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직격>의 한 장면

<시사직격>의 한 장면 ⓒ KBS

 
코로나19가 장기화되면서 여러 가지 문제가 발생하는 가운데, '의료 공백' 또한 큰 문제 중 하나로 지적되고 있다. 언론 보도에 따르면, 코로나 사태 초반부터 코로나 외 다른 질환으로 병원을 찾았다가 제대로 된 치료를 받지 못했다는 환자들이 적지 않게 나왔다. 그 중 일부는 안타깝게도 목숨을 잃었다. 아울러 공공병원이 코로나 전담 병원으로 지정되면서 취약 계층들의 경제적 부담 또한 커졌다.

지난 23일 방송된 KBS 1TV <시사직격> '코로나19의 다른 이름, 의료공백' 편은 지난해 3월 급성 폐렴으로 사망한 정유엽 군 사례와 지난해 12월 닥터 헬기의 응급환자 이송 거부 사건 등을 통해 의료공백 문제점을 짚었다. 취재 뒷이야기가 궁금해 지난 26일 이 편을 취재한 서재덕 PD를 전화로 인터뷰했다. 다음은 서 PD와 나눈 일문일답.

 - 지난 23일 방송된 KBS 1TV <시사직격> '코로나19의 다른 이름, 의료공백'편을 취재하셨잖아요. 방송 끝낸 소회가 궁급합니다. 
"이게 해답을 정하기 좀 어려운 문제입니다. 시청자들이 이런 문제를 바라볼 때 최소한, 이 정도는 알았으면 좋겠다 하는 위주로 취재를 했고요. 미약하지만 나름대로 어느 정도 (전달은) 했다는 생각이 듭니다."

- 이번 편에서 코로나19 장기화에 따른 의료 공백 문제를 짚으셨잖아요. 이 아이템을 선정한 계기가 있나요. 
"지난해 9월 <시사직격>에서 공공의료를 다뤘어요. 그때 사례자 중 한 분이 코로나 시대 의료 공백 피해자였습니다. 최근에 고 정유엽 군 아버지 정성재씨가 유엽군 1주기를 맞아 대장정을 한다는 얘기를 듣고 '의료공백 문제가 아직도 여전한가'란 생각에서 시작했어요. 그래서 닥터헬기 회항 사건도 취재했고요.

시골 지역은 예전부터 (의료 분야가) 열악했는데 코로나19 이후 더 열악해진 거죠. 또 저소득층 있잖아요. 쪽방촌 주민들 등이 공공병원 많이 이용하는 이유는 해당 병원들이 가능한 비급여를 사용하지 않기 때문이에요. 병원에 가면 급여와 비급여가 있는데 급여 항목은 건강보험공단에서 지원해주는 거거든요. (공공병원에선) 좀 더 저렴하게 혹은 치료비 거품 없이 치료받을 수 있다는 이야기거든요. 그래서 취약계층분들이 공공병원을 많이 이용하세요. 그러나 (공공병원이) 코로나 전담병원 되면서 그분들이 이용을 못 하게 됐든요. 그런 점도 의료 공백 중 하나라고 봐서 함께 취재하게 되었습니다."
 
 지난 23일 방송된 KBS <시사직격> '코로나19의 다른 이름, 의료공백' 편의 한 장면

지난 23일 방송된 KBS <시사직격> '코로나19의 다른 이름, 의료공백' 편의 한 장면 ⓒ KBS

 
- 취재는 어떤 부분부터 하셨나요. 
"고 정유엽 군 아버지 정성재씨가 2월 말에 의료공백 해결을 위한 대장정에 나선다는 기사를 봤어요. 대장정을 줄기로 의료공백을 취재해서 만들면 되겠다고 생각했고, 2월 22일 대장정 첫날 스케치부터 취재를 시작했어요. 전 그때 카메라맨이랑 같이 내려갔는데 사람이 별로 없을 줄 알았어요. 그런데 생각보다 취재진도 많았고요. 지역에서 참여하시는 분도 많았던 것 같아요. 그걸 보고 이게 사람들이 관심을 갖고 있는 이야기인 것 같다는 생각을 했어요."

- 정유엽 군 사건에 대해 설명 좀 부탁드릴게요. 
"유엽 군이 저녁에 갑자기 40도까지 열이 올라서 급하게 병원에 갔어요. 그때가 3월 초니까 대구에서 코로나 환자가 엄청 많이 발생할 때였잖아요. 열이 있어서 갔는데 코로나 의심이 되니까 응급치료를 못 받았어요. 응급 치료가 하루 이틀 늦춰지다 보니까 급성 폐렴이 악화돼 결국 사망한 사건이에요. 정유엽 군 아버지는 처음 응급실 찾아갔을 때 왜 첫 치료 안 해 줬을까란 의문이 있으셨대요. 그리고 정유엽 군 아버지가 내린 결론이 민간 병원은 수익성만 우선으로 생각하니 자기 아들 치료를 안 한 게 아닌가, 생각하고 계세요. 그래서 공공 의료 등을 확충해야 된다고 주장하고 계신 거고요."

- 코로나 유사 증상이 있는 환자 치료를 기피하거나 하는 건 지금도 비슷한가요?
"이게 공공병원과 민간병원 전부 해당되는 문제인데, 올 초까지만 해도 열이 있으면 응급실 이용이 힘들었어요. 이유가 있을 테지만, 시설이 없거나 인력이 모자라거나 둘 중의 하나라고 저는 생각하거든요. 동자동에 사시는 분 중에 두 다리가 없는 분이 계세요. 다리에 염증이 올라올 때가 있어요. 그럼 발열 증상을 동반해요. 발열이 오면 쇼크 상태가 되고 응급차가 와서 병원에 데려갈 거 아니에요. 근데 올 초까지만 해도 민간병원으로 갔을 때 거부당한 사례가 있었다고 해요. 올해 초 이야기니까, 지금도 그런 일 있다고 볼 수밖에 없죠.."

- 이재호씨의 경우 급성 심근경색으로 지난해 12월 사망했잖아요. 그 당시 상급 병원으로 이송하려고 닥터헬기가 떴지만 코로나19가 의심된다는 이야기에 돌아갔고 결국 차로 이송했죠. 그리고 얼마 안 되어 사망했어요. 호흡곤란 때문인 건데 체온은 정상이었으면 코로나19가 아닐 가능성이 높았던 것 아닌가요. 
"체온이 정상이라서 코로나19 아닐 확률이 높았죠. 저희도 그 의문 때문에 원주 세브란스 기독 병원을 취재했었는데요. 닥터헬기가 일반 응급차에 비해서 굉장히 좁아요. 또 조종석 하고 환자석을 분리하는 차폐막이 없어요. 근데 닥터헬기 조정하는 사람은 한 사람밖에 없어요. 이 조종사가 감염되면 닥터 헬기를 최소 2주 이상 스톱 해야 되는 거예요. 그래서 이 사람들은 보수적으로 할 수밖에 없었다고 얘기하는 거죠."
 
 지난 23일 방송된 KBS <시사직격> '코로나19의 다른 이름, 의료공백' 편의 한 장면

지난 23일 방송된 KBS <시사직격> '코로나19의 다른 이름, 의료공백' 편의 한 장면 ⓒ KBS

 
- 원주세브란스기독병원 관계자는 강원도 중증 환자를 자신들의 병원에서 봐야는데 코로나19 환자가 내원해서 3일 폐쇄하면 대책 없다고 밝혔어요. 코로나19가 발생한 지 1년이 훌쩍 넘은 상황에서 그 정도 대책도 마련하지 않았다는 게 문제 아닌가 싶은데요. 
"원주 세브란스 기독병원도 문제의식은 있어요. 근데 한정된 의료자원 내에서 대응해야 되잖아요. 이분들은 거기에 고민이 있는 거죠. 예를 들어 여기 닥터헬기가 한 대밖에 없고 조종사도 한 명이에요. 한 대 밖에 없기 때문에 자기들 입장에서는 되게 보수적으로 판단하고 행동할 수밖에 없다는 거거든요. 그렇다고 원주세브란스기독병원에 닥터헬기를 두세 대 둘 수는 없는 문제거든요. 이게 원주 세브란스병원만의 문제도 아니고 닥터헬기를 운영하는 병원이라면 동일하게 가지고 있는 고민일 거라고 생각합니다."

- 그런 이 문제는 어디서부터 해결해야 할까요?
"보건복지부가 닥터헬기에 대한 최종적인 책임을 가지고 있어요. 근데 이건 보건복지부도 마찬가지 입장이에요. 어떻게 보면 이건 관점의 문제일 수 있어요. 의료 문제를 공공문제로 볼 것이냐 아니면 수익성 관점에서 볼 것이냐를 판단해야 돼요. 이 판단이 안 된 상황에서는 답이 없어요. 예를 들어서 행정 지역상 어떤 군이 있다고 합시다. 군에 소방서가 있을 거 아닙니까. 근데 그 군에서는 1년 내내 가도 불이 한 번도 안 나요. 그러면 소방서가 필요 없잖아요. 그럼 소방서를 없애야 할까요? (아니요.)

언제 불이 날지 모르니까 소방서는 있어야 되잖아요. 의료도 그런 관점으로 볼 것이냐의 문제인 거예요. 언제 감염병이 생길지 모르니까 돈을 들여서라도 그에 대한 대비를 철저히 해 줘야 된다고 생각하면 투자를 하는 거고요. 아니면 투자를 할 필요가 없는 거예요."

- 보건복지부는 닥터 헬기 회항 문제와 관련해서 조속한 시일 내에 지침 마련하겠다고 했는데, 너무 늦은 것 아닌가요?
"지금 코로나가 발생한 지 1년이 넘었는데도 초창기에 발생한 문제랑 비슷한 것들로 고민하고 있고 그런 문제들이 터지고 있잖아요. 대책이 늦은 거죠. 근데 이분들도 이렇게 오래 갈 줄 몰랐겠죠. 그냥 메르스 때처럼 잠시 반짝하고 가지 않을까 생각하고 계셨을 텐데... 만약 감염병이 잡히면 음압 격리 시설이나 이런 거에 대한 투자가 필요 없게 되는 거죠. 왜 언젠가는 다시 생기겠지만 내년에 바로 당장 생길 건 아니니까요."

- 안일하다는 지적이 나올 수 있을 것 같아요.
"국민의 입장에선 정부가 참 안일하다는 생각을 당연히 할 수 있는 거죠. 세금 내면서 그렇게 살아왔는데 내가 시골에 산다는 이유만으로, 또 내가 좀 가난하다는 이유만으로 제대로 된 치료를 제때 못 받는다면 정부가 욕먹을 만한 거죠. 근데 현실은 다르다는 거죠. 서울 강남에 사는 사람과 저 시골 벽지 사는 사람은 당연히 의료를 이용할 수 있는 환경이 다르고 그에 따라서 치료 가능 사망률도 달라요. 이건 현실인 거죠. 이게 잘못된 건 알지만, 그렇다고 해서 경북 의성에 삼성서울병원 같은 병원을 만들 수는 없잖아요. 되게 어려운 문제예요. 그러면 이송을 더 빨리하거나 이송 시스템을 좀 더 효율적으로 구축을 해야 되는 거죠. 근데 그렇게 되는 것 같지도 않아요."

- 방송에서 경북 의성의 응급실 문제를 짚으셨는데 그게 의성만의 문제는 아닌 것 같아요.
"의성만의 문제는 당연히 아니죠. 시골 군 지역은 대부분 비슷해요. 주민 수가 적으니까 큰 민간병원이 안 들어와요. 그러니 이분들은 큰 병 생기거나 급한 병 생기면 구급차나 자기 차로 1시간 이상 달려서 다른 대도시로 가야 되는 거예요."
 
 지난 23일 방송된 KBS <시사직격> '코로나19의 다른 이름, 의료공백' 편의 한 장면

지난 23일 방송된 KBS <시사직격> '코로나19의 다른 이름, 의료공백' 편의 한 장면 ⓒ KBS

 
- 취재하며 느낀 점이 있을까요?
"프로그램을 통해선 최소 이 정도 환경은 갖추어져 있어야 우리가 응급환자를 보는(진료하는) 데에 있어서 최소한의 장애물은 치울 수 있겠다는 생각으로 제시한 거고요. 음압 격리실, 충분한 응급실 인력 확보 등 두 가지 조건이 갖춰져야 최소한 응급 상황에 대처를 할 수 있겠다고 생각했어요. 근데 이걸로 다 해결되는 거냐면, 그건 아니라는 거죠. "

- 취재했지만 방송에 담지 못한 내용이 있나요?
"정유엽 군 아버지가 대장정 할 때 대전에 들렀거든요. 대전은 공공병원이 없어요. 그래서 20년 전부터 대전에 공공병원 만들려고 추진해 온 단체가 있거든요. 거기 상임위원장 만나서 고 정유엽 군 아버님 정성재씨가 같이 간담회를 했어요. 그 장면은 안 나갔죠.

대전의료원 설립추진위원회 상임위원장인 원유철 목사가 한 말 중에 기억나는 말이 있어요. '공공병원 만들려면 공공병원을 제대로 만들어야 된다'는 말을 했어요. 그게 무슨 말이냐면 공공병원 만들 때 돈이 들어가잖아요. 그럼 이걸 지방정부 중앙정부 재정으로 할 것인지 아니면 민간에서 투자받을 것인지 크게 두 가지 방법이 있대요. 민간에서 투자받아서 공공병원을 만드는 경우가 많대요. 왜냐면 정부 재정은 모자라고 돈은 구해야 하니까요.

근데 민간에서 투자받아서 공공 병원 만들었을 때 어떤 문제가 발생하냐면 처음부터 빚을 떠안고 시작하는 거잖아요. 그렇게 되면 공공병원이 수익을 내야 하는 구조가 되어버리니, 이 분은 그렇게 공공병원을 만들면 안 된다는 거죠. 그래서 제대로 만들어야 된다는 거예요. 지방 재정, 중앙 정부 재정만 가지고 만들어야지만 수익을 쫓지 않고 시민의 건강권을 중심에 두고 일을 할 수 있다는 거죠. 그래서 그 말이 좀 기억에 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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