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일 열린 황금사자기 광주진흥고와 도개고의 경기에서 광주진흥고 고은수 선수가 홈으로 쇄도한 뒤 오건우 선수와 하이파이브를 하고 있다.

6일 열린 황금사자기 광주진흥고와 도개고의 경기에서 광주진흥고 고은수 선수가 홈으로 쇄도한 뒤 오건우 선수와 하이파이브를 하고 있다. ⓒ 박장식

 
시간차를 두고 벌인 광주 '1차 지명 라이벌'의 대결에서 누가 웃었을까?

6일 열린 황금사자기 32강전에서는 KIA 타이거즈의 1차 지명 대상자로 하마평이 오르는 광주동성고등학교의 내야수 김도영, 광주진흥고등학교의 투수 문동주가 차례로 경기를 펼쳤다. 광주동성고는 세광고등학교와 광주진흥고는 도개고등학교와 맞붙어 KIA 팬들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두 선수는 그러한 이목에 걸맞은 활약을 펼쳤다. 김도영은 리드오프로 경기에 출전해 5타수 2안타, 득점 한 개를 올리며 타격감을 뽐냈다. 문동주 역시 3.2이닝 동안 퍼펙트 피칭을 선보이며 6명의 상대 타자를 삼진으로 돌려세웠다. 하지만 두 선수가 모두 웃지는 못했다. 도개고를 콜드승으로 꺾고 16강에 진출한 광주진흥고와는 달리, 광주동성고는 세광고에 패배를 거두며 짐을 싸야만 했다.

실책이 경기 운명 갈랐다

6일 제3경기로 열린 광주동성고등학교와 세광고등학교의 맞대결은 경기 초반 두 학교의 타격전으로 흘러갔다. 세광고의 '믿을맨' 박영현이 4이닝동안 3실점 2자책점, 광주동성고의 선발 신헌민이 3.1이닝동안 3실점을 기록하면서 부진했기 때문. 세광고와 동성고는 3회 말까지 3-3으로 팽팽한 균형 속에서 경기를 이어갔다. 

5회 말에는 광주동성고가 상대의 4구와 폭투 등으로 한 점을 달아났지만, 7회 초 세광고등학교의 대량 득점이 터지며 무게추가 급격하게 기울었다. 광주동성고가 해당 이닝에만 세 번의 실책을 범한 데다, 4번 타자로 출전한 2학년 박지호가 만루 상황 싹쓸이 3루타를 기록하며 빅 이닝을 만들어냈다.

결국 한 이닝에 무려 여섯 점을 올리는 대량 득점을 거둔 세광고등학교가 최종 스코어 9-4로 승리를 거두었다. 이날 가장 주목받은 김도영은 선발 유격수로 출전해 1회 중전안타, 7회 빠른 발을 활용한 번트 안타를 기록하는 등 공수주에서 뛰어난 활약을 펼쳤지만, 팀이 승리를 거두지 못하면서 아쉬움을 남겼다.
 
 광주동성고와의 32강전에서 싹쓸이 3루타를 기록한 세광고등학교 박지호 선수.

광주동성고와의 32강전에서 싹쓸이 3루타를 기록한 세광고등학교 박지호 선수. ⓒ 박장식

 
경기 후 만난 김용선 세광고 감독은 "첫 경기를 빼놓고는 그라운드 상태가 좋지 못하다. 작년이나 재작년보다 더 심한 느낌이 든다. 오늘 선수들이 대량 득점을 한 것도 상대의 에러 때문이었으니 더욱 그렇다"면서 아쉬움을 지적했다. 

그러면서 김 감독은 "수비가 강한 팀이 강팀이 된다는 생각이 든다. 우리는 투수력이 좋은 것이 장점인데, 더욱이 오늘 경기에서는 박지호 선수가 찬스 때 잘 쳐줘서 잘 풀린 것 같다"고 단평했다. 박준영 선수의 아쉬운 기록에 대해서는 "슬로우 스타터"라며, "한여름이 되면 잘 하지 않을까 싶다"며 웃었다.

이날 경기의 '스타' 2학년 박지호 선수는 지난해에 이어 녹슬지 않은 타격 실력을 뽐냈다. 그는 "다른 타석 때 못 쳐서 긴장되고 팀원들에게 미안했는데, 좋아하는 코스에 공이 와서 운 좋게 3루타를 쳐낸 것 같다"며 웃었다. 이어 "이번 대회에서 확실하게 파워로서의 장점을 각인시키고 싶다"라고 각오를 밝혔다. 

광주진흥고, 콜드 게임으로 기분 좋게 승리했다

이어 열린 광주진흥고등학교와 도개고등학교의 경기는 초반부터 광주진흥고 선수들이 압도하는 분위기였다. 선발 문동주의 부드러운 투구폼에서 나오는 빠른 구속에 상대 타자들은 맥을 못 추고 삼진으로 물러나곤 했다.

광주진흥고 타자들 역시 1회부터 불방망이를 뽐냈다. 2번 타자 고은수를 시작으로 신명승, 오건우, 공지웅이 4타자 연속 안타를 기록하며 석 점을 먼저 차지했고, 3회에도 선두타자 신명승을 시작으로 연속 3안타, 이어 김재용의 희생 플라이까지 나오며 다시 석 점을 더 달아났다. 

한편 문동주는 이날 경기에서 4회 초 2아웃까지 47개의 공을 던졌다. 11명의 타자를 상대하면서 탈삼진 6개를 뽑아냈고, 사사구마저 내주지 않으면서 퍼펙트 피칭을 펼쳤다. 하지만 문동주 선수가 김승현에게 마운드를 넘겨준 뒤 도개고 선수들의 반격이 시작됐다. 이승한이 중견수 넘어가는 3루타를 때려내는 등 석 점을 쫓아온 것.

그러자 5회 광주진흥고 선수들이 대량득점으로 콜드 게임 요건을 만들어냈다. 4번 타자 오건우가 홈런을 때려내는 등 무려 여섯 점을 달아난 것. 마운드 역시 추가 실점 없이 7회까지 경기를 이끌었다. 최종 스코어는 12-3, 광주진흥고가 도개고를 누르고 콜드 게임으로 16강에 진출했다.

광주진흥고 오철희 감독은 "아이들 컨디션도 좋고, 자기 역할을 잘 해줘서 기쁘다. 오건희 선수가 타격감이 좋았는데, 오늘 4번 타자 역할까지 잘 해줬다. 오건희 선수 덕분에 승기가 넘어오지 않았나 싶다"라고 칭찬했다. 이어 문동주 선수에 대해 "목에 담이 있어 컨디션이 좋지 않은데 잘 던져줬다. 믿는 선수니까 잘 하리라고 믿는다"며 웃었다. 

지난해 황금사자기에서 4강에 그쳤던 진흥고 오철희 감독은 "16강까지 왔으니 욕심을 내되, 큰 욕심을 부리지 말라고 선수들에게 말하고 싶다"면서 "강팀들을 만나니만큼 마지막처럼 임하되, 꼭 우승을 노리고 싶다. 일수도 짧게 남았으니, 선수들을 아끼지 않고 잘 꾸리겠다"라고 밝혔다. 

한편 이날 KIA 타이거즈 조계현 단장은 광주동성고가 출전한 제3경기와 광주진흥고가 출전한 제4경기를 찾아 직접 지켜보기도 했다. 직접 맞붙지는 않았으나 김도영과 문동주라는 지역을 대표하는 두 선수의 대결이 프로 스카우트 사이에서도 중요한 의미를 차지했다는 것. 하지만 결과는 더욱 많은 피칭을 보여줄 수 있었던 문동주의 승리가 되었다.

154km/h 문동주, "마운드에서 긴장 안 했어요"
 
 3.2이닝 퍼펙트 괴력투를 펼친 광주진흥고 문동주 선수.

3.2이닝 퍼펙트 괴력투를 펼친 광주진흥고 문동주 선수. ⓒ 박장식

 
경기가 끝난 후 만난 문동주 선수는 "원래 감독님과 투구 수를 50구로 맞추기로 했다. 퍼펙트를 이어가지 못한 아쉬움은 없고, 충분히 잘 던진 것 같아 기분이 좋다"며 웃었다. 오늘 경기에서 154km/h를 기록하기도 했던 문동주는 "전력투구라기보다는 컨디션에 맞춰 던진 속도"라며 겸손하게 말하기도 했다.

이날 문동주는 목에 약한 담이 들었음에도 괴력투를 펼쳤다. 그는 "베개를 높게 베고 자서 그랬나보다"라며 대수롭지 않은 듯 말하면서도, "경남고와의 경기에서는 100% 회복할 수 있을 것 같다. 하고 싶은 부분을 재밌게 하다보면 결과가 따라오지 않을까"라며 웃었다. 

마운드에 올라갈 때 하나도 긴장하지 않는다며 너스레를 떠는 문동주 선수이지만, 장충고와의 경기는 조금 긴장이 되었다고. 하지만 그는 "재미있게 하는 것을 좋아하기 때문에 성적이 알아서 따르는 것 같다"며 긍정적인 마인드를 뽐냈다.

자신에 대한 팬들의 반응을 혹시 알고는 있을까. 문동주 선수는 "친구들이나 선배들이 내 얘기를 많이 전해주는데, 직접 찾아보지는 않는다. 팬들의 응원에 부담 느끼지 말고 잘 하고 싶다는 생각으로 임한다"면서 "야구 팬들께서 응원해주셔서 너무 감사하다. 더욱 열심히 하겠다"라며 인사를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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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중교통 기사를 쓰는 '자칭 교통 칼럼니스트', 그러면서 컬링 같은 종목의 스포츠 기사도 쓰고, 내가 쓰고 싶은 이야기도 쓰는 사람. 그리고 '라디오 고정 게스트'로 나서고 싶은 시민기자. - 부동산 개발을 위해 글 쓰는 사람 아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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