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년 총액 56억 원의 FA 계약으로 두산에 잔류한 정수빈

정수빈 ⓒ 두산 베어스

 
두산이 대구에서 열린 주말 3연전의 첫 경기에서 깔끔한 승리를 따냈다.

김태형 감독이 이끄는 두산 베어스는 28일 대구삼성 라이온스파크에서 열린 2021 신한은행 SOL KBO리그 삼성 라이온즈와의 원정경기에서 홈런2방을 포함해 장단 16안타를 터트리며 9-4로 승리했다. 주말 3연전의 첫 경기에서 삼성의 외국인 에이스 데이비드 뷰캐넌을 무너트린 두산은 전날 한화 이글스에게 당한 무득점 패배(0-3)의 아쉬움을 씻으며 공동 2위 삼성과의 승차를 1경기로 좁혔다(23승20패).

두산은 선발 최원준이 7회1사까지 마운드를 지키며 8피안타1볼넷5탈삼진 무실점 호투로 시즌 5승째를 챙겼고 장원준,윤명준,김명신이 차례로 등판해 경기를 마무리했다. 타선에서는 김재환이 멀티 홈런을 포함해 3안타3타점3득점, 호세 페르난데스가 3안타2득점으로 좋은 타격감을 뽐낸 가운데 선발 9명 중 유일한 1할 타자의 맹타가 돋보였다. 홀로 4안타3타점을 몰아친 '잠실 아이돌' 정수빈이 그 주인공이다.

6년 계약으로 사실상 '종신 두산맨'된 정수빈

두산은 작년 한국시리즈에서 NC다이노스에게 2승4패로 패하며 7번째 한국시리즈 우승이 좌절된 후 무려 9명의 선수가 FA자격을 얻었다. 두산은 현역 은퇴를 선언한 권혁과 2경기에서 1패 평균자책점12.71로 크게 부진했던 장원준이 FA신청을 하지 않았음에도 무려 7명의 선수가 FA신청을 했다. 그 중에는 작년 6월 팔꿈치 인대접합수술을 받고 재활 중인 이용찬(NC 다이노스)도 있었다.

코로나19로 인해 구단 수익이 크게 줄어든 데다가 두산은 모기업의 살림도 어려워 현실적으로 7명의 FA선수들을 모두 잡는다는 것은 불가능했다. 그렇다고 팀의 핵심 선수 7명이 다른 구단으로 뿔뿔이 흩어진다면 두산은 왕조시대 종식은 물론이고 앞으로 적지 않은 시간 동안 긴 암흑기를 각오해야 했다. 결국 두산은 붙잡을 선수와 풀어줄 선수를 철저히 구분해 협상에 임하는 '선택과 집중'이 필요했다.

두산은 작년 140경기에 출전해 타율 .306 16홈런88타점으로 화려하게 부활한 최주환(SSG랜더스)과 오랜 기간 두산의 주전 1루수로 활약했던 좌타 거포 오재일(삼성)을 과감하게 포기했다. 대신 2018년 3루수 부문 골든글러브의 주인공이자 두산이 차지한 2010년대 3번의 한국시리즈 우승에 크게 기여했던 내야수 허경민을 4+3년 최대 85억 원이라는 거액을 투자해 붙잡는데 성공했다.

허경민을 잡은 두산은 내야의 야전사령관이자 작년 한국시리즈에서 타율 .421 1홈런7타점으로 두산 타선을 이끌었며 건재를 과시한 김재호와 3년25억 원의 계약을 체결했다. 해를 넘기고 스프링캠프가 시작될 때까지 합의점을 찾지 못했던 좌완 유희관과도 지난 2월16일 1년 최대 10억 원에 계약을 체결했다. 김재호와 유희관 모두 두산에서 데뷔해 두산에서만 선수생활을 했던 프랜차이즈 스타라는 상징성을 가진 선수들이었다.

그리고 두산이 선택한 마지막 내부 FA는 바로 '잠실아이돌' 정수빈이었다. 동갑내기 허경민,박건우와 함께 '90트리오'를 형성하며 두산의 왕조시대를 이끌었던 정수빈은 작년 12월 두산과 6년 총액 56억 원에 FA계약을 체결했다. 정수빈은 2000년대 중반부터 두산이 추구했던 캐치프레이즈 '허슬두'에 가장 어울리는 선수로 6년 계약을 체결하면서 사실상 '종신 두산맨'으로 남게 됐다.

친구 박건우 부상 후 첫 경기서 4안타 맹타

정수빈은 두산의 '90트리오' 중에서 가장 먼저 두각을 나타냈지만 현 시점에서는 가장 실적이 부족한 선수이기도 하다. 허경민은 공수에서 핵심 역할을 하면서 두산의 1번타자로 자리를 잡았고 박건우 역시 2016 시즌부터 5년 연속 3할 타율을 기록한 KBO를 대표하는 우타 외야수로 성장했다. 물론 정수빈도 꾸준히 두산의 외야를 지켰지만 두 친구의 큰 활약에 비하면 다소 성적이 부족했던 게 사실이다.

따라서 정수빈은 거액의 FA 장기계약을 맺은 첫 시즌이었던 올해 활약이 매우 중요했다. 자칫 FA계약 첫 시즌부터 부진하면 야구팬들로부터 '먹튀'라는 낙인이 찍힐 수도 있기 때문이다. 정수빈은 그 어느 때보다 착실하게 시즌을 준비했고 김태형 감독도 정수빈이 올 시즌 테이블 세터 한 자리와 함께 두산 외야수비의 중심을 잡아줄 거라 믿어 의심치 않았다. 하지만 정수빈의 시즌 초반 활약은 실망스럽기 짝이 없었다.

4월 한 달 동안 11경기에서 타율 .160에 그쳤던 정수빈은 5월 10경기에서는 타율이 .091(11타수1안타)로 더욱 떨어졌다. 마침 백업 외야수 김인태가 좋은 타격감을 선보이면서 정수빈의 자리를 위협했고 김태형 감독도 지난 17일 "현 시점에서 주전은 김인태"라며 정수빈의 분발을 요구했다. 그러던 28일 절친 박건우가 목에 담 증세를 호소하며 1군 엔트리에서 제외됐고 정수빈에게 다시 한 번 기회가 왔다.

28일 삼성과의 원정경기에서 9번 중견수로 선발 출전한 정수빈은 올 시즌 최고의 활약을 통해 오랜만에 '56억 중견수'의 이름값을 톡톡히 했다. 1회 첫 타석 2사 만루에서 강승호와 김재호를 홈으로 불러 들이는 2타점 적시타를 때려낸 정수빈은 3회 유격수 실책으로 출루한 후 5회와 7회에도 나란히 안타를 추가했다. 그리고 9회초 공격에서 장필준을 상대로 중견수 키를 넘기는 1타점 3루타를 때려내며 시즌 첫 4안타 경기를 완성했다.

이날 경기 전까지 시즌 타율이 .139에 불과했던 정수빈은 시즌 최다인 한 경기 4안타를 몰아 치면서 시즌 타율을 하루 만에 .220까지 끌어 올렸다. 단 하루 만에 타율을 무려 .081나 올린 것이다. 물론 .282에 달하는 정수빈의 통산타율을 고려하면 올 시즌 성적은 여전히 만족스럽지 못하다. 하지만 28일 경기를 계기로 두산 외야의 중심인 정수빈이 살아난다면 두산은 상위권 경쟁에서 더욱 탄력을 받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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