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스터 시티의 홈 구장 킹 파워 스타디움, 안소니 테일러 주심의 종료 휘슬이 이번 시즌 프리미어리그 종료를 알렸다. 몇 분 전까지 챔피언스리그 진출권을 손에 넣은 듯 기뻐하던 8000명의 레스터시티 홈팬들은 믿기 힘든 역전패(레스터 시티 2-4 토트넘 홋스퍼) 앞에 풀죽은 표정이었다.

야속하게도 TV 생중계 카메라는 어웨이 팀 토트넘 홋스퍼의 간판 골잡이 해리 케인에게 집중되었다. 얼굴에는 미소를 띠고 있었지만 케인은 만감이 교차하는 듯한 표정을 숨기지 못하고 손흥민을 비롯한 동료들과 뜨거운 포옹을 나누었다. 단순히 한 시즌을 끝낸 동료들끼리 수고했다며 나누는 인사가 아닌 듯 보였다. 그들의 음성이 전달되지 않아서 답답했지만 대다수 동료들은 해리 케인에게 특별한 감정을 담아 포옹을 나눈 것이 분명해 보였다. 

한국 시각으로 24일(월) 오전 2시가 다 되어 2020-2021 잉글리시 프리미어리그 38라운드가 모두 끝나고 토트넘 홋스퍼의 해리 케인은 두 개의 개인 트로피를 받아들고 기념 촬영을 했다. 하나는 득점왕 타이틀에 해당하는 골든 부트(23골)였고, 다른 하나는 도움왕에 해당하는 최고의 플레이 메이커(14개) 상이었다. 해리 케인은 이 마지막 게임에서 1득점 1도움 기록을 추가하며 극적으로 두 개의 트로피를 받는 선수가 된 것이다. 

골도 많이 넣을 줄 알고 동료를 빛내는 연계-도움 능력도 뛰어난 재주꾼 해리 케인은 아마도 이런 개인상보다 팀이 받는 우승 트로피를 더 간절하게 원하는 선수다. 그래서 이렇게 시즌을 끝내며 동료들과 아쉬운 작별의 뜻을 담은 인사를 나눈 것으로 보였다. 그가 토트넘 홋스퍼를 떠나서 우승 가능성 높은 다른 클럽으로 간다는 소식이 곧 들릴 것으로 보인다.

시즌 마지막 게임을 해리 케인과 함께 뛴 동료들도 그의 개인상 수상 가능성이 높다는 것을 잘 알고 있었기에 좋은 기회를 많이 만들어주었다. 해리 케인은 41분에 침착한 오른발 인사이드 발리 슛을 레스터 시티 골문에 차 넣으며 득점왕을 확정했다. 절친 손흥민이 오른쪽 끝줄 바로 앞에서 오른발 크로스를 보낸 것이 레스터 시티 수비수 몸에 맞고 솟구친 것을 놓치지 않은 것이다.

손흥민은 76분에 왼쪽 코너킥을 오른발 감아차기로 날카롭게 올려줘 레스터 시티 골키퍼 슈마이켈의 자책골을 유도하기도 했다. 그리고 해리 케인은 87분에 결정적인 컷 백 크로스 어시스트로 멋진 역전 결승골을 이끌어냈다. 교체 선수 가레스 베일이 달려들며 왼발로 정확하게 차 넣은 것이다. 

역시 토트넘 홋스퍼를 떠나 다른 팀으로 이적할 가능성이 높은 가레스 베일은 후반전 추가 시간에 상대 수비수의 실수를 놓치지 않고 쐐기골까지 추가하며 팀의 4-2 역전승을 마무리했다. 

같은 시각 빌라 파크에서 첼시 FC도 아스톤 빌라에게 1-2로 졌지만 토트넘 홋스퍼 덕분에 첼시 FC가 다음 시즌 UEFA(유럽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 진출 티켓을 극적으로 손에 넣었다. 첼시 FC보다 승점 1점이 모자란 레스터 시티는 이번 시즌 FA(축구협회) 컵 우승에 만족하며 UEFA 유로파리그 진출권을 받아들었다.

이렇게 잉글리시 프리미어리그 일정은 모두 끝났지만 국내 EPL 팬들은 두 차례나 더 새벽잠을 설치게 생겼다.

먼저 프리미어리그 2위로 일정을 끝낸 맨체스터 유나이티드가 27일(목) 오전 4시 폴란드 그단스크에서 열리는 UEFA 유로파리그 결승전에 나선다. 상대 팀은 스페니시 프리메라 리가 강팀 비야레알 CF다. 

프리미어리그 우승 팀 맨체스터 시티 FC는 30일 오전 4시 포르투갈 포르투에 있는 에스타디우 두 드라강에서 리그 라이벌 첼시 FC를 상대로 UEFA 챔피언스리그 우승 트로피 빅 이어를 두고 첫 우승에 도전한다. 

2020-2021 잉글리시 프리미어리그 최종 순위표
1 맨체스터 시티 FC 86점 27승 5무 6패 83득점 32실점 +51 =====>우승!
2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74점 21승 11무 6패 73득점 44실점 +29
3 리버풀 FC 69점 20승 9무 9패 68득점 42실점 +26
4 첼시 FC 67점 19승 10무 9패 58득점 36실점 +22
======= 4위까지 UEFA 챔피언스리그 진출권 ========
5 레스터 시티 66점 20승 6무 12패 68득점 50실점 +18
6 웨스트햄 유나이티드 65점 19승 8무 11패 62득점 47실점 +15
======= 6위까지 UEFA 유로파리그 진출권 =========
7 토트넘 홋스퍼 62점 18승 8무 12패 68득점 45실점 +23
8 아스널 FC 61점 18승 7무 13패 55득점 39실점 +16
9 리즈 유나이티드 59점 18승 7무 15패 62득점 54실점 +8
10 에버턴 FC 59점 17승 8무 13패 47득점 48실점 -1
11 아스톤 빌라 55점 16승 7무 15패 55득점 46실점 +9
12 뉴캐슬 유나이티드 45점 12승 9무 17패 46득점 62실점 -16
13 울버햄튼 원더러스 45점 12승 9무 17패 36득점 52실점 -16
14 크리스탈 팰리스 44점 12승 8무 18패 41득점 66실점 -25
15 사우샘프턴 43점 12승 7무 19패 47득점 68실점 -21
16 브라이튼&호브 알비온 41점 9승 14무 15패 40득점 46실점 -6
17 번리 39점 10승 9무 19패 33득점 55실점 -22
18 풀럼 FC 28점 5승 13무 20패 27득점 53실점 -26
19 웨스트 브로미치 알비온 26점 5승 11무 22패 35득점 76실점 -41
20 셰필드 유나이티드 23점 7승 2무 29패 20득점 63실점 -43

◇ 개인 득점 랭킹 상위 10명
1 해리 케인(토트넘 홋스퍼) 23골
2 모하메드 살라(리버풀) 22골
3 브루노 페르난데스(맨체스터 유나이티드) 18골
4 손흥민(토트넘 홋스퍼) 17골
4 패트릭 뱀포드(리즈 유나이티드) 17골
6 도미닉 칼버트-르윈(에버턴) 16골
7 제이미 바디(레스터 시티) 15골
8 올리 왓킨스(아스톤 빌라) 14골
9 일카이 귄도안(맨체스터 시티) 13골
9 알렉상드르 라카제트(아스널) 13골

◇ 개인 도움 랭킹 상위 10명
1 해리 케인(토트넘 홋스퍼) 14개
2 브루노 페르난데스(맨체스터 유나이티드) 12개
2 케빈 데 브라위너(맨체스터 시티) 12개
4 손흥민(토트넘 홋스퍼) 10개
4 잭 그릴리쉬(아스톤 빌라) 10개
6 하피냐(리즈 유나이티드) 9개
6 마커시 래시포드(맨체스터 유나이티드) 9개
6 제이미 바디(레스터 시티) 9개
9 아론 크레스웰(웨스트햄 유나이티드) 8개
9 파스칼 그로스(브라이튼&호브 알비온) 8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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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 대인고등학교에서 교사로 일합니다. 축구 이야기, 교육 현장의 이야기를 여러분과 나누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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