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6일 방영된 tvN '어쩌다 사장'의 한 장면

지난 6일 방영된 tvN '어쩌다 사장'의 한 장면 ⓒ CJ ENM

 
추운 겨울, 강원도 화천군 원천리 동네 슈퍼를 배경으로 우리들의 마음을 따뜻하게 어루만져준 tvN 예능 <어쩌다 사장>이 6일 대단원의 막을 내렸다. 인기배우 차태현과 조인성의 '사장님 도전기'가 진행된 지난 3개월 동안 <어쩌다 사장>은 주민들과 두 사람의 훈훈한 교감 등을 보여주며 매회 즐거움을 선사했다. 

​수많은 연예인 알바생들이 힘을 보태면서 짧지만 알찬 시간을 꾸려온 열흘간의 촬영이 종료되는 날에도 차태현과 조인성은 정성 담긴 라면, 각종 안줏거리를 손님들에게 선사하면서 즐겁게 영업을 시작했다. 장필순의 '나의 그리움이 널 부를때'를 배경음악 삼아 상념에 잠긴 두 사람의 마음처럼, 시청자들도 묘한 감정에 빠져 들었다. 

15년 만에 마이크 잡은 '땡벌' 조인성
 
'원천상회' 마지막 영업날 가게를 찾아온 인물은 차태현의 절친 홍경민이었다. 매회 사장님 인맥(?)으로 등장한 유명 배우들과 마찬가지로 홍경민 역시 비슷한 이유로 서울에서 멀리 강원도로 기꺼이 기타 하나 둘러메고 찾아왔다. 이번 촬영의 '최고령 알바생'이면서 초대가수인 그는 자신의 히트곡뿐 아니라 다양한 신청곡을 즉석에서 부르면서 손님들과 즐거운 한때를 보냈다.

'홍시'(나훈아 원곡)가 가게 안에 울려퍼질 땐 가사 속 내용에 감정이 북바친 어머니들의 눈가가 촉촉하게 젖는가 하면 두 사장님들이 몸소 마이크 잡고 노래할 땐 마치 초대형 콘서트를 방불케하는 박수와 환호성이 손바닥 만한 공간을 가득 채우기도 했다. 

차태현은 모처럼 자신의 히트곡 '이차선 다리'를 구성진 창법으로 소화해 왕년의 인기가수 다운 면모를 과시하기도 했다. 그런가 하면 조인성은 영화 <비열한 거리>에 등장했던 '땡벌'을 무려 15년 만에 라이브로 열창하는 진기한 장면을 연출했다. 

마지막 손님... 실제 사장님의 등장에 울컥
 
 지난 6일 방영된 tvN '어쩌다 사장'의 한 장면

지난 6일 방영된 tvN '어쩌다 사장'의 한 장면 ⓒ CJ ENM

 
​북적대던 가게 안을 가득 메웠던 손님들이 다 떠난 뒤 부지런히 뒷정리를 하던 그들에게 한 손님이 찾아왔다. 라면 한 그릇을 주문한 이는 다름아닌 '원천상회'의 진짜 주인 할머니였다.  

"늦게까지 일하느라 힘들죠?"라는 인사 뒤 대화를 나누면서 두 사장은 어르신의 정체를 금세 알아챘지만, 모른 척 한 채 각자의 일에 여념이 없었다. 하지만 평소처럼 라면을 끓이던 조인성은 잠시 뒷마당으로 나갔고 끝내 눈물을 흘리고 만다. 감정을 억누르긴 했지만 차태현 역시 그와 비슷한 심정이었다.

이 장면 만큼은 예능 프로그램이 아닌, 마치 영화 속 한 장면 같은 감동을 선사했다. 지난 열흘 동안의 장사를 통해 오랜 세월 가게를 지켜온 할머니의 지난 인생사를 조금이나마 체험했던 두 사장님 뿐만 아니라 시청자들 또한 비슷한 감정을 느꼈을 것이다. 365일 매일 챗바퀴 돌듯 굴러가는 평범한 일상도 알고 보면 배울 점이 많고 값진 시간들임을 깨닫게 해줬다.
 
​<어쩌다 사장>은 봄이 찾아온 원천리의 요즘 모습을 방송 말미에 담으면서 그 겨울의 이야기와 작별을 고했다. 훌쩍 자란 동네 강아지들마냥 동네는 활기가 넘쳐 보였다. 방송이 나간 이후 '원천상회'는 손님이 부쩍 늘었고 사장님은 그 어느 때 이상으로 바쁜 나날을 보내고 있었다. 한적했던 몇 달 전과 달라진 광경에 조금은 힘들지 않겠냐는 제작진의 질문에 할머니는 명쾌한 답을 내놓았다.

"많은 분이 여기에 오는데, 문을 여는 순간에 다 웃으며 들어와서 너무 좋다."

​이는 <어쩌다 사장>을 보는 우리네 모습과 다르지 않다. <어쩌다 사장>은 그동안 즐겁고 정겨움 넘치는 이야기로 매주 우리들을 반갑게 맞아줬고 그 시간 만큼은 나도 차사장, 조사장이 된 것처럼 그곳에 자리를 잡게 되었다. 10일 동안의 장사를 통해 초보 사장들은 150그릇의 라면을 팔았다고 한다. 그리고 근래 보기 드문 따뜻한 예능 <어쩌다 사장>은 그 이상의 감동을 안방까지 생생하게 전달해줬다.    

여름과 가을이 지나면 다시 겨울이 오듯이 매주 목요일 밤을 책임져준 <어쩌다 사장>도 언젠가는 시즌2로 돌아오리라 기대를 걸어본다. 서툰 솜씨의 사장님과 알바생, 그리고 손님들은 11회에 걸쳐 행복이라는 레시피를 우리 모두에게 선물로 남겨줬다. 
덧붙이는 글 필자의 블로그 https://blog.naver.com/jazzkid 에도 수록되는 글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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