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 왼손 선발 김광현이 15일(한국시간) 미국 위스콘신주 밀워키 밀러 파크에서 열린 2020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 밀워키 브루어스와의 더블헤더 1차전에 등판해 역투하고 있다.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 왼손 선발 김광현 ⓒ AP/연합뉴스

 
'KK' 김광현이 첫 등판에서 3이닝 만에 마운드를 내려왔다.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에서 활약하고 있는 김광현은 18일(이하 한국시각) 미국 펜실베니아주 필라델피아의 시티즌스 뱅크 파크에서 열린 2021 메이저리그 필라델피아 필리스와의 원정경기에서 3이닝 5피안타2사사구4탈삼진3실점을 기록했다. 비록 시즌 첫 등판에서 3이닝만 던지고 마운드를 내려 왔지만 세인트루이스는 4개의 홈런을 포함해 11안타를 터트리며 9-4로 역전승을 거뒀다.

시즌 첫 등판을 가진 김광현은 6점이나 리드한 상태에서 마운드를 내려 왔지만 3이닝만 투구하면서 승패 없이 9.00의 평균자책점으로 시즌을 시작하게 됐다. 김광현은 이날 빅리그 데뷔 2년 만에 처음으로 타격 기회도 얻었다. 3회에만 두 차례 타석에 선 김광현은 첫 타석에선 투수 땅볼 아웃, 두 번째 타석에선 3루수 실책으로 1루를 밟으며 2타수 무안타를 기록했다.

2사 후 흔들린 김광현을 도운 세인트루이스 타선

스프링캠프 기간 도중 등 통증을 호소하며 빅리그가 아닌 부상자 명단에서 시즌을 시작한 김광현은 세 번의 시뮬레이션 투구를 통해 투구 수를 늘렸다. 그리고 세인트루이스의 마이크 쉴트 감독은 김광현의 투구 수가 90개까지 늘어나자 빅리그 복귀 날짜를 잡았다. 투구 수를 늘렸다곤 하지만 정식 경기에서 타자들을 상대로 공을 던진 것은 아니기 때문에 구위회복과 경기감각에 있어서 안심할 수 있는 단계는 아니다.

세인트루이스는 우투좌타 내야수 맷 카펜터가 라인업에서 제외되면서 우익수 저스틴 윌리엄스와 김광현을 제외한 7명의 우타자가 라인업에 배치됐다. 필라델피아의 선발 투수인 좌완 맷 무어를 상대하기 위한 라인업이었다. 필라델피아 역시 간판타자 브라이스 하퍼가 올 시즌 처음으로 선발 라인업에서 제외되는 등 디디 그레고리우스와 맷 조이스, 투수 무어를 제외한 6명의 우타자가 선발 출전했다.

세인트루이스가 1회초 공격에서 무사 1,2루 기회를 무산시킨 가운데 1회말 마운드에 오른 김광현은 선두타자 앤드류 매커친을 공 2개 만에 3루 땅볼로 유도하며 깔끔한 시즌 시작을 알렸다. 김광현은 진 세구라를 1루수 플라이로 처리하며 아웃카운트 2개를 쉽게 잡았지만 2사 후 리스 호스킨스에게 중전안타, J.T.리얼무토에게 몸 맞는 공, 알렉 봄에게 적시타를 허용하며 선취점을 내줬다. 

1회에만 30개의 공을 던지며 크게 고전했던 김광현은 2회 선두타자 로만 퀸을 유격수 직선타로 잡아냈다. 1사 후 투수 맷 무어를 파울팁 삼진으로 돌려 세운 김광현은 2사 후 맥커친까지 삼진으로 처리하며 세 타자 만에 이닝을 끝냈다. 1회에 주로 사용했던 체인지업 대신 커브를 적극적으로 활용하며 타자들에게 혼란을 준 것이 주효한 이닝이었다.

작년 내셔널리그가 지명타자 제도를 쓰면서 한 번도 타석에 설 기회가 없었던 김광현은 3회 빅리그 데뷔 첫 타석에서 투수 땅볼로 물러났다. 하지만 세인트루이스는 3회 공격에서 2사 후 야디어 몰리나의 3점 홈런과 폴 데용의 백투백홈런, 딜런 칼슨의 적시 2루타로 5-1로 경기를 뒤집는데 성공했다. 김광현도 타순이 한 바퀴 돌면서 3회 2사 후 다시 타석에 섰고 3루수 실책으로 3루 주자 칼슨을 불러들였다. 

시범경기와 달라지지 않은 김광현의 구속  

김광현은 1점의 열세가 5점의 리드로 바뀐 채 3회말 마운드에 올라 선두타자 세구라에게 안타, 호스킨스에게 2루타를 허용하며 무사 2,3루의 위기를 맞았다. 김광현은 리얼무토를 포수 땅볼, 봄을 좌익수플라이로 처리하는 과정에서 아웃카운트 2개와 점수 2점을 교환했다. 김광현은 2사 후 그레고리우스를 안타와 에러로 2루까지 출루시켰지만 조이스를 두 타석 연속 삼진으로 돌려 세우며 추가실점을 막았다.

세인트루이스는 4회 공격에서 놀란 아레나도(투런)와 몰리나의 백투백 홈런으로 김광현이 잃었던 2점을 3점으로 되찾아오며 스코어를 다시 9-3으로 벌렸다. 하지만 쉴트 감독은 이어진 2사 1,3루 김광현 타석에서 카펜터를 대타로 투입했다. 이로써 김광현은 3이닝 동안 68개의 공을 던지며 5피안타2사사구4탈삼진3실점의 성적으로 올 시즌 첫 투구를 마치게 됐다.

선발투수의 최소 임무가 5이닝임을 고려하면 3이닝 만에 마운드를 내려온 김광현의 첫 등판은 결코 만족스러웠다고 하기 힘들다. 무엇보다 작년 시속 150km를 넘나들던 빠른 공의 구속이 시속 140km 초반에 머문 것은 대단히 아쉬웠다. 류현진(토론토 블루제이스)에 버금가는 날카로운 제구를 갖추지 못한 김광현에게 타자를 힘으로 상대할 수 있는 최소한의 구속은 필수조건이기 때문이다.

타선이 폭발한 날에 승리를 챙기지 못한 것은 아쉽지만 시즌 첫 등판이었던 만큼 승리투수가 되지 못한 것에 너무 큰 의미를 부여할 필요는 없다. 김광현이 첫 등판에서 자신의 구종과 구위를 점검하고 부족한 부분을 발견해 다음 등판에서 이를 보완한다면 부진했던 첫 등판에서도 충분히 가치를 찾을 수 있다. 다만 첫 등판에서 보여진 김광현의 구속저하가 부상으로 인한 것이 아니길 바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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