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6일 고척 스카이돔에서 한화 이글스와 키움 히어로즈의 경기가 펼쳐졌다. 반등이 절실한 두 팀이었기에, 각 팀은 좌완 에이스인 요키시와 카펜터를 선발 투수로 기용하면서 경기 시작 전부터 많은 기대를 받았다.
 
결과는 요키시의 승리였다. 그는 7이닝 동안 90개의 공을 던지며 3피안타 7K 무실점으로 호투해 한화의 타선을 꽁꽁 묶었다. 요키시의 호투에 보답이라도 하듯 타선도 터지면서 자연스레 승리는 키움의 차지가 됐다.
 
요키시의 호투와 좋은 타격감을 보여준 키움의 타선으로 인해 카펜터는 패배의 쓴맛을 봤다. 그러나 카펜터의 이날 투구가 나쁜 편은 아니었다. 카펜터는 7이닝 동안 7피안타(2피홈런) 4실점으로 패전 투수가 됐지만, 경기 내용은 좋았다. 1회부터 3회까지 매 이닝 안타를 허용했지만, 점수를 단 한 점도 내주지 않았다. 4회에는 삼진을 하나 솎아내며 삼자범퇴로 이닝을 마무리했다. 5회에도 선두 타자 전병우를 삼진으로 잡아내며 깔끔한 스타트를 끊었지만, 후속 타자 박동원에게 솔로 홈런을 허용하며 첫 실점을 했다. 그러나 흔들리지 않고 이닝을 마무리했고, 6회까지 삼자범퇴로 막아냈다. 그러나 이런 카펜터의 호투에도 팀의 타선은 터지지 않았고, 결국 7회에 키움 타자들에게 집중적으로 공략당하면서 3점을 허용했다.
 
이날 카펜터는 선발투수로서의 역할을 다했다. 6회까지 1실점으로 틀어막았으며, 시즌 세 번째 퀄리티스타트를 기록하기도 했다. 그러나 7이닝을 소화하는 동안 동료들에게 단 1점도 지원받지 못하고 마운드에서 내려가야 했다. 그리고 결국 그는 세 번째 패배를 기록했다. 
 
 호투에도 불구하고 세 번째 패배를 기록한 카펜터

호투에도 불구하고 세 번째 패배를 기록한 카펜터 ⓒ 한화 이글스

  
'벌써 3패'를 기록한 카펜터
 
KBO리그의 모든 선발 투수를 놓고 봐도, 카펜터는 뛰어난 선발 투수로 평가받는 데 있어 의심할 여지가 없다. 등판 때마다 팀이 승리할 수 있는 여건을 안정적으로 만들기 때문이다. 올 시즌 카펜터는 8경기에 등판해 평균자책점 1.94를 기록 중이고, 퀄리티스타트는 무려 세 번이나 기록했으며, WHIP(이닝 당 출루 허용률)은 1.21로 리그 상위권에 속한다. 피안타율은 0.201로 리그에서 무려 3위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운이 따르지 않고 있다. 분명히 좋은 피칭을 하고 있음에도, 승리의 맛을 본 경험은 한 번밖에 없다. 반면 패전은 벌서 세 번이나 기록했다. 선발 투수로서 이닝 이팅 능력이 안 좋은 것도 아니다. 경기당 소화 이닝은 5.8이닝으로 팀 내에서 가장 많은 이닝을 소화했고, 리그에서도 높은 편이다. 득점권에서의 피안타율도 0.171로 위기관리 능력도 뛰어나다. 이렇듯 카펜터에게 문제가 없다는 건 기록이 말해주고 있다.
 
가장 큰 문제는 등판할 때마다 팀의 타선이 침묵한다는 것이다. 올 시즌 카펜터의 경기당 득점 지원은 2.14점에 불과하다. LG의 에이스 켈리(2.03점)에 이어 두 번째로 적은 수치다. 같은 팀 용병 킹험(5.95점)에 비해서는 지원이 턱없이 부족하다. 아무리 카펜터가 호투를 한다고 해도 방망이가 도와주지 않기 때문에 승리를 차지할 수 없는 상황이다.
 
비단 타선의 문제만은 아니다. 카펜터의 바통을 이어 받아 등판하는 불펜진으로 인해 승리를 반납한 경기도 한 차례 있었다. 이는 자연스레 팀 성적에도 영향을 끼친다. 카펜터가 등판 시 팀 성적은 2승 6패로 팀 승률은 0.250에 불과하다.
 
 카펜터는 이대로 불운의 아이콘으로 전락할까

카펜터는 이대로 불운의 아이콘으로 전락할까 ⓒ 한화 이글스

 
'불운의 아이콘'으로 전락하나

비운의 투수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투수는 롯데 자이언츠에서 활약했던 브룩스 레일리다. 무려 5년 동안 롯데의 마운드를 지켰던 레일리는 KBO에서의 마지막 시즌에 유독 운이 따라주지 않았다. 2019시즌 30경기에 등판해 3.88의 준수한 평균자책점을 기록했던 레일리는 5번의 승리를 따내는 동안 무려 14번의 패전을 기록했다. 레일리 또한 타선에게 득점 지원(3.68점)을 받지 못하며 승리의 맛을 좀처럼 볼 수 없었다. 무엇보다 19번의 퀄리티스타트를 기록했음에도 운이 따라주지 않았기에 그에게 '불운의 아이콘'이라는 꼬리표가 붙었다.
 
이런 레일리의 모습이 현재 카펜터에게도 보이고 있다. 스탯티즈의 따르면 카펜터의 올 시즌 WAR(대체 선수 대비 승리 기여도)은 1.52로 리그에서 높은 축에 속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운이 따라주지 않고 있는 상황이다. 최근 등판한 5경기에서는 승리 없이 3패만을 기록하고 있어 더욱 아쉬움을 남기고 있다.
 
2021시즌을 앞두고 한화의 유니폼을 입게 된 카펜터는 비교적 적은 금액인 총액 50만 달러에 계약했다는 점과 대만프로야구 출신이라는 점 때문에 우려의 시선을 받으면서 KBO리그에 입성했다. 그러나 현재 자신의 몸값 이상의 활약을 펼치며 우려의 시선을 깨끗하게 씻어내고 있다. 하지만 운이 따라주지 않아 골머리를 앓고 있다. 이대로라면 비운의 투수로 남게 될 것이다. 과연 카펜터는 이대로 불운의 아이콘으로 전락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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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붙이는 글 gur145145@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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