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프로농구 최초의 고졸 출신 MVP로 등극했던 송교창이 다시 한번 원소속팀 전주 KCC와 손을 잡았다. 전주 KCC이지스 프로농구단은 24일 FA(자유계약선수) 자격을 얻은 송교창과의 재계약 소식을 알렸다. 계약기간은 5년이며 보수 총액은 7억 5천만원(연봉 5억2천5백만원 / 인센티브 2억2천5백만원)으로 알려졌다.

송교창은 2020-21시즌 53경기에서 평균 31분 26초를 뛰며 평균 15.1득점, 6.2리바운드로 국내 선수 득점과 리바운드 부문에서 모두 2위에 올랐다. KCC는 송교창의 활약을 앞세워 정규리그 우승을 차지했다.

송교창은 삼일상고 졸업 후 2015년 1라운드 3순위로 KCC에 입단한 이래 2년차부터 주전 자리를 꿰찼고, 6번째 시즌만에 MVP까지 오르며 프로경력의 정점에 올랐다. 송교창은 올시즌 나란히 베스트5에 선정된 허훈-양홍석(부산 KT) 등과 함께 프로농구계에 20대 세대교체 열풍을 주도하는 선수로 등극했다.

또한 송교창의 등장 이후에 농구계에 얼리엔트리(프로 조기진출)라는 표현이 본격적으로 유행하는 계기가 됐다. 프로 구단들도 가능성있는 선수들을 일찍 영입하며 키우는 게 낫다는 방향으로 인식이 바뀌었을 만큼, 송교창의 성공사례는 농구계에 큰 영향을 미쳤다.

송교창은 25세의 나이에 생애 첫 FA자격을 취득하며 일찌감치 올해 프로농구 이적시장 최대어로 거론됐다. 대학 졸업생들을 기준으로 동기들보다 FA 취득이 4~5년 가까이 빨랐다. 부상이나 아직 해결못한 병역문제가 변수이기는 하지만 송교창은 앞으로도 최소한 1~2번은 더 FA 대박을 더 노릴 수 있는 나이다.

또한 오는 2021-22시즌부터는 프로 구단이 일정한 기여금을 내고 샐러리캡을 초과할 수 있는 '소프트캡' 제도가 적용되는 것도 송교창에게 유리한 타이밍이라는 평가였다. 송교창의 나이와 잠재력을 감안할 때 연평균 10억원 이상의 대형 장기 계약이 유력하고 2019년 김종규(보수 총액 12억7900만원)를 뛰어넘는 역대 최고 대우를 예상하는 전망도 나왔다. KCC가 송교창을 붙잡기가 쉽지만은 않을 것이라는 예상이 나온 이유다.

하지만 막상 뚜껑을 열자 송교창의 진로는 생각보다 일찍 결정됐다. 계약기간과 보수총액은 올 시즌 FA중에서 최고 대우이기는 하지만, 많은 이들이 예상했던 것만큼의 초대박은 아니었다. 2019년 김종규는 물론이고, 팀선배인 이정현이 2017년 안양 KGC 인삼공사에서 KCC로 이적하면서 기록했던 보수총액 9억2천만원에도 못미친다. 올해 FA중에서는 이재도가 지난 21일 인삼공사에서 창원 LG로 이적하면서 3년 보수총액 7억원(연봉 4억9000만원, 인센티브 2억1000만원)을 기록한 것이 송교창 이전에 최고대우였다.

송교창이 KCC와 다시 손을 잡은 배경에 대해서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송교창이 KCC에서 프로에 데뷔하며 정상급 선수로 성장하기는 했지만 그 과정에는 시행착오도 적지 않았다. 송교창은 팀사정에 따라 주포지션인 3번은 물론이고 4번(파워포워드)까지 소화하느라 적응하는데 많은 스트레스를 받아야 했다. 이정현-라건아 등 쟁쟁한 팀동료들과 함께하며 본인의 자유로운 공격본능을 억제하고 궃은 일에 더 전념해야 했던 경우도 많았다. 송교창이 FA가 되면 KCC를 떠날 수도 있다는 관측이 나온 이유다.

하지만 송교창은 고심 끝에 KCC 잔류를 결정했다. 지난 시즌 보수 총액 3억 3천만 원에 계약하면서 연봉 순위 30위 이내에 들었던 송교창은 보상선수 규정이 적용되면서 타팀으로의 이적이 쉽지않은 상황이기도 했다. 하지만 선수를 원하는 팀이 있고 송교창이 이적하고 싶은 의지가 강했다면 이 정도는 큰 문제가 되지 않았을 것이다.

KCC가 장기적으로 송교창을 중심으로 팀을 만들어 나가겠다는 비전이 확실한 점, 송교창이 아직 해결하지 못한 병역문제 등도 변수로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이정현이 어느덧 노장이 된 시점에 KCC의 국내 선수 에이스는 이제 송교창이다. 또한 라건아까지 잔류시키는 데 성공하면서 KCC는 다음 시즌도 우승후보로 거론될만한 전력을 유지하게 됐다.

계약기간도 주목할 만하다. 20대 중반인 송교창의 나이를 감안할 때 향후 한번 더 FA '대박'을 의식했다면 이번에는 보수총액은 양보하더라도 3년 정도로 계약기간을 줄이는게 더 유리할 수 있었다. 송교창과 KCC의 계약은 5년이지만 만일 계약기간중 군에 입대하는 기간까지 고려하면 사실상 7년 계약이라 봐도 무방하다. 송교창의 신체적 전성기를 모두 KCC에서 헌신하는 셈이다.

결국 송교창으로서는 당장의 돈보다도 안정성과 실리를 고려하여 현실적인 선택을 내린 것으로 보인다. 송교창은 계약 후 구단을 통해 "나는 KCC에서 선수 생활을 시작해 KCC에서 마무리하고 싶은 'KCC 사람'이다. 이번 계약을 개인적으로 종신 계약이라고 생각한다. 은퇴하는 순간까지 KCC를 위해 항상 최선을 다하겠다"고 소감을 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송교창은 KCC에서 아직 챔피언이 되고 싶다는 꿈을 다 이루지 못했다. 지난 시즌 4강 플레이오프를 앞두고 갑작스러운 발 부상을 입으며 정규리그만큼의 활약을 펼치지 못했다. 송교창은 부상을 참고 뛰었지만 챔피언결정전에서 안양 KGC에게 완패하며 눈물을 삼켜야했다. 송교창이 벌써 다음 시즌을 손꼽아 기다리고 있는 이유다.

KCC는 최대어로 꼽히는 송교창과 라건아를 모두 잡는 데 성공하면서 이번 FA시장의 승자가 됐다. 국가대표팀에서는 비록 부상으로 하차했지만 앞으로 아시아컵-아시안게임 등 중요한 국제대회들을 앞두고 세대교체의 주역으로서 송교창이 보여줘야 할 것들이 많다. 어느덧 한국농구의 새로운 간판스타로 성장하고 있는 송교창의 'KCC 2기'는 어떤 모습일지 기대된다.

☞ 관점이 있는 스포츠 뉴스, '오마이스포츠' 페이스북 바로가기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진실과 정의를 추구하는 오마이뉴스를 후원해주세요!

후원문의 : 010-3270-3828 / 02-733-5505 (내선 0)

오마이뉴스 취재후원
  • 당신이 좋아할 만한 콘텐츠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