2018-19 UEFA 네이션스리그에서 스페인에 0-6으로 대패하는 참사를 당했다. 유로 2020 예선에서는 아제르바이잔, 헝가리, 웨일스, 슬로바키아와 한 조에 속해 5승 2무 1패를 기록하며, 무난하게 본선 진출에 성공했지만 헝가리전 1-2 패배는 옥의 티로 남아있다. 2020-21 UEFA 네이션스리그에서도 이렇다 할 경쟁력을 보여주지 못했다. 스웨덴과는 1승 1패로 대등했으나 우승후보 프랑스, 포르투갈에 각각 2전 전패를 기록했다.

지난 3년 동안 달리치 감독은 왼쪽 풀백 바리시치, 원톱 페트코비치, 공격형 미드필더 블라시치 등 젊은피를 수혈해 팀의 주전으로 기용하고 있다. 모드리치, 페리시치, 비다, 브르살리코 등 노장들은 남아있지만 부분적인 세대교체를 통해 신구조화를 이룬 것은 긍정적이다.

무엇보다 크로아티아의 정신적 지주 모드리치가 건재한 점은 희망을 걸어볼 요소다. 1985년생으로 적지 않은 나이에도 불구하고 러시아 월드컵에서 팀을 준우승으로 이끌며, 대회 MVP를 수상한 모드리치는 여전히 팀내 허리진의 중심축이다. 나이를 감안할 때 모드리치의 마지막 유로일 가능성이 농후하다. 모드리치와 함께 브로조비치, 코바치치와 함께 구성된 미드필드 라인은 어느 팀과 견줘도 부족함이 없다. 

지금까지 크로아티아의 유로 최고 성적은 1996년과 2008년 대회 8강이다. 잉글랜드, 스코틀랜드, 체코와의 치열한 경쟁이 예상되지만 크로아티아 특유의 끈끈함과 투지가 발휘된다면 3년 전 영광을 재현할 가능성은 충분하다.  

스코틀랜드 : 25년 한 털어낸 스코틀랜드의 무한도전

유로 본선에 진출하기까지 무려 25년이 걸렸다. 유로 1996과 1998 프랑스 월드컵에서 조별리그 탈락의 고배를 마신 스코틀랜드는 이후 한 차례도 메이저대회에 출전하지 못했다. 유로 2020 본선에 오르는 과정은 순탄치 않았다. 벨기에, 러시아에 밀려 조3위를 차지한 스코틀랜드는 이스라엘, 세르비아와의 플레이오프에서 승부차기 접전 끝에 가까스로 유로 본선행 티켓을 거머쥔 것이다. 오랜 암흑기를 극복한 성과라서 의미가 뜻깊었다. 

스코틀랜드는 2020-21 UEFA 네이션스리그에서 체코에 2승을 거두고도, 조1위를 내주며 그룹A 승격에 실패했다. 하지만 본선에서 맞불을 체코에 우위를 점한 것은 자신감으로 작용할 수 있다.

스티브 클락 감독은 3-4-1-2 포메이션을 주로 사용한다. 맨유 출신의 중앙 미드필더 맥토미니를 수비수로 활용하는게 다소 특징이다. 또, 스코틀랜드는 최정상급 왼쪽 풀백 로버트슨, 티어니를 두 명이나 보유하고 있는데, 티어니를 왼쪽 스토퍼, 로버트슨을 왼쪽 윙백에 배치함으로써 교통 정리를 마쳤다. 빌드업 상황에서 티어니를 거쳐 로버트슨으로 뻗어나가는 공격이 세밀하다. 

스코틀랜드가 내세울 확실한 공격 루트는 로버트슨의 왼발이다. 활발한 오버래핑과 정확한 크로스는 스코틀랜드 공격 상황에서 큰 영향력을 행사한다. 그 다음은 스트라이커의 몫이다. 포레스트, 다이크스가 얼마나 골 결정력을 발휘할지가 관건이다. D조 2위 싸움의 분수령이 될 체코, 크로아티아전을 스코틀랜드의 안방인 글래스고에서 치른다는 점도 호재다.

체코 : 강한 전방 압박 전술 본선에서 통할까  

체코슬로바키아 시절 1976년 대회에서 유로 우승을 차지할만큼 동유럽의 최강자로 군림했다. 이후 네드베드, 포보르스키가 이끌던 체코의 황금세대는 유로 1996 준우승, 유로 2004 4강이라는 좋은 성적을 남겼다. 하지만 이후 체코의 성적은 초라히가 그지 없다. 유로 2008, 유로 2012에서는 조별리그에서 탈락했고, 2016년에는 본선조차 오르지 못했다. 그래서 9년 만에 유로에 출전하는 이번 대회에서 명예 회복을 노리고 있다.

체코는 유로 2020 예선에서 잉글랜드에 이어 조2위로 본선에 진출했다. 잉글랜드 원정에서는 0-5로 패했지만 홈에서 2-1로 승리하며 저력을 과시했다. 2020-21 UEFA 네이션스리그에서도 비교적 순항했다. 스코틀랜드, 이스라엘, 슬로바키아를 제치고 조1위를 기록, 16개팀이 겨루는 그룹 A로 승격했다.

비록 월드클래스는 없지만 유럽 빅리그에서 활약 중인 선수들이 포지션 곳곳에 채워져 있다. 웨스트햄에서 활약하는 중앙 미드필더 수첵, 오른쪽 풀백 쿠팔, 세비야의 골키퍼 바츨리크, 레버쿠젠의 최전방 공격수 시크, 헤르타 베를린의 공격형 미드필더 다리다 등이 대표적이다.

이번 유로 2020 본선에서의 조 편성은 다소 껄끄럽다. 우승후보 잉글랜드와 다시 본선에서 재회하게 될 뿐만 아니라 2018 러시아월드컵 준우승에 빛나는 크로아티아도 부담스럽다. 그나마 스코틀랜드가 해볼 만 하지만 네이션스리그에서 2전 전패로 열세를 보인 바 있다. 

체코는 4-2-3-1 포메이션을 기반으로 굉장히 높게 라인을 형성해 압박을 구사한다. 체코는 지난 3월 열린 2022 카타르월드컵 유럽예선에서 피파랭킹 1위 벨기에를 맞아 전방 압박 전술로 경기를 지배하며 1-1 무승부를 거둔 바 있다. 골 결정력만 뒷받침되었다면 충분히 이길 수 있었던 경기였기에 아쉬움이 남았다.

체코의 불안요소라면 수비에 있다. 타 포지션에 비해 센터백의 무게감이 떨어진다. 체코는 지난 5일 이탈리아와의 평가전에서 0-4로 대패하며 불안감을 남겼다. 남은 기간 동안 수비 조직력을 얼마나 끌어올리느냐가 16강 진출을 좌우할 전망이다.

☞ 관점이 있는 스포츠 뉴스, '오마이스포츠' 페이스북 바로가기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진실과 정의를 추구하는 오마이뉴스를 후원해주세요!

후원문의 : 010-3270-3828 / 02-733-5505 (내선 0)

오마이뉴스 취재후원

신뢰도 있고 유익한 기사로 찾아뵙겠습니다.

  • 당신이 좋아할 만한 콘텐츠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