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스토브리그에서 가장 많은 관심을 받은 팀은 두산 베어스였다. 거물급 선수 7명이 FA 자격을 얻었다는 것만으로 시장을 달구기에 충분했다. 몇몇은 떠나고, 몇몇은 잔류하는 결과를 낳았는데, 이중 눈에 띄는 선수는 '90 듀오' 허경민과 정수빈이었다. 두 선수는 지난 2009년 나란히 두산 유니폼을 입고, 유망주 시절과 전성기를 함께 보냈다. 그리고 2020시즌이 끝난 후 함께 FA 자격을 얻었고, 모두 두산과 재계약에 성공하며 다시 한번 두산에서 활약하게 됐다.
 
두 선수 중 허경민은 두산의 리드오프로 제 역할을 다하고 있는 반면 정수빈은 아쉬운 행보를 보이고 있다. 두산과 6년 총액 56억 원으로 계약을 마친 정수빈은 시범경기 때부터 1할대의 타율을 기록하고 있다. 시즌에 돌입해서는 엎친 데 덮친 격으로 부상까지 입었다. 

심지어 부상이 오기 전까지도 좋지 않은 타격감(타율 0.160 1타점)을 보여주며 FA 계약 첫 해부터 몸값에 비해 아쉽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두산으로서는 다른 선수를 기용함으로써 분위기를 반전할 필요가 있었다.
 
부진과 부상이 겹친 정수빈의 대안으로 기회를 받은 선수는 조수행과 김인태였다. 먼저 기회를 받은 선수는 조수행이었다. 그러나 계속해서 주전으로 기용되기에는 아쉬운 모습을 보여줬다. 결국 김태형 감독은 시범경기 때부터 좋은 타격감(타율 0.400)을 선보였고, 시즌에 돌입해서도 좋은 페이스를 뽐내고 있는 김인태를 선택했다. 
 
 '만년 유망주'에서 '주전' 가능성 보여준 김인태

'만년 유망주'에서 '주전' 가능성 보여준 김인태 ⓒ 두산 베어스

 
'만년 유망주'에서 '주전' 가능성 보여준 김인태
 
김인태는 김태형 감독의 선택이 틀리지 않았다는 것을 몸소 증명하고 있다. 조수행과의 경쟁에서 승리해 주전으로 기용된 김인태는 올 시즌 36경기에 출장해 타율 0.283(92타수 26안타) 1홈런 14타점 OPS 0.775를 기록하며 좋은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4월(타율 0.357)에 비해 5월 들어 페이스(5월 타율 0.220)가 조금 떨어져 타율이 2할대로 떨어지긴 했지만, 그럼에도 김태형 감독의 신임을 얻어 출전하며 주전으로서의 가능성을 보여주고 있다.
 
특히 주목해야 할 점은 출루율이다. 김인태는 현재 0.427의 출루율을 기록하고 있다. 이는 선구안이 좋기 때문이다. 뛰어난 선구안으로 '눈야구'가 가능한 김인태는 타석 당 평균 투구 수가 4개로 투수들과 끈질긴 승부를 펼치고 있다. 볼넷도 23개(팀 내 2위)나 얻어내는 등 타석에서 높은 집중력을 자랑한다.
 
그는 득점권에서도 강한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올 시즌 김인태의 득점권 타율은 0.407이며 1개의 홈런과 14타점을 기록하고 있다. OPS는 무려 1.061(출루율 0.469, 장타율 0.593)이다. 클러치 상황에서도 긴장하지 않고 주자를 불러들일 수 있는 능력을 갖고 있는 것이다.
 
이러한 활약에 힘입어 최근에는 2번 타자로 출전하며 허경민과 함께 테이블 세터를 이루고 있다. 기존에 2번 타자로 출전하던 페르난데스는 중심 타선으로 보내고, 타격 페이스가 떨어진 양석환은 6번 타선으로 밀어내며 2번 타자로 기용되고 있다. 아직까지 2번 타선에서의 타격감(타율 0.125)이 좋은 편은 아니지만, 좋은 선구안(출루율 0.417 7볼넷)으로 알토란 같은 활약을 펼치고 있다.
 
수비도 믿고 맡길 수 있다. 올 시즌 외야수로 216.2 이닝을 소화한 김인태는 단 한 개의 실책도 범하지 않으며 정수빈 못지않은 안정적인 외야수로 활약 중이다.
 
 김인태는 주전 자리를 완전히 꿰찰 수 있을까

김인태는 주전 자리를 완전히 꿰찰 수 있을까 ⓒ 두산 베어스

  
북일고를 졸업한 김인태는 고교 시절부터 5툴을 갖춘 최고의 타자로 평가받았으며, 투타 겸업에 청소년 대표팀에도 뽑히는 등 엄청난 활약을 펼친 선수였다. 이런 활약에 힘입어 '2013년 KBO 신인 드래프트'에서 1라운드 전체 4번으로 두산의 유니폼을 입었다. 이렇듯 김인태는 많은 기대를 받고 프로 무대에 입성했지만, 두산에서는 그저 흔한 외야수였다.
 
김인태가 입단한 2013시즌에는 김현수-이종욱-민병헌이 외야를 지켰다. 김인태가 군 복무를 하는 동안 이종욱과 김현수가 이탈했지만, 그 후에도 세대교체가 빠르게 진행되며 김인태의 설자리가 더욱 좁아졌다. 김재환-정수빈-박건우로 구성된 외야진에 비집고 들어가기는 역부족이었다.
 
그렇다고 해서 선수들의 기량이 떨어지는 것은 아니었다. 김인태와 함께 백업을 전전하던 정진호는 2차 드래프트를 통해 한화에 입단하자마자 주전으로 활약하는 모습을 보여줬기 때문이다. 특급 유망주로 두산에 입단한 김인태지만, 탄탄한 외야진으로 인해 지난 8년 동안 백업을 전전할 수밖에 없었고, 올해에도 어김없이 백업으로 시즌을 맞이했다.
 
이런 김인태에게 올 시즌 절호의 기회가 찾아왔다. 정수빈의 부상으로 인해 생긴 공석을 조수행과 경쟁에서 승리해 차지한 것이다. 심지어 현재는 정수빈이 복귀했음에도 불구하고 김태형 감독의 신임을 얻어 계속해서 주전으로 출전하고 있다. 과연 김인태는 정수빈을 제치고 주전 자리를 완전히 꿰찰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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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붙이는 글 gur145145@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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