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큐멘터리 영화 <좋은 빛, 좋은 공기> 언론 시사회 현장.

다큐멘터리 영화 <좋은 빛, 좋은 공기> 언론 시사회 현장. ⓒ 엣나인필름

 
광주민주화항쟁을 새로운 방법으로 접근한 다큐멘터리 영화가 개봉을 앞두고 있다. 

15일 서울 용산 CGV에서 영화 <좋은 빛, 좋은 공기>가 언론에 선공개 됐고, 연출을 맡은 임흥순 감독과 출연자인 구 전남도청 지킴이 어머니들인 추혜성, 김점례씨가 참석해 항쟁과 영화의 의미를 강조했다. 

<좋은 빛, 좋은 공기>는 군사 쿠데타로 대규모 학살을 경험한 한국 광주 시민과 아르헨티나 부에노스 아이레스 시민들을 중심으로 민주화 항쟁의 의미를 되짚는 다큐멘터리다. 지리적 거리는 매우 멀지만 국가의 폭력을 온몸으로 경험한 뒤 현재까지 기억 투쟁 중인 공통점이 있는 사람들의 이야기다.

총 3년에 걸쳐 영화를 제작했다고 밝힌 임흥순 감독은 "제주 4.3을 다룬 제 첫 장편 <비념>을 광주에서 상영했을 때 시민들이 보시고 광주 민초를 중심으로 하는 작업을 해주시면 좋겠다고 말씀하셨다"라며 "그 해에 광주 트라우마 센터에 가서 자료조사를 했고, 다른 작업으로 잠시 멈추고 있다가 2017년 아르헨티나에 방문해서 오월 광장을 둘러보고 현지 어머님들을 인터뷰 하면서 다시금 광주가 생각났다"라고 말했다.

영화 전면에 나선 인물은 대부분 쿠데타 세력에 자식을 잃은 어머님들이다. 임흥순 감독은 "그간 어머님들의 이야기가 잘 드러나지 않은 것 같다. 항쟁의 상황을 직접 보여주기 보단 현재까지도 해결되지 않고 진행되고 있는 일들을 보여줌으로써 광주 정신이 어떻게 이어지면 좋을지를 고민했다"고 설명했다. 임 감독은 "특히 광주와 부에노스 아이레스라는 지명에 담긴 속뜻인 '좋은 빛', '좋은 공기'라는 단어를 전면에 내세워서 어떤 아이러니를 담고 싶었다"고 덧붙였다.

추혜성씨는 현재 구 전남도청 복원 운동을 하는 이유를 강조했다. 그는 "광주 민주화 항쟁에 참여한 사람 중 이름이 알려진 사람도 있지만 바닥에 이름이 묻힌 사람도 많다"라며 "개인적으론 어머님들의 아픔이 널리 알려졌으면 한다. 5월의 (아름다운) 겉모습만 보지 마시고, 그 밑에 엄청난 아픔을 겪으며 가족이 붕괴돼 바닥에서 울고 있는 사람들이 있다는 걸 봐주셨으면 좋겠다"라고 호소했다. 

이어 추씨는 "5.18 항쟁이 민주화운동인 걸로 결정됐고, 처벌법이 국회를 통과했는데도 여전히 대학교수 등 일부 사람들은 말도 안 되는 소리를 한다"며 "간첩이라느니 빨갱이라느니 하는 소리에 가슴이 아프다. 어디에 맞고 다쳐서 찢긴 것보다 이런 가슴 속 응어리 때문에 힘들다"고 강조했다.
 
 다큐멘터리 영화 <좋은 빛, 좋은 공기> 언론 시사회 현장.

다큐멘터리 영화 <좋은 빛, 좋은 공기> 언론 시사회 현장. ⓒ 엣나인필름

 
김점례씨 또한 "우리의 자식들이 얼마나 억울하게 죽임을 당했는지, 국가가 총과 곤봉과 창으로 죽였는데 그런 억울한 죽음을 기억하려면 옛 전남도청을 그 자리 그대로 복원해야 한다"고 말했다. 

현장에서 김점례, 추혜성씨는 현재까지 이어지고 있는 미얀마 군부의 쿠데타에 고통받는 현지 시민에 대한 연대 의지를 밝히기도 했다.

추씨는 "41년 전 광주와 달리 지금은 SNS가 있어서 미얀마의 아픔이 금방 해결되겠지 싶었는데 광주 때와 똑같이 진행되는 걸 보고 아픔과 분노를 느낀다"며 "광주에 있는 미얀마 사람들과 연대하고 있는데 기록을 잘 남겨놓으라고 말하고 있다. 5.18이 역사적으로 바로 서야 미얀마 사건 등도 잘 해결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또한 추씨는 "내일이 세월호 참사 7주기인데, 국민을 보호해야 할 국가가 저지른 잘못을 그때그때 청산해야 한다"라며 "역사의 현장은 그대로 남겨져야 그 이후에도 후손들이 잘 기억할 수 있다"라고 강조하기도 했다.

임흥순 감독은 "5.18 항쟁을 광주의 이야기로만 생각하시는데 대한민국 전체의 이야기이자 나아가 해외에서 민주화 운동 모델이 되는 이야기"라면서 "다른 나라의 고통을 이해하는 게 우리의 고통을 다시 보는 계기가 될 것이다. 그래서 아르헨티나와 미얀마 상황을 잘 봐주셨으면 좋겠다"고 전했다.

영화 <좋은 빛, 좋은 공기>는 오는 28일 개봉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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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메가3같은 글을 쓰고 싶다. 될까? 결국 세상을 바꾸는 건 보통의 사람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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