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겸 감독으로 활동 중인 유준상의 세 번째 장편 연출작이 개봉을 앞두고 있다. 오는 21일 개봉하는 영화 <스프링 송>이다. 이 작품은 아직 다 만들어지지 않은 곡의 뮤직비디오를 찍기 위해 무작정 일본으로 떠난 이들이 봄을 기다리며 부르는 특별한 노래를 그렸다. 

14일 오후 서울 광진구 롯데시네마 건대입구점에서 영화 <스프링 송>의 언론시사회가 열렸다. 이 자리에는 유준상과 배우 이준화, 정순원이 참석했다.

캐스팅부터 연기까지 모두 즉흥
 
 영화 <스프링 송>

영화 <스프링 송> ⓒ 날개

 
극중 인물들의 이름은 배우의 실제 이름을 그대로 땄다. '준상'은 새로운 곡을 준비하던 밴드 멤버 '준화'에게 뮤직비디오 제작을 제안하는데, 언젠가 우연히 본 영화를 떠올리며 촬영지부터 콘티, 대사까지 즉흥적으로 정하고 감독으로서 그를 이끈다. 그런 중에 준상은 일본 배우 '아키노리'와 한국 배우 '소진'과 '순원'에게 역시나 즉흥적으로 합류를 요청하는 전화를 하고 그 요청이 성사되어 네 남녀는 한 편의 예상치 못한 뮤직비디오를 일본에서 만들게 된다. 

온전히 마음이 움직이는 대로 함께하게 된 네 남녀의 이야기를 따라가는 이 영화는 겨울이 끝나길 기다리던 어느 날로부터 시작된다. 일본의 후지산을 주요 배경으로 하는데, 유준상은 이날 기자간담회에서 "후지산은 눈이 덮인 채로 언제나 그대로이고, 아래에 있는 풍경은 봄 여름 가을 겨울을 다 겪으며 변화하고 있다는 것에서부터 이야기를 풀었다"고 밝혔다. 

영화의 주인공이기도 한 이준화는 실제 유준상의 밴드 J n joy 20의 멤버이기도 하다. 이준화는 "살다보니 이런 일도 다 있다"며 연기에 도전할 거라고는 전혀 생각하지도 못했음을 밝혔다. 한 가지 재밌는 점은 일본 뮤지컬 배우 나카가와 아키노리, 연극 무대와 브라운관을 넘나들며 활동 중인 배우 정순원, <남상의 부장들> <미성년> 등의 영화로 얼굴을 알린 배우 김소진 등이 모두 영화 속 상황처럼 즉흥적인 연기를 펼쳤다는 것이다. 

"유준상 감독님으로부터 한 통의 전화가 왔다. 근황을 묻기에 다음 작품 하기 전에 쉬고 있다고 하니 일본에 가봤느냐고 묻더라. 영화를 찍자며 시나리오를 보내겠다고 하시더라. 유준상 감독님을 워낙 믿으니까 시나리오 받기 전부터도 참여하려고 했고, 시나리오 읽고 나서도 '이건 내가 가봐야겠다'는 마음이 들었다." (정순원)

무계획 속의 계획
 
 영화 <스프링 송>

영화 <스프링 송> ⓒ 날개

 
또 유준상은 소규모로 촬영한 이유를 설명하기도 했다. 배우뿐 아니라 제작진도 최소로 하여 찍은 건 그의 앞선 연출 경험상 많은 인원이 움직이기에 오히려 힘든 연출방식을 자신이 갖고 있단 걸 깨달았기 때문이다. 많은 신을 찍는 편인 유준상은 적은 인원으로 기동성 좋게 움직이며 머릿속에 그린 장면들을 담아낸다.

그는 겉으로는 모든 게 무계획에, 즉흥적인 것처럼 보이지만 촬영 이전 단계들은 계획 하에 준비한다고 설명하기도 했다. 다만, 배우들의 즉흥적인 연기를 보고 싶어서 미리 준비한 계획을 배우들에게는 일부러 말하지 않았다고. 

"가장 중요하게 생각한 건 후반작업이었다. 후반작업에 시간과 공과 비용이 많이 들었다. 진도도 잘 안 나가고 정체될 때는 정말 힘들더라." (유준상)

유준상은 감독과 배우뿐 아니라 이 작품의 각본가로서도 활약했는데, 영화 연출을 전공한 그는 언젠가 영화를 만들 생각을 했었고, 그런 꿈을 부지런히 실행에 옮기는 중이다.

"네 번째 작품은 남미에서 뮤지컬 영화형식으로 찍을 예정이다. 시나리오와 음악은 완성된 상태다. 다섯 번째와 여섯 번째 작품은 기획 단계까지 거친 상태다. 70살 때까지는 영화를 찍지 않을까 싶다." (유준상)
 
 영화 <스프링 송>

영화 <스프링 송> ⓒ 날개

스프링송 유준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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