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시즌이 끝난 후 두산에선 총 9명의 선수가 FA 자격을 얻었다. 그중 은퇴를 선언한 권혁과 부진으로 인해 신청을 유보했던 장원준을 제외하고 무려 7명의 선수가 FA 신청을 했다. 심지어 7명 모두 거물급이었기에 FA 시장에서도 굉장히 주목받았다. 계약이 좀처럼 진전되지 않던 이용찬마저 지난 20일 NC로 이적하면서, 두산은 총 3명의 선수와 이별했다. 치명적인 전력 이탈이었지만, 다행히 4명의 집토끼는 사수할 수 있었다.
 
집토끼들 중 눈에 띄는 선수는 정수빈이었다. 2009년 데뷔하자마자 두각을 나타낸 그는 12년 동안 두산의 외야를 책임졌던 대표적인 프랜차이즈 스타다. 이런 정수빈을 외야 자원이 부족했던 한화가 눈독을 들인 것으로 알려졌지만, 끝내 두산과 6년 총액 56억원(계약금 16억원, 연봉 6억원, 인센티브 4억원)에 재계약하며 사실상 두산의 원클럽맨으로 남게 됐다.
 
만족스러운 계약을 마친 것에 비해 정수빈의 올 시즌 행보는 현재까진 굉장히 아쉽다. 시범경기 때부터 1할대의 타율을 기록하며 침묵했던 정수빈은 시즌에 돌입해서도 부진했다. 4월 11경기에 출장한 정수빈은 타율 0.160(25타수 4안타) 1타점 OPS 0.490으로 FA 계약 첫해부터 몸값에 비해 활약이 저조했다. 설상가상으로 부상(내복사근 손상)까지 입게 됐다.
 
이런 상황에서 김인태, 조수행 등 주전급 백업 선수들이 정수빈의 자리를 완벽하게 메우고 있다. 특히 주전으로 출전하고 있는 김인태는 타율 0.291 2홈런 15타점 OPS 0.801로 최고의 활약을 펼치고 있다. 이 때문에 정수빈은 부상에서 복귀한 후에도 주로 벤치를 지키고 있다. 정수빈은 이들의 활약으로 인해 설자리마저 잃을 위기에 처한 것이다.
 
 최근 타격감 회복의 조짐을 보이고 있는 정수빈

최근 타격감 회복의 조짐을 보이고 있는 정수빈 ⓒ 두산 베어스

  
최근 3경기서 6안타 5타점으로 맹타 휘두른 정수빈
 
다행히 최근에는 불 방망이를 뽐내며 제자리 찾기에 나섰다. 특히 지난 30일에는 3타수 1안타 2타점으로 팀 승리에 큰 공헌을 했다. 정수빈은 이날 첫 타석에서 삼진으로 물러나며 스타트가 좋지 않았다. 그러나 뒤이은 타석에서는 2, 3루의 찬스를 놓치지 않고 중견수 앞 2타점 적시타를 쳤다. 아슬아슬한 승부를 펼치던 두산에는 귀중한 득점이었다. 세 번째 타석에서는 볼넷으로 출루한 뒤, 2루 베이스까지 훔치며 상대 배터리를 뒤흔들었다. 이날 정수빈은 공수주에서 모두 활약하며 팀 승리에 일조했다. 
 
올 시즌 정수빈은 24경기에 출장해 타율 0.229(48타수 11안타) 6타점 OPS 0.659를 기록하고 있다. 사실 타격 지표는 좋은 편이 아니다. 통산 타율이 0.282에 달하는 정수빈에게서 예상하기 힘든 모습이다. 특히 매년 80% 이상을 뽐내던 정수빈의 올해 컨택률은 72.1%에 불과하다.
 
그러나 5월 들어서는 타격감을 점차 회복하고 있다. 4월 타율이 1할대로 추락했던 정수빈은 5월에는 0.304의 타율을 기록하고 있다. 0.290이던 출루율도 0.448로 대폭 상승했다. 부상에서 복귀한 뒤 선발과 후보를 오가며 잃어버린 타격감을 되찾아가고 있다.
 
특히 최근 페이스가 좋다. 지난 3경기에 모두 선발 출장한 정수빈은 타율 0.500(12타수 6안타) 5타점으로 폭발적인 타격감을 뽐내고 있다. 0.139까지 떨어졌던 타율이 0.229로 대폭 상승하며 부활의 신호탄을 쏘아 올렸다.
 
 잠실의 아이돌 정수빈은 부활할 수 있을까

잠실의 아이돌 정수빈은 부활할 수 있을까 ⓒ 두산 베어스

  
침묵 깨고 부활할 수 있을까
 
유신고 시절 투타 모두에 재능을 보인 정수빈은 국가대표팀에 차출될 정도로 많은 주목을 받던 선수였다. 이러한 활약에 힘입어 '2009년 KBO 신인 드래프트'에서 2차 5라운드 전체 39번으로 두산의 유니폼을 입었다. '90 트리오'로 불리는 박건우, 허경민과 함께 두산에 입단한 정수빈은 두 선수보다 더 낮은 라운드로 지명됐음에도 불구하고 기회는 가장 먼저 받았다.
 
2009시즌 이종욱이 부상을 당하며 생긴 공백을 메우며 준수한 활약을 펼친 정수빈은 신인왕 후보에 오르기도 했다. 데뷔 첫해부터 두각을 나타낸 그는 공수주 모두에서 알짜배기 역할을 펼치며 점차 자리를 잡아갔다.
 
이종욱이 두산을 떠난 2014시즌부터는 본격적으로 주전으로 자리매김했고, 이듬해에는 128경기 타율 0.295 2홈런 59타점 OPS 0.752를 기록하며 팀을 가을야구로 이끌었고, 한국시리즈에서는 타율 0.571 1홈런 5타점으로 대활약을 펼치며 팀 우승에 큰 공헌을 했다. 이러한 활약에 힘입어 한국시리즈 MVP를 수상하기까지 했다.
 
정수빈은 지난 시즌까지도 주전 중견수로서 중심을 잃지 않고 팀을 이끌었다. 그리고 2020시즌이 끝난 뒤, 지난 12년의 공을 인정받아 두산과 6년 재계약에 성공하며 '종신 두산맨'이 됐다. 팬들이 그에게 붙인 '잠실 아이돌'이라는 별칭으로 계속 불릴 수 있게 된 것이다.
 
올시즌 들어 부진을 거듭하다 최근 다시 살아나고 있는 정수빈이 이 흐름을 이어가 '부활'을 이뤄낼 수 있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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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붙이는 글 gur145145@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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