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D수첩>의 한장면

의 한장면 ⓒ MBC

 
코로나19 사태가 장기화하면서 온라인 쇼핑이 보편화되었다. 사람들이 오프라인 매장에 가지 않고 음식이나 물건을 주문하면서 인터넷 시장이 급속도로 커졌다.

인터넷 시장 규모가 커지고 뛰어드는 이들이 많아지면서, 경쟁 또한 치열해졌다. 특히 소비자에게 많이 노출돼야만 유리해지기에 상위 목록 노출과 좋은 리뷰는 필수 요건이 됐다. 물건을 팔아야만 하는 쇼핑몰 사장들 입장에선 이에 대한 고민이 깊을 수밖에 없다.

그런데 최근 온라인 쇼핑몰 사장들의 고민을 해결해주겠다고 자처한 이들이 나타났다. 바로 온라인 광고대행사들이다. 이들은 고민을 해결해주겠다면서 '빈 박스 리뷰'를 비롯해 SNS 게시글 게재, 고객 선호도가 반영되는 '스토어찜' 클릭 수 늘리기 등의 서비스를 제공하겠다고 제안한다. 과연 이런 것들은 문제가 없을까?

4월 27일 방송된 MBC < PD수첩 > 생존 전쟁 2부, '리뷰를 믿으세요?' 편은 상위노출을 향한 자영업자들의 생존 전쟁과 이를 노린 온라인 광고 대행사 영업의 적나라한 실체를 추적했다. 취재 뒷이야기가 궁금해 방송 다음날 이 방송의 취재를 맡은 소형준 PD를 전화로 인터뷰했다. 다음은 소 PD와 나눈 일문일답.

- 방송 마친 소회가 궁금합니다. 
"되게 오랜만에 생활밀착형 아이템을 다룬 것 같아 취재하는 내내 힘들었지만, 또 그만큼 재밌기도 했거든요. 근데 기대했던 것보다 시청률이 잘 안 나와서 조금 속상했습니다. 하지만 인터넷 댓글을 보니, '그동안 의구심 갖고 있었던 것들 보고 들을 수 있어서 좋았다'고 하시는 분들이 있더라고요."

- 인터넷에서 파는 물품 등에 대한 리뷰 같은 것, 평소에도 잘 확인하셨나요?
"물건을 살 때 많이 보죠. 저도 일상생활을 돌아보니, 한 달에 사는 물건 중 80%는 다 온라인에서 구매하는 것 같아요. 저는 개인적으로 그런 일을 겪은 적이 있었어요. 친구 집에서 짜장면하고 탕수육을 시켰거든요. 그런데 탕수육이 저번에 시켰던 거보다 양이 적고 눅눅하더라고요. 그래서 친구가 앱 리뷰에다 별 세 개를 주면서 정말 순수한 마음으로 '저번부터 탕수육이 좀 눅눅해요'라고 한 줄 남겼는데, 그 다음날 사장님이 전화를 해선 환불해 줄 테니 별 세 개와 리뷰를 지워 달라는 거예요.

그 전까지는 사실 아무 생각 없었거든요. 근데 (그 경험으로) 그쪽 생태계가 뭔가 잘못돼 있다는 걸 느꼈어요. 전에 저희가 주식 투자 관련된 방송을 했었잖아요. 그때 만난 인터뷰이 중 한 분인 자영업자께서 '경쟁가게 별점 테러해 해서 당신네 가게 돋보이게 해 주겠'단 전화를 받았다는 거예요. (그런 사례를 통해 자영업자들이) 소비자들의 댓글을 두려워하는 정도가 아니고 (그걸로) 돈을 버는 업체가 존재한다는 걸 새롭게 알았어요. 그 기억을 토대로 이번에 아이템을 준비하게 됐죠."

- 그럼 취재 전엔 인터넷 상 리뷰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셨어요?
"그 전엔 리뷰 보고 물건을 샀죠. 아마 많은 사람이 그랬을 것 같아요. 그동안 리뷰 적힌 걸 보면서 '아, 이거는 이제 좋네', '이거는 뭐 믿을 만한가 보네', '이거는 정말 광고 상품 설명해 놓은 거에 비해서 정말 좋구나' 등등. 리뷰가 굉장히 중요한 척도였죠."

- 취재는 어디서부터 시작했나요?
"처음엔 별점 테러 받았다는 식당 사장님들을 계속 수소문하고 다녔어요. 근데 생각보다 흔하게 찾아볼 수 있더라고요. 여러 군데 다녀봤는데 '저도 별점 테러 당했어요' '별점 때문에 스트레스받아요' 이런 얘기들은 많이 들을 수 있었어요. 그래서 그걸 가지고 이런 글을 쓰는 사람들은 누굴까(하면서 취재를 이어갔죠). 이후 카카오톡 오픈 채팅방에 '리뷰'라고 두 글자를 검색했더니 빈 박스 리뷰알바 이런 게 막 뜨는 거예요. 이게 뭐지 해서 눌렀더니 빈 박스 리뷰 알바라는 게 있더라고요."

- 리뷰어들에게 빈 박스를 보낸다는 거잖아요. 그런데 어차피 빈 박스고 리뷰 쓰는데 박스가 필요 없을 거 같은데 왜 보내나요?
"저도 처음에 그렇게 생각했어요. 저희 방송에도 나왔던 매크로나 자동 댓글 기능 이런 기술을 이용한 게 더 고도화된 방법이라고 생각했어요. 근데 나중에 알고 보니까 이런 것들은 프로그래밍을 통해서 네이버나 쿠팡이 다 잡아내요. 실제로 물건 포장을 해서 보내고 택배 송장까지 찍히고 실제로 물건을 받아 보고 거기서 구매 확정을 하고 리뷰를 쓰는 건 네이버, 쿠팡 같은 데서 도저히 잡아낼 수가 없는 시스템이더라고요. 왜냐면 실제로 물건을 주고받았으니까요. 이렇게 빈 박스를 통해서 리뷰 수를 늘리거나 판매량을 늘리는 걸 소비자 입장에선 모를 수밖에 없으니까요. 그렇게 해서 상위노출이 올라간다면 '아, 이거는 믿을만한 제품이구나'라고 생각을 하게끔 만든다는 거죠. 그래서 택배비까지 부담하면서까지 빈박스를 보내더라고요."

- 법적으로는 문제가 없나요?
"법에는 누군가가 소송을 하면 그게 허위사실 공표 등으로 걸리는 걸로 알고 있는데요. 애초 그런 사실 자체가 드러나지 않기 때문에 거를 수 있는 방법이 없는 거죠."

- 온라인 광고 대행 업체 피해 이야기도 나오는데, 피해 본 사람이 어느 정도인지 파악이 되나요?
"온라인 분쟁 조정위원회라고 있습니다. 한국 인터넷 진흥원 산하 기구인데 거기서 들은 걸로는 2020년 한 해만 7054건이 접수됐다고 되어 있어요. 근데 2009년에는 7건이었거든요. 그 얘기인 즉 11년 사이 1000배가 늘었다고 볼 수 있는 거죠."

- 코로나 영향이 어느 정도 있다고 봐야 할까요?
"시장이 커지면서 일어나는 일인 것 같아요. 이런 시장이 커지면서 광고대행업도 같이 성장하는 거고 그러면서 이런 온라인 분쟁도 많이 증가하는 건데요. 기자님 말씀에 따르면 코로나 때 이런 온라인 시장이 굉장히 급성장했기 때문에 코로나 영향도 없다고는 보기 어려울 것 같아요. 어쨌든 간접적으로 영향이 있다고 봐야겠죠."

- 광고 대행업체 수가 대략적으로라도 파악이 되나요?
"저희도 업체 수를 파악해 보려고 굉장히 노력했는데요. (사업을 하면) 업종을 정부에 등록하지 않습니까? 근데 이게 온라인 광고 대행업과 그냥 일반 광고대행업이 혼재돼 있어서 온라인 광고 대행업 숫자가 정확히 얼마나 되는지는 저희 선에서는 파악할 수 없었습니다. 근데 대부분의 자영업자가 지금도 이런 전화를 한두 번이 아니고 수십 통 씩 받는데요. 그런 걸로 미루어 짐작하면 굉장히 많지 않을까 싶습니다."

- 방송을 보면, 광고 대행업체가 분쟁조정위 권고를 무시해도 어떻게 더 뭘 해볼 방법 없다는 내용이 나오잖아요. 그럼 분쟁조정위 자체가 무용지물이라고 볼 수 있는 것 아닌가요?
"(분쟁조정위에) 강제권이 없다고 하더라고요. 거기가 아마 사법기관이 아니고 전문가의 조언을 통해서 조정해 주는 곳인 것 같으네요. 저희도 그 부분이 안타깝다는 생각이 듭니다."

- 방송에 나온 'ㅊ' 온라인 광고 대행업체 피해자들이 적지 않았어요. 업체는 SNS로 깨알처럼 작은 글씨로 된 계약서를 보낸 뒤 사인을 하라고 하고, 당초 이야기한 것대로 계약이 이행되지 않아 해지하겠다고 했더니 위약금이 발생했다면서 도리어 돈을 더 내라고 하기도 했고요.
"(자영업자분들께) 계약서를 잘 보시고 계약하시라고 꼭 말씀을 드리고 싶어요. 법적으로는 계약서에 언급된 게 다 이행된 걸로 돼 있으면, 항의성으로 뭘 할 수가 없거든요. 그게 지금 방문판매업법의 문제입니다. 식당이라는 사업자와 광고대행업자라는 사업자가 맺은 계약이기 때문에 이걸 환불 내지 철회권 등을 요구할 수가 없다고 법상 돼 있더라고요. 결국 계약서를 면밀히 따져보고, 포트폴리오 등 사전에 물어보고 계약을 했어야 했죠."

- 온라인 대행업체 피해자들 만나보셨잖아요. 
"본인들도 일정 부분은 부끄럽다는 생각을 하세요. 어쨌든 자기네들이 가짜 리뷰 내지는, 좀 과장된 홍보 글을 적어 달라고 한 것은 사실이니까요. 그런데 그것은 본질이 아니라고 해요. 지금 코로나 때문에 너무 어렵고 매출이 급감해서 장사를 접기 전에 정말 마지막 동아줄이라고 생각하고 잡았는데, 그게 썩었던 거죠. 코로나 때문에 너무 힘든 와중에 이런 홍보 업체가 자영업자들의 등골 빼먹는 이런 구조가 너무 서글픈 것 같아요."

- 취재하며 느낀 점이 있을까요?
"갈수록 이 나라에서 자영업을 하기가 참 어렵다는 생각이 들어요. 다른 나라 통계 찾아보시면 미국은 자영업자가 한 9.6% 된다고 하더라고요. 근데 우리나라는 G10 정도 중에서 가장 높대요. 우리나라는 소상공인이 25%나 되거든요. 4분의 1이잖아요. 옛날에는 음식만 맛있고 전단지 정도만 뿌리면 됐는데, 지금은 배민에도 돈 내야 되고 쿠팡에도 돈 내야 하고 중간에 광고대행사들한테도 또 돈을 내야 되고... 옛날에는 나가지 않아도 됐을 돈이 지금은 다 대기업들한테 가는 거죠. 그리고 이런 중간에 등골 빼먹는 대행업체에도 돈이 가는 거고요.

결국 자영업자들은 그 돈을 마련하기 위해서 음식값을 올리거나 아니면 음식값의 원가를 낮추거나 둘 중에 하나 잖아요. 그러면 결국 소비자가 피해 보는 거죠. 소비자는 원가가 낮은 음식을 비싸게 사 먹거나 아니면 맛없는 음식을 별점에 속아 시켜 먹거나죠. 이거는 자영업자들이 문제이기도 하지만 결국에는 우리 이야기에요. 소비자들이 피해를 보는 거니까요."

- 취재했지만 방송에 담지 못한 게 있을까요?
"글쎄 저희가 원래는 쿠팡과 배민에 대해서 좀 더 많이 취재했었는데 담아내지는 못했어요. 그래서 아예 플랫폼에 대한 얘기를 좀 더 해 볼까 해요. 이런 얘기들에 대해 제보 많이 해 주셨으면 좋겠고요. 요즘에 자영업자들이 참 어렵더라고요. 다들 어려운 걸 많이 알고 있지만, 리뷰 같은 걸 만약에 쓰실 기회가 있다면 너무 상처 되는 말들은 안 적어 주셨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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