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K' 김광현이 빅리그 데뷔 후 첫 인터리그 경기에 등판한다.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에서 활약하고 있는 김광현은 오는 25일(이하 한국시각) 미국 일리노이주 시카고의 개런티드 레이트 필드에서 열리는 2021 메이저리그 시카고 화이트삭스와의 원정경기에 선발 등판할 예정이다. 빅리그에 진출해 작년 8경기, 올해 6경기를 더해 총 14경기에서 모두 내셔널리그 구단만 상대했던 김광현은 데뷔 후 처음으로 아메리칸리그 구단을 상대로 마운드에 오른다.

화이트삭스는 지난 1996년부터 2011년까지 무려 16년 동안 세인트루이스를 이끌었던 만76세의 현역 최고령 사령탑 토니 라 루사 감독이 올해부터 팀을 이끌고 있다. 화이트삭스는 라 루사 감독이 부임한 올 시즌 아메리칸리그 중부지구 1위를 달리며 '명장 영입 효과'를 톡톡히 누리고 있다. 김광현은 세인트루이스에서 영구결번이 된 옛 감독이 이끄는 화이트삭스를 상대로 시즌 2승에 도전한다.

빅리그 데뷔 첫 패배 후에도 잃지 않은 여유

야구리그가 있는 세계 모든 나라에서 커리어 내내 한 번도 지지 않는 선발 투수는 없을 것이다(물론 행운이 겹치면 1년 정도는 무패 시즌도 가능하지만). 통산 382번의 완투를 기록한 전설적인 좌완투수 워렌 스판도 363번을 승리하는 동안 245번의 패배를 맛봤다. 3번의 사이영상을 수상했던 클레이튼 커쇼(LA다저스) 역시 올해까지 79번의 패배를 기록하고 있고 이 숫자는 더욱 늘어날 것이다.

패전이 많은 걸 좋아하는 투수는 아무도 없지만 선발 투수에게 패전은 그만큼 많은 경기에 출전해 팀의 승리를 위해 공을 던졌다는 '훈장'이나 마찬가지다. 하지만 김광현은 작년 빅리그 진출 후 8경기에서 3승 무패 평균자책점 1.62로 단 한 번의 패배도 하지 않았다. 올해도 첫 5번의 등판에서 무패행진을 이어갔고 세인트루이스 역시 올 시즌 김광현 등판 경기에서 5전 전승을 기록하며 그와의 좋은 궁합을 이어갔다.

하지만 김광현은 지난 17일 샌디에이고 파드리스와의 원정경기에서 4회 제구가 급격히 흔들리며 4점을 내주고 시즌 첫 패배를 당했다. 김광현은 이날 빅리그 데뷔 후 처음으로 한 이닝에 3개의 볼넷을 허용했고 그 중 하나는 한국인 선수 김하성에게 내준 밀어내기 볼넷이었다. 다만 4회말 선두타자 매니 마차도가 세인트루이스 3루수 놀란 아레나도의 실책으로 출루하면서 김광현의 자책점은 1점만 올라갔다.

국내 야구팬들은 김광현의 빅리그 첫 패를 아쉬워했지만 정작 당사자인 김광현은 빅리그 진출 후 첫 패배에 큰 의미를 부여하지 않았다. 오히려 자신의 첫 패배가 예상보다 늦게 나왔다며 앞으로는 더욱 즐기면서 마운드에 오르고 싶다는 뜻을 밝혔다. 빅리그에서는 2년 차에 불과한 신예지만 이미 KBO리그에서 13번의 시즌을 치르며 77번의 패배를 기록했던 베테랑 투수의 여유를 느낄 수 있는 인터뷰였다.

일주일의 휴식, 김광현 2승 도전에 도움 될까

화이트삭스의 라 루사 감독은 16년 동안 세인트루이스를 이끌며 두 번의 월드시리즈 우승을 견인한 명장이다. 물론 라 루사 감독이 있던 시절과 비교해 선수구성은 꽤 많이 바뀌었지만 수비와 선발투수를 중시하는 세인트루이스의 색깔은 10년 전과 크게 변하지 않았다. 김광현은 화이트삭스전에서 올 시즌 타율 .364 6홈런 25타점을 기록 중인 예르만 메르세데스와 작년 아메리칸리그 타점왕 호세 아브레유를 특히 경계해야 한다.

김광현과 맞대결을 펼칠 화이트삭스의 선발투수는 빅리그에서 10번째 시즌을 맞는 미국 출신의 베테랑 우완 랜스 린. 2011년 세인트루이스에서 빅리그에 데뷔한 린은 2012년 18승을 따내며 내셔널리그 올스타에 선정됐고 2013년과 2014년에도 나란히 15승을 기록했다. 2019년과 작년 텍사스 레인저스의 에이스로 활약했던 린은 올해 화이트삭스에서도 7경기에서 4승1패1.55로 뛰어난 성적을 기록하고 있다.

지난 17일 샌디에이고전에 등판했던 김광현은 당초 시카고 컵스와의 홈 3연전에 등판할 예정이었다. 하지만 마이크 쉴트 감독은 6경기 동안 쉼 없이 활약했던 김광현에게 추가 휴식일을 줬고 김광현은 일주일의 휴식 후 화이트삭스전에 등판하게 됐다. 이는 충분한 휴식을 취한 김광현이 화이트삭스전에서 호투해 주기를 바라는 마음이 담겨 있다. 과연 김광현은 쉴트 감독의 기대에 부응하며 시즌 2승을 따낼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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