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준동 전주국제영화제 집행위원장

이준동 전주국제영화제 집행위원장 ⓒ 전주영화제


코로나19 이후 개최된 국내 영화제 중 처음으로 확진자가 발생한 전주국제영화제가 역설적으로 극장의 안전성과 방역대책의 효율성을 입증하면서 8일 폐막작 상영을 끝으로 막을 내렸다.
 
이준동 집행위원장은 이날 오후 온라인으로 진행된 결산 기자회견에서 "코로나 확진자 나왔으나 큰 교훈을 얻었다"며 "앞으로 대형 행사를 어떻게 치러야 하느냐에 대한 답을 얻었다"라고 말했다.
 
또한 "많은 영화제와 행사 등이 코로나19로 위축되고 금지되는데 굳이 그럴 필요가 없지 않을까 싶고, 충분히 (개최가) 가능하다고 본다"면서 "전주영화제의 경험을 다른 행사에서도 공유할 수 있으면 좋겠고, 이번에 마련한 코로나 매뉴얼을 필요한 곳에 나눠주겠다"고 밝혔다. 이어 "좋은 경험을 했고 앞으로의 상황을 낙관적으로 봐도 되지 않을까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전주영화제는 지난 5일 관객 중 한 명이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았고, 전체 스태프에 대한 전수검사를 통해 자원활동가 중 1명이 무증상 감염자로 확인됐다. 관객 확진자의 경우 극장 내 방역에 철저하게 작동돼 밀접접촉자가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확진 받은 자원활동가의 경우 직간접적으로 접촉한 스태프 7명과 자원활동가 7명이 자가격리에 들어갔다.
 
전주영화제 측은 8일 오전 10시 기준 전주시 보건 당국의 검사 권고 대상자(총 60여 명) 중 게스트 34명, 스태프 15명, 자원활동가 7명 등 모두 56명이 PCR 검사 결과 음성으로 확인됐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해 장성호 사무처장은 "보건 당국으로부터 격리된 스태프들은 정확하게 일요일(9일)에 검사를 받아 문제가 없으면 월요일(10일)에 업무에 복귀해도 된다는 답변을 받았고, 7명의 자원봉사자는 2주의 격리 기간을 거치게 된다"고 밝혔다.
 
356회 상영 중 331회가 매진
 
 매진 표시가 붙은 전주영화제 상영시간표

매진 표시가 붙은 전주영화제 상영시간표 ⓒ 성하훈


 
지난 4월 29일 개막한 22회 전주국제영화제는 코로나19 상황 속에서도 지난해 무관객으로 치러진 아쉬움을 달래듯, 국내 감독들과 배우 등이 적극 참석해 열띤 분위기를 나타냈다. 관객 안전을 위해 33% 정도의 좌석만을 운영하면서 매진 안 된 작품을 찾기가 어려울 정도였다.
 
전주영화제 측에 따르면 전체 356회 상영 중 331회가 매진돼 93%의 매진율을 기록했다. 8일 오전 기준으로 극장에서 영화를 관람한 관객은 모두 1만410명으로 온라인 관객 9180명을 더하면 모두 1만9590명의 관객이 참여한 것으로 집계됐다. 초청 게스트와 프레스 배지로 티켓을 발매한 관객 3056명을 포함하면 2만 명을 훌쩍 넘는다. 마지막 날인 8일까지 최종 관객은 2만 2천 명에 달할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온라인으로 개최돼 7048회의 관람횟수를 기록한 것과 비교하면 온·오프라인상영 모두 관객 수가 많이 늘어났다. 코로나19 이전 정상적으로 개최됐을 당시 8만 안팎의 관객이 몰리던 것과 대비하면 30%에 가까운 수준이다.
 
전주영화제 측은 온라인 상영의 작품별 평균 관람 건수가 지난해 97편 기준 57건이었다면, 올해는 141편 기준 65건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특히 지난해 40편에 불과했던 해외작품이 올해 79편으로 두배 가까이 늘어나 온라인 상영을 보다 풍성하게 만드는데 기여했다고 설명했다.
 
문석 프로그래머는 "지난 5일 시상식을 통해 경쟁부문 대상 작품들이 발표된 이후로 한국경쟁 대상 수상작인 <성적표의 김민영>과 단편 대상 수상작인 <오토바이와 햄버거>의 온라인 관람이 급증했다"면서 "작품에 대한 관객들의 반응은 아무래도 온라인 상영이 척도가 되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온라인에서 관람 수가 많았던 것은 개막작, 국제경쟁, 한국단편 등의 순이었다"며 "전체 온라인 상영작 중 <성적표의 김민영>, <오토바이와 햄버거>는 온라인 관람 1~2위를 기록했다"고 전했다. 
 
수상작 발표 후 온라인 관람 급증
 
 전주영화제에서 진행된 골목상영

전주영화제에서 진행된 골목상영 ⓒ 전주영화제


 
이준동 집행위원장은 "코로나19 어려운 상황에서도 성공적으로 개최됐다고 자평한다"면서 담론 프로그램인 '전주 컨퍼런스'와 전주영화제의 기본 성격인 독립·대안·실험영화에 더해 다양한 시선을 통해 선정된 영화들을 보여주기 위해 마련한 'J스페셜: 올해의 프로그래머' 등을 예로 들었다.
 
또 "골목상영 및 J비전상, 전주숏 등의 디역 밀착형 프로그램을 마련해 지역민들의 전폭적인 지지를 받았다"고 밝혔다.
 
'J스페셜: 올해의 프로그래머'는 류현경 배우를 프로그래머로 영입해 자신의 출연작과 연출작, 그리고 추천작 총 8편을 선정하고, 모든 상영에 참여해 관객과의 대화에 나섰다. 더욱 다양한 영화인들이 참여할 수 있는 초석을 다진 것으로 평가할 수 있는 부분이다.
 
J비전상은 전주‧전북 지역 공모작 중 우수한 영화에 100만 원의 상금을 주는 것으로 올해는 해외 심사위원 한 명이 상금을 기부해 총 2명에게 상을 줄 수 있었다. 전주숏은 전주‧전북의 영화을 발굴하기 위한 제작 지원 프로그램으로 2편에 각 500만 원을 지원했다.
 
 전주 컨퍼런스 프로그램이었던 '한국 영화산업 대표 대담'

전주 컨퍼런스 프로그램이었던 '한국 영화산업 대표 대담' ⓒ 전주영화제


 
전주 컨퍼런스의 경우도 빈약해진 영화 담론의 활성화를 위해 마련됐는데, 영화관계자들로부터 비교적 높은 관심을 받았다. 흥미있는 주제들이 많았던 덕분이었다. 국내 영화제의 담론 프로그램은 부산영화제 비프 포럼이 대표적으로, 최근 국내 영화제들은 학술행사를 강화하고 있는 흐름을 보이고 있다.   
 
이준동 집행위원장은 "전주영화제는 당해년도의 가장 중요한 부분을 집중적으로 논의하는 형태로 차별성을 둘 예정이다"라며 "올해 산업적으로 가장 중요한 OTT(온라인 동영상 서비스) 문제에 대해 4번에 걸쳐 집중적인 토론을 했다"고 강조했다.
 
또 "끝장 토론을 통해 답을 찾기보다는 깊이 있게 이야기할 수 있는 장을 마련하고, 끝나면 휘발되는 게 아니라, 축적되는 방식으로 가고자 한다"고 앞으로의 방향을 밝혔다.
 
올해 전주영화제는 코로나19 팬데믹 상황이 영화제 개최에 많은 난관을 안겨주기는 했으나, 확진자의 등장이라는 악재가 오히려 국내 영화제의 대응 능력을 확인시켰다는 점에서 국내 영화제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선제적 검사를 통한 코로나19 유증상자 발견과 더 확산되지 않게 관리하는 경험을 통해 안전한 영화제가 가능할 수 있음을 입증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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