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룹 오마이걸

그룹 오마이걸 ⓒ WM엔터테인먼트

 
지난 2년 동안 걸그룹 오마이걸(효정, 지호, 유아, 미미, 승희, 비니, 아린)은 커리어에서 중요한 변곡점을 맞이했다. 2019년에는 엠넷 <컴백전쟁 퀸덤>을 통해 자신들이 무대에서 만들 수 있는 잠재성을 증명했다.

2020년에는 '살짝 설렜어'로 데뷔 1833일 만의 주요 음원 차트 1위 석권을 이뤄냈다. 수록곡 '돌핀(Dolplhin)' 역시 타이틀곡과 함께 스트리밍 1억건을 돌파하면서 입지를 확실히 했다. 여름에는 팀의 메인 댄서인 유아가 첫 솔로 앨범을 발표하면서, 솔로 아티스트의 가능성을 제시했다. 오마이걸은 데뷔 초 큰 주목을 받지 못했지만, 그들의 전성기는 중견 그룹이 되어서 찾아왔다.
 
오마이걸의 다채로운 노래 즐기기
 
오마이걸이 1년 1개월 만에 EP < Dear OHMYGIRL >을 발표했다. 작곡가 라이언 전이 수록곡 전곡에 참여하면서 앨범의 방향키를 쥐었다. 오마이걸을 정의하는 키워드 중에는 '다채로움'이 있다. 'Closer', '비밀정원' '다섯 번째 계절' 등으로 상징되는 몽환적인 콘셉트, '번지'와 '살짝 설렜어' 등으로 상징되는 경쾌한 콘셉트, 그리고 그 두 지점 사이에 서 있는 '불꽃놀이' 등, 오마이걸은 여러 모습으로 변모해왔다. 이번 앨범의 미덕 역시 댄스팝이 만들 수 있는 다채로움에 있다.
 
타이틀곡 'Dun Dun Dance'는 2020년을 관통한 레트로, 디스코 열풍의 연장선에 있다. 경쾌한 분위기가 지배적인 댄스곡이지만, 동시에 애상적인 멜로디도 갖췄다. 'Dun Dun Dance'가 퍼포먼스를 염두에 둔 곡이라면, 수록곡들은 이어지는 'Dear You((나의 봄에게)'는 미니멀한 신시사이저 사운드로 출발해서, 스타디움 밴드처럼 곡의 규모를 웅장하게 키운다.

'나의 인형(안녕, 꿈에서 놀아)'의 경우 케이팝에서 찾아보기 어려웠던 드림팝 스타일을 취했다. 빌리 아일리시(Billie Eilish)를 연상시키는 오버 더빙으로 몽환적인 분위기를 만들었지만, 멜로디는 밝아서 이색적이다. 이처럼 서구의 인디팝을 케이팝의 범주로 자연스럽게 끌어 왔다는 것이 이번 앨범의 흥미로운 지점 중 하나다.
 
'Quest'는 전작 '살짝 설렜어'의 게임 콘셉트를 이어가면서 재미있는 사운드를 배치했다. 보사노바 기타와 미니멀한 트랩 비트를 합친 '초대장(Who comes who knows)' 역시 인상적이다. 한편 마지막 트랙 'Swan'은 리얼 밴드 사운드와 퓨처 베이스 사운드가 교차하면서 역동성을 만든다. 서정아 작사가가 쓴 가사가 얹혀지면서 위로와 희망의 서사가 완성된다. 오마이걸의 신보는 익숙한 것과 낯선 것의 경계선에 서 있다.  
 
"일어서는 법도 헤엄치는 것도 숨 참는 법도 몰랐던 거야
어른이라 해도 다 어설픈 게 많지 겉으론 다들 아닌 척을 해"
 
- 'Swan' 중

 
일곱 명 모두가 주인공 된 앨범
 
 오마이걸의 EP < Dear OHMYGIRL >

오마이걸의 EP < Dear OHMYGIRL > ⓒ WM Entertainment

 
지난 10일 유튜브를 통해 생중계된 쇼케이스에서 비니는 7년 차 걸그룹에 대한 소회를 묻는 질문을 받았을 때, "음악에 대한 이해도가 예전과 달라졌으며, 우리가 하는 일에서도 조금 더 능동적으로 참여하고 있다"는 자신감을 드러냈다. 비니의 말처럼 이번 앨범에서 멤버들은 발전한 역량을 선 보이고 있다. 덕분에 특정 멤버에 대한 쏠림 현상 없이, 여러 멤버들이 자신의 지분을 효율적으로 확보할 수 있었다.
 
유아와 비니, 지호는 메인 보컬에 뒤지지 않는 존재감을 드러내며, '킬링 파트'를 불러왔지만 비중이 상대적으로 낮았던 아린의 목소리도 지분을 늘렸다. 래퍼 겸 보컬 미미의 경우, 지금까지 타격감이 있는 랩을 선보이는 데에 집중해 왔지만, 이번에는 곡 스타일에 맞춰 보컬의 비중을 높였고, 'Quest'는 '싱잉 랩'도 시도했다. 이처럼 각 멤버들이 활약하는 모습은 그룹의 완성도를 높이는 데에도 중요한 역할을 했다.
 
데뷔 앨범을 제외하면, 오마이걸의 앨범 이름에 '오마이걸'이라는 이름이 붙은 것은 처음이다. 한 장의 앨범에 팀의 반환점과 같은 의미를 부여한 것이다. 우리는 '아이돌 7년 차 징크스'라는 속설에 익숙하다. 데뷔 7년 차를 맞은 아이돌 그룹에게는 멤버 교체나 해체 등 위기가 따르는 경우가 많다는 것. 오마이걸 역시 데뷔 7년 차를 맞은 중견 그룹이 되었다. 그러나 '슬로 스타터' 오마이걸은 이와 같은 속설을 무의미하게 만든다. < Dear OHMYGIRL >이 보여 주었듯, 그들의 노래는 더욱 큰 그림으로 확장되고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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