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일 오전(현지 시간) 퀸(Queen)의 드러머 로저 테일러(Roger Taylor)가 오는 10월 솔로 앨범 <아웃사이더(Outsider)> 발매와 함께 20일간 영국 투어를 펼친다고 발표했다. 참고로 아담 램버트(Adam Lambert)와 함께하는 퀸의 유럽 투어는 2022년 5월로 연기된 상태다.

결성 50주년을 맞은 퀸, 쇼는 계속된다

<아웃사이더>는 2013년 <펀 온 어스(Fun on Earth)> 이후 8년 만에 공개하는 솔로 앨범이다. 솔로 투어는 99년 '일렉트릭 파이어 투어' 이후 22년 만이다. 오랜 동료 스파이크 에드니(Spike Edney)와 제이슨 폴룬(Jason Falloon), 골드프랩(Goldfrapp) 투어 멤버인 앤지 폴락(Angie Pollock)과 찰리 존스(Charlie Jones), 그리고 서포트 드러머 타일러 워렌(Tyler Warren)이 투어에 동참한다.

뉴캐슬에서 시작해 런던에서 마무리하는 14회 공연은 퀸처럼 거대하지 않다. 로저는 "그저 재밌게, 좋은 음악을 여러분과 즐겼으면 한다"라며 신곡은 물론 퀸 노래도 연주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로저 테일러

로저 테일러 ⓒ rogertaylorofficial.com

 
최근 인터뷰에서 "퀸이 결성 50주년을 맞은 건 놀랍지만, 오래 활동한 것으로 관심을 끌고 싶진 않다"라고 밝힌 로저는 현 상황을 이겨낼 무언가를 찾으려고 노력했다. 즐거웠던 시절을 회상하며 정원을 가꾸고 평온한 일상을 누리는 건 그가 추구하는 삶과 거리가 멀었다.

락다운 기간에 완성한 예정에 없던 앨범 

새로운 노래를 만들고 스튜디오에서 녹음하는 건 여전히 즐거웠고 놀라운 마법 같았다. 이따금 <저니스 엔드(Journey's End)>, <갱스터스 아 러닝 디스 월드(Gangsters Are Running This World)> 등의 신곡을 발표하며 세계관을 드러낸 로저는 영국에서 1차 락다운이 시작된 지난해 <아이솔레이션(Isolation)>이라는 신곡을 발표하기도 했다.

마지막 솔로 앨범일 수도 있겠다고 생각했던 <펀 온 어스>는 5년여간 천천히 아이디어를 쌓아 올린 결과물이었다. 반면에 <아웃사이더>는 갑자기 좋은 아이디어가 떠올라 스튜디오에 머무르며 완성한 '예정에 없던 앨범'이다. 기다렸다는 듯이 술술 나온 노래들은 놀라웠고, 커다란 기쁨을 안겼다.
 
 8년 만의 솔로 앨범 ‘Outsider’

8년 만의 솔로 앨범 ‘Outsider’ ⓒ rogertaylorofficial.com

 
세상과 격리되면서 커진 고독감, 불안감을 드러낸 <아웃사이더>는 소외감을 느끼는 사람들에게 바치는 앨범이다. 수록곡 대부분을 락다운 기간에 녹음했으며 절제된 보컬은 대체로 느긋한 분위기와 일치한다. 

퀸의 성공으로 더 많은 예술적 자유를 얻은 로저는 솔로 앨범에서 삶과 세상을 향한 다양한 메시지를 전달해왔다. 세상의 부조리, 답답한 영국의 현실을 지적했으며 많은 사람이 무관심으로 일관하는 주제를 솔직하게 다루기도 했다. 큰 욕심은 없었다. 그저 지루하지 않게 다가가길 바랄 뿐이었다.

나이를 먹으면 자연스레 힘과 속도가 떨어지지만, 절대 은퇴하지 않겠다고 밝힌 노년의 록스타는 아직 살아있다는 걸 자축하며 또 다른 모험을 준비한다. 앨범 발매는 10월 1일, 투어는 하루 뒤인 2일부터 시작된다.

다섯 장의 솔로 앨범에서 고른 다섯 개의 대표곡

My Country I & II, 1981년
1977년 자비로 솔로 싱글 <아이 워너 테스티파이(I Wanna Testify)>를 제작했던 로저는 퀸 멤버 중 가장 먼저 솔로 앨범 <펀 잇 스페이스(Fun In Space)>를 발표했다. 수록곡 대부분이 퀸과 동떨어져 있지 않지만, 형식에 구애받지 않고 변덕스럽게 전개되는 이 곡은 예외다. 비교적 차분한 초반부와 리듬을 강조한 후반부가 대조를 이룬 실험적인 대곡으로 정치, 전쟁을 비판하는 메시지를 담았다. 

Strange Frontier, 1984년
두 번째 솔로 앨범은 첫 앨범보다 더 강하고 완성도가 높았다. 동명 타이틀곡 <스트레인지 프론티어>는 모든 커리어를 대표하는 곡으로 손꼽아도 부족함이 없다. 핵전쟁의 잠재적 위험을 다룬 무거운 노랫말과 빼어난 멜로디, 구성력을 갖췄다. 로널드 레이건과 마가렛 대처의 시대였던 보수화된 사회와 그릇된 믿음을 가진 사람들을 걱정한 로저는 날카로운 타이틀곡을 전면에 내세웠다.

Dear Mr. Murdoch, 1994년
오랜 친구이자 동료였던 프레디 머큐리의 죽음은 의욕적인 로저를 멈추게 했다. 프레디 추모 공연을 마친 이후 1년 정도를 쉬며 미래를 고민했던 로저는 프레디의 48번째 생일인 1994년 9월 5일에 세 번째 솔로 앨범 <해피니스?(Happiness?)>를 발표했다. 프레디를 집요하게 괴롭힌 영국 타블로이드를 향한 분노가 극에 달했을 때 만든 이 곡은 60년대 말 영국의 '뉴스 오브 더 월드'와 '더 선'을 인수한 키스 루퍼트 머독의 악행을 지적하고 매체들의 자극적인 보도를 풍자한다. 2011년 '뉴스 오브 더 월드'가 수많은 불법 도청 혐의로 폐간되었을 때 로저는 이 곡을 새롭게 레코딩해 디지털 싱글로 발표했다.

Surrender, 1998년
틈틈이 노래를 만든 로저는 차분한 성찰과 광범위한 아이디어를 바탕으로 네 번째 솔로 앨범 <일렉트릭 파이어(Electric Fire)>를 완성했다. 두 번째 싱글로 발표한 이 곡은 가정폭력 문제를 피해자인 여성의 관점으로 노래한다. 로저는 자세한 언급을 피했으나 어릴 때 목격한 걸 바탕으로 이 곡을 만들었다고 밝혔다(당시에는 거의 논의되지 않던 문제라 더 조심스러웠다). 강한 전달력을 지닌 이 곡은 데본·콘월 경찰서의 가정폭력 예방 캠페인으로 사용되었으며 피해자 보호 문제에도 목소리를 높였다.

The Unblinking Eye (abridged version), 2013년
<펀 온 어스>는 15년 만에 발표한 다섯 번째 솔로 앨범이다. 디지털 싱글로 먼저 공개했던 이 곡에서 로저는 유럽의 분열, 젊은이들을 죽음으로 내몬 전쟁, 사생활 침해 등을 언급하고 분노와 무력감을 호소한다. 로저의 견해와 음악적 방향이 가장 명확히 드러난 곡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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