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피마르소의 머리 위로 헤드폰이 내려앉은 순간, 사랑은 시작됐습니다. 소녀의 눈앞에 완전히 다른 세상이 펼쳐졌지요. 아등바등 사느라 자주 놓치게 되는 당신의 낭만을 위하여, 잠시 헤드폰을 써보면 어떨까요. 어쩌면 현실보단 노래 속의 꿈들이 진실일지도 모르니까요. Dreams are my reality.[기자말]
 
 장필순, 백지영의 듀엣곡 < 그 다음날 (We'll Find The Day) > 자켓 이미지

장필순, 백지영의 듀엣곡 < 그 다음날 (We'll Find The Day) > 자켓 이미지 ⓒ 트라이어스


포크의 대표주자인 장필순과 발라드의 대표주자인 백지영이 만났다. 두 사람이 듀엣 곡을 발표한 것이다. 제목은 '그 다음날(We'll Find The Day)'로, 지난 25일 온라인 음원 사이트를 통해 공개됐다. 

남녀 가수의 듀엣곡에 비해 솔로 여가수의 듀엣곡은 많지 않은 편이라 이들의 협업이 더욱 신선하게 느껴졌다. 더군다나 포크와 발라드라는, 다른 느낌의 음악을 해왔던 두 보컬리스트가 하나의 노래를 입맞춰 부른다는 점에서 궁금증이 일지 않을 수 없었다. 
   
"지나간 일들은 모두 잊어버리길/ 수없이 많은 날들을 견뎌봤지만/ 때가 오지 않은 것은 아무리 애를 써도/ 내 뜻대로 되지 않기에

모두 놓은 채 기다릴게요/ 혼자 남겨진 바람에 기대어/ 그냥 이대로 흘러가기만/ We'll find the day"


첫 소절부터가 분명한 메시지를 전하고 있다. 모든 일에는 때가 있고 그러므로 때라는 것이 와야지 원하는 것도 비로소 이루어지니 너무 전전긍긍하지 말라, 흘러가는 대로 마음을 내려놓고 지켜보고 기다려라, 그러면 기다렸던 그 날을 끝내 맞을 수 있을 것이다, 라는 이야기를 건넨다. 남녀 간의 사랑과 같은 특정 주제에 국한되지 않고 삶이라는 큰 주제의 이야기를 하고 있다는 점에서 보다 많은 이들에게 공감과 위로를 전하는 곡이다. 

노래를 듣고 다시 이 곡의 재킷 이미지를 보니 이 노래가 말하는 메시지가 더욱 잘 와 닿았다. 장필순과 백지영으로 추측되는 두 여성이 보름달 앞에 고요하게 앉아 있는 그림은, 동양적이고 신비로운 분위기를 풍긴다. 무언가에 치열하게 매달리기 보다는 도에 따르는 텅 빈 마음, 편안한 마음을 하고 앉은 느낌이다.    

"세월이 흐른 그 언젠가/ Just breathe and lie down/ 흐릿한 마음 그 자리에/ 많이 무뎌져 있을 그날엔"

'그 다음날'이 위로의 노래라는 건 위와 같은 가사에서 보다 분명하게 드러난다. 다 잘 될 거야, 너는 할 수 있어, 다 괜찮아라는 직접적이고 미래지향적인 위로가 아니라, 세월이 흐르면 그 아픔이 다 무뎌질 것이기 때문에 자연스럽게 괜찮아질 거라는, 삶의 굴곡을 경험한 선배가 할 수 있는 근거 있는 위로를 줌으로써 더욱 단단한 희망을 건넨다. 이들이 말하는 '그날'은 꼭 올 것만 같은 믿음을 청자는 가질 수 있게 된다. 

이 곡은 아이유의 '밤편지'를 작곡한 김희원이 작사, 작곡한 노래다. 이 정보를 듣고 노래를 들으니 '밤편지'의 동양적이고 차분하며 전원적인 분위기가 이 곡에서도 느껴지는 듯하다. 순한 멜로디와 가사가 특히 닮았다. '밤편지'란 곡이 잔잔한 분위기로 대중에게 큰 위안을 건넸듯이 이 곡의 많은 요소들도 편안함에 초점을 맞춘 듯하다. 피아노 선율로 고요히 시작해 두 사람의 섬세하고 절제된 보컬이 고조되면서 하모니를 이루는데 격하게 몰아치는 감정보다는 마음을 비운 듯한 느낌에 더 가까운 편이다.

"힘없이 흘려보낸 시간들도/ 감당해야 할 내 몫인 거겠죠/ 나 조금 더 아플게요/ 언젠가 다시 일어설 수 있다면"

이 곡의 가사를 천천히 음미하면 자신의 삶의 힘들었던 때를 떠올리게 될 것이다. 청자는 자기의 삶에 이 노랫말을 투영하여 각자의 삶에 맞춘 위로를 얻게 된다. 이 곡을 부른 장필순과 백지영이 생각하는 '힘없이 흘려보낸 시간들'이 각기 다르듯이 이 노래를 듣는 세상 모든 사람들은 각자의 이야기를 대입해 저마다의 위로를 받는다는 점에서 노래의 힘을 느낄 수 있는 지점이다.

"많이 무뎌져 있을 그날엔/ 감은 두 눈에도 빛이 들고/ 어둔 매일 밤도 지나가듯/ 밝아질 마음인 걸 다 아니까"

앞이 캄캄하다는 생각을 누구나 살면서 한 번쯤은 해봤을 것이다. 그런 심정에 처했을 때 이 곡을 듣는다면 조금이나마 위로가 되지 않을까 싶다. 매일 밤 어둡지만 그 매일의 밤도 틀림없이 지나가고 아침이 오듯이 내 마음도 다시 밝아질 것이라고 말하는 가사가 참 포근하고 따스하다.  

제주에 사는 장필순은 자신의 SNS를 통해 "(후배 백지영과) 서울과 제주에서 서로의 목소리를 나누며 완성된 노래. 또 하나의 음악 추억으로 남게 되어 고마운 마음입니다. 위로의 노래가 되길"이라는 소감을 전하기도 했다. 그의 바람처럼 위로의 노래가 사람들에게 잘 전해지길 바라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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